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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귀한 자산 여성이 비상하는 그날 꿈꿔요”

 예장합동 소속 여성들의 ‘먹부림 말부림’

교회 의사결정과 역할 제한, 여성의 재능 펼칠 기회 적어
‘동등한 구성원’ 인식 넓히고 리더십 적극 활용 지원해야


‘잠잠하라’는 말 안에 갇혀있던 교회 여성들이 제대로 입을 열었다. 올 한해 대한민국은 미투운동으로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 교단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여성, 특히 ‘예장합동’ 소속 여성이라는 이유로 교회에서 겪었던 말 못할 답답함이 얼마나 많았을까. <기독신문>이 청년, 신학생, 전도사 등 댜양한 교회 여성들의 속 풀이 시간을 마련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가 될까 싶어 삼청동의 한 브런치 카페에서 시작한 수다는 예상을 뛰어넘어 5시간 가까이 이어지고도 부족했다.<편집자 주>

▲ 예장합동 교회 여성들이 마음 속에 담아왔던 아픔을 수다로 풀어냈다. 이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교회, 여성도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교회를 꿈꾸고 있다.

박유미 교수(이하 박):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게 모였지만 예장합동 소속 교회 여성이라는 이유로 친밀감이 느껴진다. 전도사들이야 이제 교단 현실에 익숙하겠지만, 청년이 생각하는 교회 여성 리더십의 모습이 많이 궁금하다.

천안나 자매(이하 천):내가 섬기는 교회 대학청년부는 리더의 남녀 비율이 비슷하다. 리더들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간사도 그렇고, 대학청년부 전체 대표 간사도 남녀 1명씩 뽑는다. 사역의 차별도 없다. 다만 성향의 차이는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형식이다. 그런데 여성 목사는 아무래도 어색하다. 능력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여성 목사를 본 적이 없어서 그렇다.

▲ 박유미 교수

총신대 구약학 박사로 신대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 안양대 교수이자 총신신대원 여동문회 회장이다.

채옥희 전도사(이하 채):청년들도 그렇고 집사, 권사가 되어서도 여자 성도들이 교회 안에서 청소, 음식, 안내까지 안 하는 일이 없다. 그런데 그냥 봉사로 헌신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하다가 이들이 리더십으로 올라서려고 하면 교회가 당황하는 것이 느껴진다. 여성 청년이 진로를 사역자로 선택했을 때 교회가 해줄 수 있는 대안이 없다. 예장합동 안에서 크는 여성의 기회가 막혀있는 것이다.

:교단이 생각하고 있는 여성성이 많이 다르다. 여성이 말 잘하고 똑똑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드세다’ ‘너무 강하다’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여성은 조용하고 튀지 않고 안 보이는 곳에서 돕는 일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 같은 경우도 예장합동 교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신대원을 갔을 때 여성은 여러 장벽에 막혀 있는 것을 보고 좌절했다. ‘하나님 앞에서 헌신하고 싶고 어렸을 때도 그렇게 했는데 이제 리더십이 되려고 하니까 왜 안 되지? 하나님이 막으시는 건가? 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 이런 고민에 빠졌었다. 여성 스스로가 자신을 가두게 되고 자괴감을 갖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많은 여성들이 오랫동안 몸 담았던 예장합동을 떠나 타 교단 신학교로 내몰리는 것이다.
 

서지연 전도사(이하 서):신대원에서도 그렇다.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신대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성들은 ‘여성 안수 안 주는데 왜 왔느냐?’에 대한 대답을 준비해야 한다.

▲ 채옥희 전도사

총신신대원 여동문회 증경회장으로 6개 교회에서 15년 동안 사역한 베테랑이다.

:내가 신대원에 입학했을 때가 1991년이었는데 그 때도 지금과 다를 바가 없었다. 리더십을 여성이 갖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한다. 여성들은 결혼하기 위해 신대원에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사역자로 소명을 받고 온 미혼 여성 신대원생들에게 ‘사모 되어야 한다, 조신해야 한다, 잠잠해야 한다’ 이런 얘기를 빈번하게 한다. 지금도 미혼 여학생들은 만나자, 사귀자는 문자를 아주 많이 받는다고 들었다. 아직도 여학생들을 자신과 동등한 사역자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회는 변하는데 우리 교단은 여성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낮다. 내가 2016년에 신대원에 입학해서 반장을 하게 되었는데, 여성이 반장하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는 원우들이 있었다. 남성들은 나이에 따라 계급이 형성되어 존중하고 대우하는 분위기가 있다. 반면 내 나이가 적지 않은데도 여자이기 때문에 같은 또래 남성이 말하는 것에 비해 배려해 주지 않아 어려웠다. 나이와 경력 상관없이 여성을 낮게 대우하는 태도가 있는 것 같다. 신대원의 분위기가 그렇기 때문에 은연 중에 학생들이 그런 기조를 습득하게 되고, 목회 현장에서도 이어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맞다. 30대 젊은 부목사가 60대 여성 전도사에게 삿대질하고 소리 지른 이야기도 들었다. 이런 말을 하면 목사들은 일부 젊은 목사의 몰지각한 행동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경중의 차이는 있어도 부목사에게 인격적 모욕을 당하지 않은 여전도사는 거의 없을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도사들이 교회에 가장 바라는 것이 ‘인격적인 대우’이다.

:교회가 경력주의 실력주의가 아니라 계급주의가 됐다. 목사들에 비해 맡는 사역에 차이가 있는 것은 말하기 입 아플 정도다. 아무리 그 부서 경력이 많아도 여성 전도사는 부가 되고 경력이 짧은 부목사가 장이 된다. 오래 사역해도 월급은 부목사의 2/3가 될까 말까다.
 

▲ 서지연 전도사

총신신대원 3학년에 재학 중이며 1학년 때 반장을 맡아 섬겼다.

:어떤 교회는 여성 전도사는 목사들과 밥도 같이 못 먹게 했다고 한다. 교역자라면 당연히 가야 하는 교역자 수련회도 여성 전도사가 가면 이상하게 생각하고, 행사할 때는 제외되거나 목사들과 같은 높이의 강단에도 서지 못했다고 한다. 또 남성들과 동등한 사역은 주지 않고, 음식을 차린다든지 뒷정리 같은 일은 자연스럽게 여성 전도사가 하길 바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타 교단과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다. 물론 여성 안수를 주는 다른 교단들도 여성이 당회장으로 가기는 힘들고 기관 목사나 부목사로 많이 사역하기는 한다. 그러나 교회 내 분위기부터가 다르다. 다양성이 있고 갈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다. 교회 시스템, 여성에 대한 지지도도 다르다. 무엇보다 여성 멘토가 많다.

:신대원에 있을 때 여성 교수님이 더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성 지도자의 모델이 될 수 있고, 여원우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같은 여성으로 빠르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성은 부원목이 3명이나 있어 돌봄을 받는 반면에 여성들은 없다. 가끔 여원우들 중에도 여성이기에 잠잠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문제가 발생을 하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응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경우가 있었다.

▲ 천안나 자매

삼일교회 대학청년부에서 리더와 간사로 사역했으며, 현재 교계 연합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교회 안에는 여성이 대다수다. 그런데 교회의 의사 결정에는 여성이 참여할 수가 없다. 또 여성의 마음을 읽어주는 설교를 하는 사람이 없다. 설교를 듣다보면 직장 여성은 늘 죄인이다. 아내로, 엄마로, 딸로 제 역할을 못 하는 것만 같다. 주일학교 때부터 여성 리더십과 여성들의 사회참여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해줘야 한다. 그것을 누가 할 수 있을까? 여성 사역자가 할 수 있다. 여성 사역자들이 강단에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예장합동에서 여성 안수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교회 안에서, 또 신대원 안에서 이런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은 몰랐다. 신문에만 나오는 얘기인 줄 알았지 우리 교단 이야기라 많이 놀랐다. 기회가 닿는 대로 교회 안에서 관련 이야기를 하고 조금이나마 분위기를 바꾸는 데 힘이 되고 싶다.

:우리 교회는 여성 목자, 교육 기관장, 전도회, 사역팀장등 각 파트 별 여성들이 모여서 당회나 교회에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이 소통도 되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면서 갈등도 줄이고 발전도 된다.

:교회 여성들이 드보라처럼, 에스더처럼 지혜로운 여인으로 설 수 있도록 교회의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성들이 정금처럼 다듬어지고 그들의 재능을 예장합동 안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박용미 기자  mee@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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