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목사의 기독교인 심리카페]

▲ 김경수 목사
(광은교회·서울심리상담센터 센터장)

“우리 아이는 계산을 못하는 것도 아닌데 응용문제를 잘못 풀어요.” “우리 애는 글은 잘 읽는데 책을 읽고 나서도 뭘 읽었는지 몰라.” 초등학교에 다니는 엄마들끼리는 가끔 이런 말을 하거나 듣는다. 그러면서 ‘늦깎이’라고 치부하고 무심하게 넘겨버리곤 한다. 아이에게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개인학습이나 학원에 보내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직접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않고, 다른 곳에서 찾으려하는 잘못된 방법이다.

학습장애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장애이다. 그러나 실제로 각급 학교에서는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학습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습장애 아동들은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이며, 적절한 개입과 치료를 받으면 훌륭한 성취도가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학습장애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관심을 기울인다면 그들이 겪는 고통과 좌절을 줄여 줄 수가 있다.

이상심리학에서는 학습장애(Learning Disorder) 아동을 “정상적인 또는 정상 이상의 지능지수를 보여주고 정서적인 혹은 사회 환경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 아동들”이라고 정의하며, 그 이유를 학습과 관련된 뇌기능의 특정영역이 결함을 보이거나 발육지연이 나타나는 것에서 찾는다. 아이들이 과도한 학습과 경쟁에 일찍 노출되면 부모에 대한 분노와 심리적 위축 등을 겪고, 이것이 학습장애로 발전하기도 한다. 학습장애가 지속되면 초등학교 입학 후 또래 친구를 사귀는 데도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따돌림이나 놀림의 대상이 된다.

학습장애는 좌우의 개념 또는 장소·위치를 혼동하거나, 간단한 책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글자나 숫자를 익히지 못하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자기 생각을 글로 옮기거나 받아쓰기를 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며, 발음이 부정확하고 쉽게 산만해지는 등의 양상으로 나타난다.

학습장애는 개개인의 체질에 맞는 교육으로 치료할 수 있다. 두뇌훈련과 더불어 심리적·환경적 요인을 개선하고, 효율적 학습방법을 생활화시켜 치료하면 놀라운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을 부모가 구타하거나 다그쳐서는 안 된다. 사회복지시설로 운영되는 학습센터 등에 문의하면 좋은 정보를 얻을 수가 있다. 참고로 서울 시내에 소재한 관련 기관으로는 서울학습장애센터, 서울대학교 소아정신과, 성신여대 건강심리연구소 등이 있다.

“너희는 내게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 그리하면 평강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리라”(빌 4:9)는 말씀으로 아이를 양육하면서 이렇게 찬송하자. “예수께로 가면 나는 기뻐요, 걱정 근심 없고 정말 즐거워. 나와 같은 아이 부르셨어요.”(찬송가 56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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