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드림교회 … 초등부 ‘사랑의 연탄 배달’로 귀한 경험
대구 은평교회 … 지역주민초청 ‘사랑대잔치’ 보람 두 배
서울 서현교회 … 어려운 이웃 270가정에 선물상자 전해

성탄절을 앞두고 교회들이 예수님의 성육신을 본받기 위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낮은 땅에 오셔서 목숨까지 버리신 예수님처럼, 지역 사회의 낮은 이들을 섬기는 사역을 곳곳에서 펼치고 있다. 성탄절을 맞아 섬김 사역을 펼치는 교회들 중에서 군산 드림교회, 대구 은평교회, 서울 서현교회의 이웃사랑 현장을 소개한다. 드림교회는 어린이에게 섬김으로 신행일치를 가르치는 성탄사역으로, 은평교회는 성실함으로 주민들을 섬기는 사랑대잔치로, 서현교회는 불우이웃들의 마음과 형편까지 살피는 진심을 담은 성탄선물로 예수님 탄생의 의미와 기쁨을 지역사회와 나누고 있다.

 군산 드림교회

처음에는 “무슨 선물이 이래요?”라고 했을 아이들이다. 하지만 맹추위 속에서 한바탕 끙끙대고, 땀까지 흘리고 난 아이들의 표정에서는 숨길 수 없는 기쁨이 배어나온다. 남 섬기는 행복,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된 것이다.

▲ 드림교회 초등부 어린이들에게는 누군가를 섬길 기회를 갖는 것이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연탄배달로 이웃들에게 사랑을 선물하면서, 자신들도 기쁨과 보람이라는 선물을 받는다.

군산 드림교회(임만호 목사) 초등부의 연말 시상식은 참 별나다. 개근상, 정근상, 전도우수상 등 한 해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친구들의 모범이 된 어린이들에게 상을 수여하는데, 상품이라는 게 ‘사랑의 연탄 나눔’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드림교회 초등부에는 4학년에서 6학년까지의 초등학생들이 함께 모여 예배하며, 이 중에 약 100명이 연말 시상식 대상자가 된다.

“아이들에게 물질적인 선물도 좋지만, 평소에 돌아보지 못했던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고 직접 땀을 흘리며 사랑을 나누어주는 경험을 선물로 주는 것입니다.” 임만호 목사의 설명처럼 아이들에게는 연탄을 다 나른 후, 새카매진 손바닥과 얼굴을 내보이며 단체로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이 가장 큰 기념으로 남는다.

초등부에서는 매년 마지막 주 시상식에서 봉사에 참여한 아이들에게 상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선물로 준다. 남을 위한 선물이 자신에게도 선물로 돌아온다. 평생 뿌듯하고, 의미 있게 남을 선물이다.

아이들이 이렇게 수고하는 동안 어른들이라고 손 놓은 채 구경만 하지 않는다. 성탄절 무렵에 드림교회 교우들은 자체 봉사기관인 사단법인 ‘사랑의 지팡이’를 통해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벌인다.

영세민 가구를 찾아가 직접 지붕수리, 도배, 싱크대 교체, 보일러 설치 등으로 섬기며, 이웃들의 아픈 곳을 정성스럽게 어루만진다. 한편에서는 김장김치 나누기, 사랑의 쌀 나누기 사업 등으로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주신 ‘선한 사마리아인’의 정신을 실천한다. 그 모습을 아이들도 고스란히 보고 자란다.

드림교회가 자랑하는 신앙의 세대계승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머리로만 아는 신앙, 예배당 안에서만 배우는 신앙이 아니라 어른들처럼 몸으로 깨닫는 신앙, 세상 속에서 실천하는 신앙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것이다.

 대구 은평교회

대구 은평교회(임종혁 목사)의 성탄은 매년 지역주민과 함께 한다. 예수 탄생의 기쁨을 지역사회와 같이 누리기에 성탄의 의미와 보람은 언제나 두 배 이상이다. 지난 2009년 12월부터 시작해 내리 10년째 진행하고 있는 지역주민초청 ‘사랑대잔치’를 두고 하는 말이다.

▲ 대구 은평교회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사랑대잔치로 기쁨과 보람 두 배의 성탄절을 보내고 있다. 올해로 열 번째를 맞이한 사랑대잔치에서 초대받은 어르신들에게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나누는 모습.

은평교회는 임종혁 목사 부임 직후부터 해마다 성탄절을 앞두고 잔치를 벌이고 있다. 잔치의 초대대상은 대구시 서구 평리4동, 교회 주변에서 생활하는 7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다. 혈혈단신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어르신들이 대부분. 날이 차가워지고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로 인해 자칫 고독의 아픔을 느낄 시기에, 그들에게 은평교회가 선사하는 큰잔치는 이맘때면 어김없이 받을 수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다.

은평교회의 사랑대잔치는 5월에 진행하는 새생명전도축제와 함께 복음을 지역사회에 전하는 방식이다. ‘한 손에는 복음을, 한 손에는 사랑을’이란 주제처럼, 사랑대잔치 역시 사랑나눔과 함께 복음나눔이라는 의미로 진행하고 있다. 12월 21일 가진 사랑대잔치 또한 경산시립합창단원이 출연하는 작은음악회와 집밥 못지않게 맛나고 정성이 담긴 점심, 다양한 생필품이 담긴 선물상자를 통해 즐거움을 선사했다. 아울러 임종혁 목사는 빠지지 않고 복음의 핵심을 전하고 축복송으로 참가자들을 품는다.

그래서일까. 꾸준하게 진행하는 사랑대잔치로 인해 예수를 영접하는 이도 생기고, 어릴 적 교회에 다녔던 이들이 다시 신앙을 회복하기도 한다. 이것만이 보람이 아니다. 여전히 교회에 나오지 않지만 교회가 자신들을 잊지 않고 기도해 주는 사랑대잔치를 통해 자신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마음을 느낀다는 고백 자체로도 무한한 감동이 다가온다.

은평교회의 사랑대잔치는 또 다른 특징이 있어 의미가 크다. 은평교회와 관공서의 협업으로 사랑대잔치가 이뤄진다는 것이 것이다. 매년 사랑대잔치 기획이 끝나면 평리4동 동사무소의 사회복지사들이 지역 어르신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해 사랑대잔치 초청장을 전달한다. 사회복지사들이 전하는 초청장은 교회가 아니라 동사무소가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것도 특이하다.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초청장을 받았기에 어르신들은 초대를 받아 은평교회가 준비한 사랑대잔치에 간다는 자부심을 갖고 참석하고 있다. 당연히 이런 과정이 10년 반복되면서 교회와 동사무소 직원들과의 관계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임종혁 목사는 “올해도 성탄절을 앞두고 지역의 어르신들, 특히 홀로 외롭게 지내시는 많은 분들을 섬길 수 있어 오히려 감사하다”며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정성을 갖고 사랑을 나누고 복음을 전하며 지역교회의 사명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서현교회

‘진심을 담은 이웃사랑.’ 성탄절을 맞아 서현교회가 지역의 이웃들에게 펼친 사랑나눔 행사는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다. 불우이웃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고, 어떤 도움을 원하고 있는지 서현교회는 알고 있었다. 성탄선물을 받은 이웃들이 기뻐하며 사랑을 느낀 것은 당연했다.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서현교회(이상화 목사)는 성탄절을 맞아 올해도 사랑나눔 행사를 펼쳤다. 서현교회 성도와 청년들은 12월 22~23일 마포구 지역의 어려운 이웃 270가정에 선물상자를 전달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독거노인, 생활고를 겪고 있는 다문화가정과 장애인들, 시설에서 살아가는 미혼모와 아기들까지 마음에 꼭 맞는 선물을 받았다.

▲ 서현교회의 성탄사랑 나눔사역은 ‘맞춤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독거노인에게는 겨울용품을 전하고 다문화가정에는 생활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필요에 맞춘 성탄선물을 전할 수 있던 것은 어려운 이웃들을 한 번 더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현교회는 해마다 지역 섬김 차원에서 성탄사랑나눔 사역을 펼쳐 왔다. 하지만 불우이웃들은 복지단체 등에서 지원받는 물품이 겹치고,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받기도 했다. 서현교회는 올해 필요에 맞는 선물을 지원하기로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일일이 파악했다. 마포구청과 논의하면서 다문화가정지원센터 및 미혼모시설과 소통했다.

추위에 약한 독거노인들은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는 용품과 쌀은 물론 인근 시장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온누리상품권을 받았다. 선호하는 여성용품과 아기용품이 다른 미혼모들은 직접 가게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했고, 교회가 그 비용을 결재했다. 다문화가정 역시 처한 상황에 따라 필요한 물품이 모두 달랐다. 대형마트 한 곳을 지정하고 다문화가정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도록 배려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의 자녀들이 있는 시설은 아이들이 원하던 성탄절 파티를 열어주었다.

서현교회의 성탄절 사랑나눔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청년들은 ‘예수, 우리와 함께’라는 프로젝트를 별도로 진행했다. 교회 인근 노인정을 찾아가 어른들을 섬기고, 사회 공공부분에서 일하는 소방관 환경미화원 경비원 지역안내센터 근무자 등을 찾아다니며 성탄선물을 전했다. 청년들은 교회에서 매주 반찬을 제공하는 독거노인들에게 직접 밑반찬을 전달하면서, 직접 쓴 손편지와 선물 및 상품권 등 선물을 전하기도 했다.

이상화 목사는 “직접 물품을 구입해서 푸짐하게 전달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어려운 이웃들의 삶에 필요한 것을 실제로 나눈다는 점에서 보다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어려운 이웃들은 물론 성도들도 새로운 방식의 성탄사랑나눔을 좋아하고 적극 협력했다. 이웃을 더욱 이해하고 공감하는 나눔이었다고 기뻐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아름다운 성탄절 전통인 새벽송을 갖고 있었다. 현대 사회에서 새벽송은 소음과 불편을 유발한다며 사라졌다. 이상화 목사는 한국교회가 이웃에 공감하고 삶에 도움을 주는 성탄나눔사역을 펼쳐서 새벽송을 잇는 성탄문화로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정재영 기자 jyjung@kidok.com
김병국 기자 bkkim@kidok.com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