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홍수, 전 지구적으로 발생”

창조과학 지지자, 구체적 사례로 ‘그랜드캐년’ 제시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이들은 지구와 우주의 연대가 6000년이라고 믿는다. 6000년에 걸쳐서 오늘날 지구와 우주의 모습이 형성됐다는 말이다. 더 분명하게 말하면 창조과학자들은 창세기 6장에 있는 노아의 홍수 때 약 1년에 걸쳐서 현재 지구의 산과 호수, 지형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엄청난 양의 물이 흘렀고 화산 폭발 등이 일어나면서 바위가 깎였고 땅이 흔들렸다고 말한다. 노아홍수 때 발생했던 에너지는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고 강조한다.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이들 외에 보수기독교계도 기본적으로 노아홍수가 전지구적으로 발생했다는데 지지를 보낸다. 보수기독교계는 신앙적으로 문자적 해석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성경구절을 문자적으로 해석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손에는 손으로, 발에는 발로”라는 구절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적용하지 않는다.

문자적 해석을 지지하며 노아 홍수가 지구 전체를 덮은 것이었다는 ‘전체 침수설’을 뒷받침하는 성경구절은 창세기 6장을 전후해서 충분히 존재한다. 하나님은 노아와 언약을 통해서 인류 멸절의 의지를 분명히 하셨고(창 6:17; 7:4), 적재용량 3만톤 급의 방주 속에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짐승들을 수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또 부분침수였다면 다시는 노아 홍수와 같은 심판을 내리지 않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창 9:11~17)은 인류 역사에 나타난 수많은 무지개를 통해 이미 깨진 셈이 된다. 여러 나라에서 찾을 수 있는 홍수설화도 전체 침수설을 지지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서 ‘부분 침수설’을 지지하는 견해도 있다. 이들은 하나님께서 홍수를 통해서 모든 생명체를 멸절하려는 의도를 보이셨지만 이 말 자체가 홍수가 온 땅을 덮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본다. ‘온 지면’(창 7:3; 8:9)에서 ‘온’이란 표현은 요셉 시대에 곡식을 사러 오는 ‘온 세상’에서의 ‘온’과 같은데 후자의 경우 지중해 동부 연안에 살았던 사람들을 가리킨다. 마찬가지로 ‘온 지면’을 전 지구 표면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성경은 바벨탑 사건(창 11:1~9) 이전에 사람들이 아직 온 땅으로 퍼져 살지 않았다는 점을 넌지시 알려준다고 주장한다.

창조과학자들은 노아홍수가 전지구적으로 일어나면서 오늘의 세상 모습이 형성됐다는 주장의 구체적인 사례를 미국의 그랜드캐년으로 들고 있다. 그랜드캐년은 미국 서부 애리조나주 콜로라도고원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협곡으로 길이 446㎞, 넓이 33만7000㎢, 높이 2600m에 달한다.

그랜드캐년을 보면 퇴적층이 무지개 떡을 쌓아놓은 것처럼 평평하게 보이는 곳들이 있다. 퇴적층간의 경계가 뚜렷하고 퇴적층의 범위도 매우 광범위하다. 창조과학자들은 1년 남짓 진행한 노아홍수 때 상상할 수 없는 세차고 빠른 물이 흘러가면서 이러한 퇴적층이 형성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학계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랜드캐년이 3억년에 걸쳐서 천천히 형성됐다면 광범위하며 뚜렷한 경계를 가진 평평한 퇴적층이 만들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또 산에 찼던 물이 빠져 나갈때 호수가 생기고 계곡이 만들어졌다고 언급한다.

반면 그랜드캐년의 형성이 단시일내에 이뤄지지 않은 증거가 많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양승훈 교수는 <그랜드캐니언 정말 노아 홍수 때 생겼을까?>(CUP)라는 책에서 창조과학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랜드캐년에는 깊고 구불구불한 뱀 모양의 수로나 하천이 보이는데 강하고 많은 물이 한꺼번에 내려왔다면 생길 수 없다. 그랜드캐년에는 우각호들이 보이는데 이 역시 짧은 기간의 홍수로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다. 그랜드캐년에는 평평한 퇴적층만 있는 것이 아니라 깊이 파인 계곡을 중심으로 한쪽면은 깍인 경사가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마주 보는 다른 한쪽은 급경사인 경우가 있다. 티벳고원, 콜롬비아고원, 포토하르고원, 애써톤고원, 브라질고원 등은 그랜드캐년과 같은 깊고 독특한 침식 지형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 고원들의 침식은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른 매커니즘을 띄고 있는 것이다. 그랜드캐년 각각의 지층은 두껍지만 한 지층은 위에서 아래까지 동일한 조성과 비교적 균일한 입자의 굵기로 이뤄져 있다. 그랜드캐년의 모든 지층들은 오랜 시간적 간격을 두고 퇴적되었을 수 있지만 지층 하나하나는 몇 달 혹은 몇 년의 짧은 기간동안 매우 급격하게 퇴적되어 형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한편 창조과학자들은 우주의 현재의 모습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홍수로 인해 지구 모양이 이뤄졌다는 식의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있다. 창조과학의 시점에서 우주와 지구를 설명하려면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을 비롯한 현대과학의 실험방식은 물론, 천체물리학, 고고학, 지질학적 연구결과와도 충돌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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