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특집] 복음의 띠 단단히 매고 세상 향해 ‘하이킥’
[성탄특집] 복음의 띠 단단히 매고 세상 향해 ‘하이킥’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8.12.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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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신문>이 만난 사람 외국인 태권도 선교 신봉수 목사 (임마누엘교회)

외국인 노동자 대상 태권도 가르치며 고단한 일상 위로 … “탁월한 선교 도구 더 큰 관심을”

▲ 신봉수 목사는 20년 넘게 목회와 태권도 선교를 함께해 오고 있다. 인천에서 임마누엘태권도선교회(IMI)를 만들어 해외여행 초창기인 1992년부터 해외 선교를 나가 지금까지 33개국을 다녔다. 2002년 의정부에 임마누엘교회를 개척한 후 지역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무료로 태권도를 가르쳤고, 이외에도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한꿈학교 학생들에게도 태권도를 가르치며 복음을 전했다.

연말을 앞둔 주일 오후, 의정부시 가능동 월드미션태권도체육관에는 구령과 기합소리가 가득했다.

“시선을 정면으로 하고 한 번 지르기, 하나, 둘, 셋. 두 번 지르기, 태권. 세 번 지르기, 태권도….”
구령의 주인공은 체육관 위층 임마누엘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신봉수 목사. 구령에 따라 태권도 동작을 따라하는 십여 명의 수련생들은 기합은 한 목소리였지만 자세는 가지각색이었다.

어떤 이는 능숙한 자세로 동작을 따라했지만, 어떤 수련생은 언뜻 보기에도 서툴렀다. 그러고 보니 수련생들의 도복도 다 달랐고, 매고 있는 띠 색깔도 노란띠부터 파란띠, 빨간띠, 밤색띠 등 여러 가지였다. 띠 색깔처럼 수련생들의 출신국도 방글라데시, 미얀마, 네팔, 캄보디아, 중국 등으로 다양했다. 이들은 모두 경기 북부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20∼30대 외국인 노동자들. 가깝게는 포천, 양주에서부터 멀리는 파주에서 온 이들도 있었다. 고된 노동의 피곤을 풀 수 있는 주일 오후 시간에 이들이 멀리는 3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체육관을 찾는 이유는 한 가지. 태권도가 좋고, 태권도가 배우고 싶기 때문이다.

“보통 30명 가량이 오는데, 오늘은 연말이어서 많이 못 왔어요. 일이 많기도 하고, 불법체류자들은 연말에 단속이 심해 밖에 나오기를 꺼리거든요.”

▲ 외국인 노동자들이 기합과 함께 힘차게 발차기를 하고 있다.

신 목사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무료로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캄보디아 노동자 40여 명이 단체로 태권도를 배우고 싶다고 찾아온 것이다.

“그 즈음에 큰 아들이 대학에서 선교단체 활동을 하다가 중국으로 단기선교를 갔어요. 내 아들이 중국 오지에서 선교를 하고 있는데, 나도 선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일에 도복을 입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주저가 됐지만 일주일간 기도를 하면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때부터 주일 오후에 가르치기 시작했죠.”

캄보디아 노동자들을 시작으로 신 목사는 태국, 네팔, 방글라데시, 미얀마 노동자들과 연결이 됐고, 그렇게 지금까지 신 목사가 태권도를 가르친 외국인 노동자들은 380여 명에 이른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태권도를 배우는 이유는 무엇보다 태권도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 때문이다. 양주에서 섀시 공장에 다니는 네팔인 람 씨는 “네팔에는 무술 배우는 기회가 없는데, 태권도를 배워서 운동도 되고 몸도 스스로 지킬 수 있게 됐다”며 “네팔에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람 씨는 또 “아침 8시 반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하고, 토요일에도 일을 나갈 때가 많아 주일에는 쉬고 싶기도 하지만, 태권도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며 “태권도를 배우게 된 것이 올 한 해 가장 감사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 외국인 노동자 선교는 사실 ‘퍼주는 사역’이다. 신봉수 목사가 6년간 자비로 사역을 감당해오는 가운데 올해 후원회가 생겨 큰 힘이 되고 있다. 후원회는 월 1만원 1만명 후원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현재 1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후원회장을 맡은 윤석경 선교사(왼쪽에서 두 번째)는 태릉선수촌교회를 15년간 담임한 후 몽골선교사로 12년 동안 사역했으며, 지금은 태권도 선교를 전 세계로 확장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 후원회원인 이영탁 신한대 교수(맨 오른쪽)는 매주 수련 시간에 참석해 짧은 인성강의를 해주고 있다.

캄보디아 출신으로 4년째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소피아 씨는 “친구 소개로 태권도를 배우게 됐고, 겨루기가 제일 재미있다”며 “교회란 곳도 처음 오게 돼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주일 오후 3시 반부터 자세, 지르기, 발차기, 품새 연습으로 땀을 흘린 노동자들은 5시가 되자 신 목사와 함께 한 층 위에 있는 예배당으로 향했다. 신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가르치면서부터 태권도 수련과 함께 예배를 강조했다. 타국에서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태권도도 좋지만, 무엇보다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 싶었다. 다행히 외국인 노동자들은 별 거부감 없이 예배에 참석했고, 조금씩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 있다.

“오전에 각 나라별로 예배를 드리고 오는 아이들도 있어요. 예배를 안 드리는 아이들을 위해서 늦은 시간이지만 별도로 외국인 예배를 드리죠.”

신 목사는 이날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하나님을 찾으라는 설교에 이어, 건강과 고향에 두고 온 가족, 한국 생활을 놓고 기도하자고 권면하고 먼저 머리를 숙였다. 신 목사의 인도에 노동자들도 손을 모으고 작지만 저마다의 언어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다. 네팔인 람 씨는 “여러 군데 교회를 다녀봤지만, 임마누엘교회는 다른 교회와 뭔가 다른 것 같다”며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예수님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신봉수 목사는 태권도 수련도 중요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먼저 알리고 싶다. 신 목사가 수련을 마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설교하고 있다.

“태권도는 이슬람, 공산 지역, 군경 부대에 다 들어갈 수 있는 탁월한 선교의 도구예요. 저한테 배운 캄보디아 아이 2명은 유단자가 됐는데, 지금은 고향에 돌아가 신학공부를 하고 있어요.”
신 목사는 이어 “경기 북부에만 외국인이 7만명이 있는데, 여러 외국인 교회들에서 태권도 사범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많다”며 한국교회가 태권도를 통한 선교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주길 기대했다.

예배에 이어서는 대개 함께 식사를 하는데, 이날은 성탄절을 맞아 신 목사가 먹을거리와 선물을 준비해 노동자들에게 나눠줬다. 빵과 라면, 생필품, 모자 등이 담긴 선물 꾸러미를 든 노동자들은 뜻밖의 성탄 선물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체육관 문을 나섰다. 페인트 작업장, 가스탱크, 도금공장…. 춥고 고된 삶의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신 목사의 기도와 성탄 선물은 한 주간 동안 따뜻한 온기가 될 터였다.

흐뭇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던 신 목사는 문득 소록도교회와의 인연을 들려줬다. 30여 년 전부터 소록도교회를 찾았는데, 벌써 66차례나 방문했다며, 그들이 지금도 든든한 기도 후원자라는 이야기였다.

“제가 세계적인 목사님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신다는데, 세계적인 목사는 아니더라도 세계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목사는 된 것 같아요. 이만하면 기도 응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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