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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치유 받은 아이들, 자존감의 날개를 달다[성탄특집] 기아대책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
▲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2018년을 마무리하는 향상음악회를 가지며 그동안 후원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05년부터 GS SHOP 후원으로 진행
연주과정서 ‘자신은 특별한 존재’ 일깨워
“세상에 창의적 행복 전하는 사람되고파”

“연주를 할 때면 제 자신이 특별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져요. 너무 좋아서 가슴이 두근두근해요.”

내 작고 연약한 손으로 한 음 한 음 소리를 짚고 이어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낼 때, 그 기쁨과 희열은 무엇과도 비교할 것이 없다. 하나의 곡을 능숙하게 연주하게 될 때까지 매일매일 지겹도록 연습을 거듭해야 할 때도 있지만, 음표에 불과했던 곡이 가슴 설레도록 아름답고 감동적인 선율이 되어 귓가에 들려오면 힘들었던 시간 따위는 생각도 나지 않는다. 기아대책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이야기다.

음악, 그 특별함으로 빛나는 아이들

2018년 12월 8일 오후 2시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행복나무플러스 3층 다빈치홀에는 각종 악기를 튜닝하는 소리와 깔깔대며 웃어대는 소리, 낯익은 선율을 연습하는 소리가 어우러져 왁자지껄했다. 이날은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가 2018년을 마무리하고 1년간 열심히 배웠던 곡들을 서로에게 선물하는 음악회를 겸한 자리였다.

첫 연주는 초등학생인 박우림 군이 성탄절 분위기가 물씬 나는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마림바로 노래하며 시작됐다. 이어 유연주 양이 자신의 스승인 심사무엘 씨와 함께 비발디 <사계> 중 봄과 겨울의 일부를 마림바로 연주했다. 진지한 연주자들의 자세와 오랜 연습을 짐작케 하는 다듬어진 실력, 매 연주가 끝날 때마다 크게 환호하며 함께 기뻐하는 동료들의 호응. ‘향상음악회’라는 이름에 걸맞은 무대들이 하나둘 이어질 때마다 연주자도, 선생님도, 부모님들도 저절로 나오는 웃음과 흐뭇함을 막을 길이 없었다.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는 지난 2005년부터 GS SHOP의 후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아대책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음악이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 된 오늘날 경제적인 이유로 문화활동에서 소외받는 아동들에게 음악을 통해 숨겨진 재능을 계발할 기회와 자존감의 향상과 창의적 사고 및 안정된 정서 함양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창단을 준비하던 때부터 오케스트라와 함께해 온 조익현 지휘자는 “처음에는 악보도 보지 못하고 낯선 악기와 상황 앞에 주눅 들어 억지로 끌려나왔다. 그러다가 음악을 공부하고 연주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었는지도 몰랐던 상처들까지 치유 받고 자존감을 찾아가는 모습은 경이 그 자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음악을 배우는 과정 속에서 세상의 어려움을 잊고 창의적인 세상에 빠져들 수 있는 것이야말로 음악의 힘이다”며,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길 늘 기도한다고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무지개처럼 다양한 꿈 펼쳐져

이날 음악회는 졸업식도 겸했다. 현악 4중주로 ‘문리버’를 연주했던 비올라의 이건웅 군도 초등학교 때부터 7년 넘도록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다 대학 입학 준비를 위해 이날 졸업했다. 이건웅 군의 어머니 권옥현 씨는 “첫째인 건웅이가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에서 비올라를 배우면서 악기를 연주하는 즐거움과 창의력은 물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지휘자와 선생님들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과 함께 연주하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법을 배우며 잘 성장해주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건웅 군은 공부하는 틈틈이 주말에 나와 비올라를 배우는 후배들을 돕기로 했다.

▲ 2005년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 창단을 준비할 때부터 함께해 온 조익현 지휘자와 제자들이 다정하게 웃음짓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연주하는 악기도 연주의 숙련도도 제각각 다른 무지개처럼 다양한 아이들이 모인 무지개 오케스트라. 대다수 아이들은 취미로 음악을 배우지만, 취미로 시작했다가 본격적으로 전공의 길에 들어선 아이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음악회에서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3악장 사라방드와 4악장 기가를 멋들어지게 연주한 장수관 군은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에서 다양한 악기와 함께 즐겁게 연주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며 “보다 다양한 악기들을 연주하는 연주자들이 늘어나 더욱 풍성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평상시 영적인 감동을 주는 찬송가를 많이 듣는다”며 “장영주 씨처럼 대담하고 아름다운 연주를 하는 음악가로 성장하고 싶다”고 수줍게 웃었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음악으로 아이들에게 창조적인 세상을 선물하고자 나선 이들의 지속적인 후원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8년째 플롯을 배우고 있는 이승민 양도, 바이올린과 플롯에 이어 요즘엔 첼로 연주에 푹 빠져 있다는 유지혜 양도 입을 모아 말한다. “함께 연주하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앞으로도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가 모든 세상 걱정과 근심을 내려놓고 마음껏 연주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후원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미영 기자  chopi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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