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설교] 성육신, 구원의 지혜와 능력 (고전 1:24)

오직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고전 1:24)

들어가며

▲ 김남준 목사
(열린교회)

유대인들이 기적의 능력을 추구하였다면, 헬라인들은 철학적인 지혜를 추구하였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약 2000년 전,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능력이며 지혜라고 증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건은 하나님이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내려오신 매우 특별한 사건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본질을 그대로 가지고 계시면서, 동시에 사람의 본질도 그대로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러면 대체 인간의 본질과 하나님의 본질이 예수님 안에서 이렇게 함께 만나는 일이 왜 필요했을까요?

그 이유는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화목이 다시 회복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둘 사이를 화목케 하려면 한편으로는 하나님과, 또 한편으로는 인간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존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무한하고 영원하신 그분이 사람의 몸을 입고 유한세계 속에 들어오셨습니다.

찬란한 빛, 성육신
하나님께서는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세계를 창조하셨습니다.(골 1:16) 그러나 그때는 그리스도께서 사람의 몸을 입고 이 세상에 오시기 전이었기에 세상은 그분을 통해 창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를 볼 수 없었습니다.

창조의 과정을 통해서는 볼 수 없었던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는 구원의 과정을 통해서는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죄가 이 세상에 들어온 것이 과정적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결국 인간이 그렇게 죄를 짓고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망가뜨렸음에도 이 세상에 당신의 찬란한 영광을 드러내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은 결코 좌절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입고 이 땅에 내려오신 성육신 사건은 하나님의 탁월한 지혜와 능력이자, 죄로 물든 이 세상의 어둠을 가로지르는 찬란한 빛이었습니다. 그 빛 앞에서 우리는 죄가 없던 시대에는 알지 못하던 하나님의 더 큰 사랑과 자비를 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찬란한 빛이 있는 은혜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리스도의 탁월함을 모른다는 것은 인간에게 변명할 수 없는 커다란 죄가 됩니다.

십자가에서 흘러나온 사랑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성탄절이 그저 공휴일일 뿐 아무런 신앙적 감격 없이 성탄절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그리스도인이 아니거나, 그리스도인이지만 곤고하기 짝이 없는 인생길을 살아가며 단지 습관처럼 교회에 나올 뿐인 사람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그분과 상관없이 처절한 절망 속에서 살아갑니다.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며,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한 채 쓸쓸히 단절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오래 전부터 십자가의 피 묻은 손으로 그들을 애타게 부르고 계십니다. 보이지 않던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성육신과 십자가 죽으심으로 볼 수 있게 드러내시고, 그 사랑의 부름에 그들이 응답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계십니다.

성육신하신 그리스도의 사역
하나님이신 그분이 왜 성육신하셨습니까? 무슨 일을 이루기 위해 존귀하신 그분이 비천한 인간의 육체를 입으셨습니까?

첫째로, 죽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세상을 살아갈 때 우리가 어떤 죄를 지으면 누군가에게 손해를 끼치게 됩니다.

그러면 그 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손해를 입은 상대에게 보상을 해야 합니다. 인간이 죄를 짓고 나쁜 일을 했을 때 궁극적으로 손해를 보시는 분은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모든 죄는 ‘하나님 앞에 지은 죄’입니다. 그런데 그 중 우리가 책임져야 할 가장 큰 죄는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에서 떠나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위대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망가뜨린 죄입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이 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얼마나 거룩하시고 사랑이 많은 분이신지 깨닫게 될 때, 비로소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 스스로는 결코 그 죄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습니다. 어떻게 배상을 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에 인간이 자신들이 지은 죄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 인간은 모두 파멸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파멸되어도 대가를 다 치를 수는 없습니다. 하루살이 같은 인간의 목숨이 어떻게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를 망가뜨린 죄에 대해 보상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로 하여금 사람의 몸을 입혀 이 세상에 보내셔서 하나님이 구원하실 모든 사람들의 죄를 짊어지게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러 오실 때에 하나님의 신에 감동되었던 세례요한이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 1:29)라고 말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인간의 모든 죄를 다 짊어지시고 율법을 따라 형벌을 받으셨습니다. 단지 인간으로서 받은 형벌이었다면 그 크기가 유한했을 텐데, 죄 없는 사람이면서 또 하나님이셨기 때문에 그분이 당하신 형벌의 크기는 무한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창조주 하나님 앞에 지은 인간의 모든 죄를 예수 그리스도께서 배상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둘째로, 모본을 보이시기 위해서였습니다. 성육신하신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그리고 신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하나님은 너희를 향해 자비를 베푸신다”, “하나님은 진리이시다”, 이런 말들은 모두 추상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사실들을 우리의 눈으로 똑바로 볼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자비와 능력이 보이는 예수님을 통해서 나타났다고 말합니다.(롬 5:8)

뿐만 아닙니다. 인간들에게 참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예수님은 사람의 몸을 입고 이 세상에 내려오셔야만 했습니다. 죄를 제외하고는 인간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을 모두 가지고 계신 예수님이셨습니다. 인간의 연약함과 피곤함을 모두 가지고 사셨던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인생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따라야 할 본보기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사랑해야 하고, 어떻게 하나님께 순종해야 하며, 또 어떻게 하나님을 섬기듯 다른 사람들을 섬기며 살 수 있는지 그 모본을 보여주시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찬란한 신성의 영광으로써만 이 세상에 오지 않으시고, 우리와 똑같이 연약한 육신을 입고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우리에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진리대로 살아가는 길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그리스도를 아는 것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며 인간의 가장 큰 의무가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모든 세계가 그분을 통해서 창조되었고, 나도 그분을 통하여 이 세상에 지은 바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힘으로는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삶의 혼돈과 무질서를 해결해주시고, 인간이 걸어가야 할 참된 길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보여주시는 분도 오직 그분뿐이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만나면 예전에 용서할 수 없었던 사람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예전에 내가 극복할 수 없던 시련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인생을 제대로 보는 눈도 없고, 어리석어서 아무리 애쓰면서 살아도 돌아오는 것이 불행밖에 없었는데, 예수님을 만나게 되니 예수님 안에서 놀라운 지혜를 얻게 되어 우리의 인생이 밝은 빛 가운데서 걸어가게 됩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등불이 되시며 우리의 길에 빛이 되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 예수님이 우리가 캄캄한 인생길을 걸어갈 때 우리의 손을 붙들어 주셨고, 창조의 목적을 따라 살아가는 행복한 인생이 무엇인지 직접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를 힘써 아는 것이 우리 인생의 최고의 의무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인생살이가 힘드십니까? 문제가 많습니까? 아무리 문제가 많아도 그것은 결국 여러분을 예수님과 만나게 하기 위해 주신 것들입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그 모든 문제에 대한 대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나가며
2018년을 마감하며 여러분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인생의 벼랑 끝에서 죽음을 생각하며 발아래를 쳐다봐야 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사람의 몸을 입고 이 세상에 오신 사랑의 주인을 만나기만 한다면 하나님의 그 놀라운 사랑과 은혜의 빛이 여러분 인생의 그 어두움을 배경으로 찬란하게 그려질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의 성육신의 은혜를 생각할 때, 매해 돌아오는 성탄절이지만 그 의미를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반짝이는 불빛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찬란한 빛으로 칠흑 같은 어두움을 찢으시고, 그 빛을 우리에게 뚜렷하게 보여 주시고자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온 천하 만민의 찬송을 영원토록 받기에 합당하신 분입니다. 신앙의 모든 비밀은 그 그리스도의 아름다우심을 날마다 발견하고 감격하며, 그분을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바라보며 삼위일체 하나님을 찬송하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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