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목사(주필)

1787년 9월 영국과의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필라델피아에서 55명이 모인다. 연방정부 구성을 위한 모임이었다. 우리는 이 사람들을 ‘건국의 아버지들’이라고 부른다. 이들 13개 주는 미국 최초의 헌법인 연합규약(Articles of Confederation)을 제정하고 연합정부를 세운 상태였다. 그러나 강한 정부를 주장하는 연방주의자들과 독재를 더 큰 국가의 적으로 규정하고 13개주들의 가치를 주장하는 반연방주의자들의 논쟁은 그 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이에 조지 워싱턴과 벤저민 프랭클린, 헌법의 입안자로 미국의 4대 대통령이 되는 제임스 메디슨, 연방은행 설립자 알렉산더 해밀턴, 법무장관 존 레이 등 미국의 국부들이 연방 헌법을 지지하면서 13개 모든 주들이 연방 헌법에 동의하는 비준절차를 드디어 마친다.

1789년 4월 30일 조지 워싱턴이 미국의 건국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이로써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미국이 출현한 것이다. 당시 제임스 메디슨은 독재를 막고 국민 개인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믿고 10개 항목을 담은 권리장전(Bill of Rights)을 만든다. 권리장전은 특정종파의 국교지정을 금지하는 동시에 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 출판 및 집회의 자유, 청원권의 보장 등을 내용으로 담고 있었다.

근대화가 되기 전 앙시엥레짐 즉 왕권이 무너지는 1848년 유럽혁명을 무려 58년이나 남겨둔 시기에 이런 헌법을 만들었기에 미국혁명은 역사에서 왕권을 무너뜨리고 세운 최초의 민주정부였다. 대부분 독실한 신자들이었던 미국건국의 아버지들은 청교도 회중교회 성공회 침례교 등이 국교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당시 13개 주는 저마다 다른 신앙을 고집하는 폐쇄된 사회였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폐쇄적 종교정책이 국가 분열을 가져오며, 자유와 관용이 기독교의 근본정신이라고 믿었다.

미국의 초대수도를 만든 윌리엄 펜이 모든 사람 모든 교파가 서로 사랑하는 형제우애의 도시가 되길 기원하면서 필레오(사랑한다) 아델포스(형제) 즉 형제사랑의 도시란 이름으로 세운 것이 필라델피아 아닌가. 미국헌법은 이러한 맥락에서 세계최초로 신앙의 자유를 헌법에 기록한 국가가 되었다. 따라서 미국의 신앙이란 사실 기독교를 의미하는 것이다. 타종교는 아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들이 말한 신앙의 자유는 종파의 자유였으나 지금은 전체 종교의 자유로 변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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