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생각해보니 나는 정말 먼 길을 너무 숨 가쁘게 달려온 듯 했다. 미련도 한도 없지만,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너무 속도전을 펼쳐오지 않았는지 잠시 멈춰보고 싶었다. 그래서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이 운영하는 충주의 ‘깊은 산속 옹담샘’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걷기 명상 코스를 천천히 걸으면서 이따금씩 멈추는 훈련을 해 보았다. 멈추니까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렸다. 바람 속에서도 하나님의 세밀한 음성이 들리는 것 같고 나뭇잎 하나 떨어지는 것에서도 하나님의 뜻이 보이는 것 같았다.

“나는 흙에서 왔으니 언제가 저 흙으로 돌아가리라”고 생각하니 흙도 함부로 대하거나 밟을 수 없었다. 못생긴 나무는 산을 지켜줘서 좋고 잘 생긴 나무는 아름답게 보여서 좋았다. 그 나무의 모습이 다 내 모습이었고 나의 삶처럼 느껴졌다. 앞으로는 산을 오르며 잠시 멈춤과 걷기 명상을 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나를 돌아보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지려한다.

멈추면 모든 것이 소중하게 보인다. 상대방이 적폐가 아니라 소중한 존재로 보인다. 새해를 맞기 전 잠시 멈춰보자. 멈추면 지금껏 서로 경쟁하고 적폐로 여겼던 대상도 소중한 존재로 보일 것이다. 멈춤의 영성이 이렇게 소중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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