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개척 이후 위기 청소년 돌봄사역에 진력

“현실 고되지만 어린 영혼의 상처 치유는 큰 기쁨”

교목으로 목회의 첫 발을 내딛을 때만 해도 험난한 길이 열릴 줄 몰랐다. 그 또한 여느 목회자처럼 안정적인 목회를 하길 바랐다. 하지만 마음 깊이 새긴 말씀이, 그리고 아버지가 남긴 유산이 그의 목회를 척박한 광야 한 가운데로 이끌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거스를 수 없었고 피를 속일 수 없었다.

거부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인도

▲ 하나님이 인도하심에 따라 위기 청소년 돌봄 사역에 헌신하고 있는 이광칠 목사.

안양시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인 박달시장 모퉁이 건물 4층에 자리한 청소년회복교회. 이름조차 남다른 이 교회의 담임 이광칠 목사는 특수목회 중에서 생소한 ‘위기 청소년 돌봄 사역’에 전념하고 있다.

덕소고등학교와 이사벨고등학교 교목일 때만 해도 순탄한 삶이었다. 하지만 이광칠 목사는 새안양교회 부목사 재직 당시 서울소년원 봉사사역을 하면서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된다. 서울소년원에서 만난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 사회로부터 외면 받는 아이들을 그는 저버릴 수 없었다.

자진해서 새안양교회를 사임한 이광칠 목사는 2016년 6월 박미영 사모와 아들 셋, 그리고 서울소년원에서 만난 아이 셋과 청소년회복교회를 개척했다. 요즘 교회 개척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직장을 가진 성도나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통로 단 하나 없이 시작한 교회는 드물다.

“새안양교회 담임목사님부터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다들 일반목회를 하면 평탄하게 살 수 있는데, 왜 사서 고생을 하냐고 만류를 했죠. 하지만 소외된 자, 병든 자, 가난한 자와 동행한 예수님의 삶을 좇기로 했어요. 그것을 저의 사명이라고 여기고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광칠 목사의 사역은 1년 365일 쉴 틈이 없다. 청소년회복교회를 찾은 아이들을 양육하는 한편, 서울소년원 대구소년원 등을 방문해 상담 및 예배 사역을 진행 중이다. 또한 오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주거공간을 마련해 주는가 하면, 이른 나이에 가정을 이룬 제자들에게 아기용품과 생필품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소년원에 영치금을 넣어주거나 재판장에서 선처를 구하며 아이들의 변호를 맡기도 하고, 소식이 끊긴 아이들의 친부모를 찾아 관계 회복에 나서기도 한다.

▲ 이광칠 목사가 떡갈비를 굽고 있다.

아울러 쉴 틈만 없는 게 아니라, 결코 쉽지 않은 사역이다. 이광칠 목사가 돌보는 아이들은 보통의 문제아를 뛰어넘는다. 대다수가 중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이나 교도소에 복역 중이거나 출소한 아이들이다. 욕설은 기본이고 한 자리에 모이면 싸우기 일쑤다. 이 목사가 명절 때마다 아이들을 초대해 열었던 해피 투게더 행사를 접고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까닭이다. 심지어 한 아이에게 머물 방을 마련해줬더니 여자 친구와 혼숙하는 바람에 집주인으로부터 쫓겨나기도 했다. 사건이 끊이지 않는 사역 현장에서 보다 못한 이 목사마저 아이들과 다툴 때가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광칠 목사는 어린 시절 뿌린 내린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다독거리며 사역을 이어간다. 그런 그에게 하나님의 말씀은 버팀목이다. 마태복음 25장 40절과 시편 68편 5절을 되새기며 시련 속에서도 지극히 낮은 자와 동행한다.

아울러 목회자였던 아버지의 영향도 받았다. 2003년 소천 직전까지 고아들을 위해 헌신했던 아버지의 길을 따라 이 목사도 걷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아버지 된 기쁨... 하지만 막막한 현실
이제는 아이들이 이광칠 목사를 아버지라고 부른다. 대구소년원에서 복역 중인 전O진 군은 편지 첫 문장에 ‘사랑하는 이광칠 아버지’라며 안부를 묻는다. 요즘 교회 청소를 도맡아 하는 오O빈 군 역시 이광칠 목사를 “아버지 같은 분입니다. 아버지 덕분에 성경을 읽고 쓰면서 배워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 이광칠 목사가 예수님을 믿는 청소년에게 세례를 주고있다.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게 이광칠 목사의 기쁨이다. 전O진 군이 검정고시에 이어 바리스타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자연스레 아빠 미소가 드러난다. 또한 찜질방을 전전했던 오O빈 군의 방을 계약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그였다.

하지만 보람을 느끼다가도 현실을 돌아보면 막막하기만 하다. 여전히 교인은 가족과 청소년 5명이 전부다. 교회 헌금으로 사역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동안 십시일반으로 후원을 받고 심지어 대출을 받아가며 사역을 이어갔다.

그러다 고민 끝에 이른바 대박집을 찾아가 비법을 전수받아 박달시장에 떡갈비 가게를 차렸다. 물론 이조차도 아이들 자립을 위해서다. 제법 맛이 좋은 떡갈비를 판매하고 있지만 박달시장 안에서도 벽지에 있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갑상선암으로 투병했던 박미영 사모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떡갈비를 굽는다. 이광칠 목사도 저녁마다 떡갈비를 손수레에 담아 길거리 판매를 한다.

“아내와 아들들에게 너무 미안하면서 고마워요. 특히 아내는 갑상선암을 겪어 평생 약을 먹어야 함에도 가장 든든한 동역자로 함께 해줍니다. 아들들도 아빠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적으로 힘들고 괴롭지만 하나님이 기뻐하는 사역이라며 같이 하고 있습니다.”

▲ 이광칠 목사와 아이들이 어울리는 모습

이처럼 험난하고 좁은 길을 묵묵히 걷는 이유는 아이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래서 이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그랬듯이 복음을 전하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는다.

“어린 영혼들이 이 땅에서 상처를 받았지만 예수님을 만나서 천국에 간다면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외롭고 힘들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 죽을 때까지 이 길을 가겠습니다.”

청소년회복교회는 지금껏 목회현장에 소개된 그 어떤 교회보다도 독자들의 후원이 절실하다. 특히 교회에 출석 중인 아이들이 드럼 기타 키보드 등을 배워 하나님을 찬양하길 원하다. 악기 마련을 위해 물품지원이나 후원을 부탁한다.

후원계좌: 농협 829-02-179918 예금주 이광칠.
연락처: 010-6857-9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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