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위기관리재단 8주년 기념 위기관리포럼

선교사 대규모 추방은 중국 정부 위기감 반영
“선교중국 교두보 확보 위한 역량 집중시켜야”


중국에서 사역 중인 한국 선교사들의 비자발적 철수가 급속히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의 종교정책을 분석하고 선교계의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은 창립 8주년을 기념해 12월 3일 서울침례교회에서 위기관리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는 중국선교 전문가들과 위기관리 사역자들이 발제자로 나서 중국의 종교정책 시행 현황을 분석하고 평가했다.

중국은 2018년 들어 새로운 종교사무조례를 시행하면서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선교사들에 대해 행정구류, 강제추방, 비장연장거부, 입국거부 등의 방법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단속은 특정 단체에 국한되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그리고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2년 가까운 기간에 1000명 이상 한국인 선교사가 비자 발급이 거부되거나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렇듯 선교사 대규모 추방을 시행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기독교에 대한 위기의식’이라 분석했다. 홍순규 한국위기관리재단 사역국장은 “중국 정부는 공산당 통치에 있어 종교, 특히 기독교가 점점 위협요소가 되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17년 현재 중국 공산당원의 수는 약 8875명인데, 일부 통계에 의하면 기독교도의 숫자가 공산당원의 수를 넘을 수도 있어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위기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홍 국장은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저장성 윈저우시는 인민의 15% 가량이 기독교인이라는 통계가 있고, 공산당원은 종교를 가질 수 없음에도 중국 공산당원의 상당수가 종교 신앙을 갖고 있다는 위기감도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홍 국장은 기독교에 대한 위기의식과 함께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독교의 중국화’ 정책도 선교사 추방 사태의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종교의 영역마저도 정부의 철저한 관리 하에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기독교를 중국 공산당 통치에 부합하는 조직이 되게 하는 소위 ‘기독교의 중국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를 실행해 갈 수 있는 우선적인 도구와 근거로 지난 2월 1일 신(新)종교사무조례를 시행했다는 것이다.

▲ 한국위기관리재단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비자발적 철수 상황과 관련해 12월 3일 위기관리포럼을 열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홍순규 한국위기관리재단 사역국장이 발제하고 있다.

중국 선교사들의 비자발적 철수는 한국 선교계에 적잖은 충격을 준 것이 사실이지만, 반면 긍정적인 사고의 전환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는 비자발적 귀국에 대해서는 교회들이 지엽적이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여 주관적으로 보았지만,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 대규모 추방들이 이어지면서 이것은 개인적인 실수나 영적 역량 부족으로 인해 추방당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교회들이 인지하게 됐고, 객관적인 시각들을 갖게 된 것이다.

김종구 목사(빌리온선교회 대표)는 3개 교단선교부와 4개 선교단체 대표 및 관계자들과의 면접조사 결과를 소개하고, “이러한 사건이 선교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생각하게 되었고, 단순히 우리 교회, 우리 교단, 우리 단체가 우선되고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한 국가나 한 종족을 넘어서 열방을 생각하시는 하나님의 선교를 생각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덧붙여 비자발적 철수로 인해 중국 선교를 포기해서는 안 되며, 다만 한국 선교계는 과거와 같이 많은 선교사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파송이 필요하며, 개인이나 단체가 파송하기를 원하는 곳이 아니라 현장이 요구하는 지역에서 현장에 필요한 사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의 비자발적 철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응 방안으로 ‘선교중국’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의 비자발적 철수와 전략적 재배치 과정을 소개한 지호길 선교사(GMS)는 “비자발적 철수의 위기는 중국교회를 단련해 정금같이 나오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 분명하며, 중국 가정교회에겐 단련의 기회가 될 것임이 자명해진다”며 “비자발적 철수의 위기를 전략적 재배치로 풀어갈 때 우선적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선교중국이 되어야 하며, 한국교회는 선교중국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내외적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교단선교부와 선교단체 관계자, 선교사, 목회자 등 80여 명이 참석해 중국 선교와 비자발적 철수에 대한 관심을 대변했다. 발제 후 참석자들은 조별토론과 패널토론 시간을 갖고 대응 전략을 함께 고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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