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쉼이 있는 교육’ 학술대회

참다운 쉼의 의미 담은 프로그램 적극 보급해야

공부가 노동이 되어버린 ‘피로사회’ 속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쉼’을 돌려주기 위해 학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 제13회 학술대회는 ‘한국의 교육현실 속에서 쉼이 있는 교육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연구소와 좋은교사운동 등 기독교 교육단체들이 주도하는 ‘쉼이있는교육’ 운동의 학문적 의의를 밝히고 향후 방향을 모색하려는 자리였다.

첫 번째 발제는 ‘쉼에 대한 성경적 의미’를 밝히는 것이었다. 숭실대학교 김회권 교수는 우리나라의 공교육을 ‘안식 없는 경주마 양성과정’에 견주면서 “국가가 독점하는 교육이데올로기는 성서적·기독교 신학적 관점에서 비판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주최 학술대회에서 ‘쉼이있는교육’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참다운 안식의 개념을 확립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김 교수는 안식일 계명에 대해 “하층민과 을(乙)의 위치에 있는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무한히 확장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려는 현대정신과 정면으로 대항”한다며 “하나님의 안식은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지만 또한 우리가 수호하고 향유해야 할 과업이자 계명”으로 강조했다.

이어서 총신대학교 함영주 교수는 수도권 중고등학교 재학생 10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청소년의 쉼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학생 중 74.3%가 토요일에, 62.9%가 주일에 공부를 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 학교수업을 마친 후에도 2시간 이상 공부를 하는 학생이 64%, 5시간 이상 공부하는 학생은 13.6%나 됐다. 자연히 많은 학생들이 충분한 수면과 여가를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함영주 교수는 “대학입시와 성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적 구조와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참다운 쉼의 의미를 담은 프로그램을 학교와 마을공동체 그리고 교회가 적극 개설하고 보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석대 강영택 교수도 “청소년들의 건강한 배움과 성장을 위해서는 양적으로 충분한 쉼을 보장하고, 질적으로는 의미 있는 쉼이 되도록 성찰의 태도를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청소년 쉼을 위한 제도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 모델로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과정의 청소년들을 위한 오디세이학교, 꿈틀리인생학교, 꽃다운친구들 등을 소개했다.

성균관대 유재봉 교수는 “‘쉼(여가)을 위한 교육’은 ‘탁월성을 위한 교육’과 별개의 것이 아니라 양립가능하고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제하며 “단순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는 것이라기보다는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인식하며 그가 창조한 총체적 세계를 관조하고 향유함으로 새로워지고 충만해지는 시간”으로서 성경적 안식을 회복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장로회신학대 박상진 교수는 ▲학부모들의 의식개혁이 기반이 되는 운동으로 발전 ▲입시위주의 공교육에 대한 대안제시와 실현을 위한 노력 ▲쉼과 안식의 신학이 살아있는 한국교회의 회복과 솔선수범 ▲기독교 이외의 단체들과 소통 및 연대 ▲건강한 쉼의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 등을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쉼이 있는 교육’의 필수 과제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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