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 목사의 포토에세이]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누가복음 2장 31절)

누가복음에는 주의 사자가 사가랴에게 나타나 “사가랴여 무서워하지 말라. 너의 간구함이 들린지라.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네게 아들을 낳아 주리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고 알려준다. 그 여섯 달 후에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들어 다윗의 후손 요셉과 정혼한 갈릴리 나사렛의 동정녀 마리아에게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수태를 알려준 즉, 고지한 기록이 있다. 이 사건을 4자성어로 ‘수태고지'(受胎告知)라고 한다.

한·중·일 세 나라는 수천 년 동안 한자를 사용해 와서, 우리말의 70퍼센트 이상이 한자말이다. 이전 세대는 상용한자 1800자를 지정해서 학교에서 교육함으로 그 뜻을 알기가 쉬웠으나, 한 동안 한글 전용을 빙자로 학교에서 한자교육을 하지 않음으로 요즘 세대들 상당수는 신문도 잘 못 읽는다. 3~40년 전 책을 읽지 못하고, 읽어도 뜻을 명쾌히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한자어로 된 철학, 종교, 법, 사상 등의 용어는 순 우리말로 표현할 수 없어 소위 ‘무식한 지식인’을 양산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말 성경은 언어 보전에 큰 공로를 세웠다고 본다. 특히 복음의 내용을 4자성어로 압축하여 그 뜻을 새기게 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천지창조'(天地創造) ‘이신칭의'(以信稱義) ‘대망신앙'(大望信仰)하면 그 내용이 쫙 펼쳐지지 않는가? ‘수태고지 교회당’을 보면서 나름 느낀 바를 피력해 보았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