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독교음악에 있어서 2000년을 전후해 시작된 예배음악으로의 급격한 쏠림현상은 현재까지 이어져서 워십(Worship)은 물론 CCM 장르에 있어서도 그 주제와 내용, 그리고 표현 등의 다양성에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새로운 시도나 의미 있는 이야기를 던지는 가사가 담긴 곡들조차도 제대로 알려질 기회를 찾지 못하고 쉽게 잊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많은 크리스천 뮤지션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곡들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발표된 앨범들 중에서 좋은 가사들이 담긴 곡들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소개할 곡은 이강훈의 정규 1집 <Get in da bus>에 수록된 <아멘>입니다.

대구를 중심으로 ‘래디컬워십’으로 활동해 온 이강훈 씨는 지난 2013년 <밤이 밝다>라는 제목의 첫 싱글앨범을 발표한 이후 간간히 싱글들만 발표해 오다 6년여 만에 10개 트랙이 담긴 첫 정규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최근에는 주청프로젝트의 서종현 선교사와 함께 ‘EMT(Encoded Missionary Team)선교회’를 만들며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들을 통한 선교활동도 시작했습니다. EMT선교회는 ‘하늘의 메시지를 땅에 인코딩 하는 선교사들’로 번역합니다.

‘중력을 거슬러 올라 / 바람을 맞서서 날아 / 너의 삶을 찾아 날아 / 날개를 펴 하늘을 날아 / 바람을 타고 나를 맡기고 어디든 가 / 주님을 향해 두 팔을 펴고 / 바람을 타고 나를 맡기고 어디든 가 아멘’이라는 인상적인 가사를 담고 있는 타이틀 곡 <아멘>.

신앙생활을 하면서 수없이 고백하는 이 말이 때론 형식적이고 때론 반사적으로 쓰였음을 돌아보며 “이제 다시 진실한 아멘의 삶을 살자”라는 마음에서 만든 곡이라고 합니다. 그 안에 등장하는 ‘중력’이라는 단어는 마치 나를 잡아당기는 유혹과 시험, 또는 직면하는 여러 어려움들을 연상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얻는 진정한 ‘승리’도 바라보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기타연주와 함께 잔잔하게 시작하는 이 곡은 Rufus Wainwright의 <Across The Universe>를 연상케도 하는데, 악기 하나하나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이야기의 절정을 향해가는 구성이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곡입니다.

이 외에도 구원버스로의 초대, 어찌 보면 이 앨범의 음악들로 초대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1번 트랙 <Get in da bus>, 주일 아침의 사랑스런 풍경을 담은 <10:30> 등 독특하고 재미있는 가사들이 담겨 있는 이강훈 1집, 추천해 드립니다.

다음으로 소개할 곡은 김예린의 싱글 <달>에 수록된 타이틀 곡 <달>입니다.

싱어송라이터 김예린 씨의 첫 번째 디지털 싱글로, 5년 전 목 수술을 하고 다시는 노래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감사히도 조금씩 회복되어 이번 앨범을 작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나가는 구름이어라 / 스치는 바람이어라 / 건네는 위로와 그 눈빛 속에 / 그 자리에 나는 있었다 / 늘 너와 함께 있었다 / 깊숙이 차오르는 아버지 음성 / 물들듯 베어든다 변함없는 신실로 / 영원히 머무른다 온전한 그 빛으로…’

우리는 절망하고 깨어진 마음으로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순간에 직면할 수 있는데, 그런 순간에도 여전히 같이 계시며 함께 울고 위로하시는 아버지의 그 신실하신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완전하지 않은 목소리라고 하지만 그래서인지 오히려 더욱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해주는 이 곡. 아름다운 피아노와 첼로연주가 더해진 김예린의 <달>을 들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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