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동교회, 후원하던 낙도선교회서 승합차 기부 받아

▲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나눔과 섬김으로 서로를 세운 울산 작동교회 이태성 목사(사진 왼쪽)와 낙도선교회 대표 박원희 목사.

쌓은 덕이 항상 보상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인생을 배신하는 법은 없다. 가끔은 내가 베푼 이상의 은혜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것이 주님이 정하신 세상 이치이다.

울산 작동교회에서 사역하는 이태성 목사는 요즘 이런 은혜를 절감한다. 그 일은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됐다. “목사님, 승합차 한 대 사 주시죠.” 당돌한 부탁이었다. 전화를 건 이 목사도, 엉겁결에 통화를 하게 된 낙도선교회 대표 박원희 목사도 잠시 떨리는 가슴을 다독여야 했다.

사연은 이랬다. 작동교회는 몇 년 전 동해안에 불어 닥친 태풍으로 교회당과 사택이 물에 잠겼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교우들과 여러 이웃들의 발 역할을 하는 교회 승합차도 그 때 함께 침수됐다.

정부에서 보상금이 나오고 여러 교회들의 후원금이 답지했지만 예배당 수리가 우선이었다. 겨우 복구를 마치고 나니 차 수리비로 쓸 돈이 한 푼도 남지 않았다. 우려했던 문제가 일어났다. 툭하면 차가 길에서 멈추는 것이었다. 급히 손을 보아도 그 때뿐, 고장은 반복됐다.

그러다가 주일밤 고속도로 한 가운데서 차가 멈춰버렸다. 당황스럽고 겁마저 나는 상황에서 이태성 목사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이 오랜 동역자인 박원희 목사였다. 떨리는 손으로 버튼을 누르고,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앞뒤 없이 그만 새로운 승합차 부탁을 한 것이다.

박원희 목사에게도 이태성 목사는 특별한 존재였다. 교인 수 10명의 작은 공동체를 섬기면서도 더 어려운 낙도교회들을 위해 써달라며 20년간 꼬박꼬박 매월 3만원씩, 5만원씩 부쳐주던 고마운 사람이었다. 도울 곳도 많고, 돈 한 푼이 아쉬운 것은 낙도선교회 또한 마찬가지였지만 도저히 모른 체 할 수가 없었다.

그 때부터 박 목사의 수소문이 시작됐고, 이 목사는 새벽기도 시간마다 애절하게 간구했다. 마침내 응답이 이루어졌다. 낙도선교회의 후원자 중 한 사람인 금성전설산업 사장 김태문 장로(남서울교회)가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1700만원이라는 거액이 마련됐다.

당장 중고승합차를 구입할 수 있는 돈이지만, 이 목사와 교우들은 스스로 더 힘을 보태 아예 신차를 장만할 계획이다. 울주군 삼동면 사람들은 얼마 안 있으면 작동교회의 깔끔한 새 차를 구경하게 된다. 아마도 착한 종을 위해 주님이 예비하신 성탄선물이리라.

박원희 목사는 “많은 이들이 돈이 있으면 후원하고, 돈이 없으면 후원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후원이란 그저 주고받는 게 아니라 함께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가는 것”이라면서 “작동교회와 낙도선교회가 서로 섬김을 통해 주님의 나라를 이루어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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