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목사의 기독교인 심리카페]

▲ 김경수 목사
(광은교회·서울심리상담센터 센터장)

누구나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경향이 조금씩은 있다. 보통은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그러나 분열형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괴상한 생각을 행동으로 표현한다. 우리는 이들을 ‘괴짜 인생’이라고 부른다. 대부분 이런 사람들은 세상을 등지고 혼자서 살면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특이하고 왜곡된 인지적·지각적 행동으로 사람들의 눈에 빨리 띈다.

필자가 어린 시절 주일 예배시간에 경험한 일이다. 50세쯤 되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뜸하게 교회에 출석하였다. 그는 낮 예배에 나와 헌금 시간에 500원을 내고서는 헌금 바구니를 뒤져서 300원을 거슬러 가곤 했다. 때로는 100원을 헌금하고 80원을 거슬러가기도 했다. 홀로 멍 때리고 앉아있으면서, 다른 사람과 인사하거나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는 것을 무척 불편해했다. 어쩌다 말을 해도 두서가 없어서 알아듣기가 어렵고, 마치 무엇인가에 사로잡힌 듯 자기만의 이야기를 마치 예언하듯 중얼거렸다.

필자가 어려서는 정신병인줄로만 생각했던 그의 상태가, 이상심리학을 공부한 이후 분열형 성격장애라는 것을 알게 됐다. 분열형 성격장애(DSM-5)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착각을 포함한 유별난 지각 경험을 가지고, 괴이한 사고와 언어로 괴이한 행동을 하면서 직계 가족에게만 마음을 털어놓는 특징이 있다. 관계망상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괴이한 믿음이나 마술적 생각(미신, 텔레파시, 육감, 혼상과 집착)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사이비 종교 집단에 많다. 특히 착각과 유별난 지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편집증이 나타나 교주처럼 행동한다.

두 가지 서로 전혀 다른 증상들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하나는 지나치게 자신을 비하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능력자로 믿는다. 또 하나는 정반대로 자신을 초능력자로 여기며 스스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나는 결함이 많은 사람이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나는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안다”처럼 이인증(자신이 낯설게 느껴지거나 자신과 분리된 느낌)이 두드러지기도 한다.

대부분 이런 사람들은 교회에 잘 출석하지도 않을뿐더러, 교회에 와도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한다. 자신이 영적·심리적 치유능력이 있다고 믿기에 뒤에 앉아서 관망하는 자세로 예배한다. 이들에게는 신앙적인 돌봄이 필요하다. 오직 주의 능력으로 치유를 받아야 한다. “너희 중에 고난당하는 자가 있느냐 그는 기도할 것이요. 즐거워하는 자가 있느냐 그는 찬송할지니라.”(약 5:13). 이들에게 하나님의 치유하심이 나타나도록 이렇게 기도하자.

“우리를 치료하시는 하나님, 나는 연약합니다. 가계로부터 내려오는 분열형 성격장애를 치유하여 주옵소서. 부모님과 불안정한 애착관계로 인하여 혼란스럽습니다. 괴이한 믿음이나 마술적 생각이 치유되어서 객관성 있는 생각을 하면서 삶을 살기 원합니다. 나의 생각도 아시고 앉고 일어서는 것도 아시는 주님, 저의 분열형 성격장애를 치료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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