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환기의 50플러스 세대와 교회의 사역 ⑦

▲ 오창섭 교수
(서라벌대ㆍ대구동도교회 장로)

어느 날 직장에서 밀려났다. 심연의 나락에 떨어졌을 때, 할 일을 찾아 앞으로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삶의 의욕을 잃고 쓸쓸하게 노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필자의 지인 한 명은 은퇴 후를 준비해서 55세에 퇴직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다.

얼마 안 되는 강사료를 받지만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주면서 후학 양성에서 보람을 찾았다. 반면 다른 한 명은 준비가 안 된 채 퇴직하여 무엇을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았다. 인생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두 사람의 삶의 질이 달라졌다.

은퇴 후 인생 2막의 과제는 무엇일까? 과도한 욕심을 내려놓고 육체와 정신이, 일과 여가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인생 후반부의 핵심 키워드는 하모니(HARMONY)로 요약할 수 있다. 단어 순으로 살펴보면 건강(Health) 자기이해와 강점발견(Advantage) 리스크 관리(Risk) 삶의 의미발견(Mission) 일과 사회공헌의 조화(Occupation) 새로운 네트워크 및 커뮤니티 형성(Network) 그리고 당신(You), 선택은 스스로 하는 것이며 이 모든 것이 당신에게 달려있다는 의미다.

이 7가지 요소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지면 상 ‘일과 사회공헌의 조화’와 ‘새로운 네트워크 형성’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필자의 책 <응원>을 보면 착한 사진가 N씨가 등장한다. 그는 45세에 직장을 그만두었다. 잘 나가던 직장에서 비영리분야로 넘어와서 수입이 적어도 의미를 찾았다. 사진 전문성을 살려 장애인과 청년들을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일과 사회공헌이 조화(Occupation)를 이루었다.

이런 일들은 대개 유기적인 관계망(Network)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는 취업준비생을 위해 증명사진을 찍어주는 <열린 사진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무료로 정장을 대여해 주고 머리카락 손질과 사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3개 단체의 협업으로 진행했는데,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인생 2막 하모니를 위해서는 적절한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런 교육의 사례로 필자는 <마호니(MarHony) 응원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마호니란 하모니의 7가지 속성을 토대로 구성된 의미경영학교 8주 교육프로그램이다. 반응이 뜨거웠다. 1기 수료생 B씨(여)가 이런 소감을 남겼다. “50세의 예비 은퇴자인 제가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마호니 교육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을 얻었다.” 

교회는 인생 2막을 달려가는 50플러스세대를 위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우선 하모니의 요소를 반영한 은퇴자 인생설계 프로그램을 열 수 있다. 하나님께서 50플러스세대에게 원하시는 사명을 발견하도록 장년부 사역과 프로그램에 반영할 수 있다. 교회 평생교육원 강좌에 마호니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50플러스세대의 실행력을 키우기 위해서 현장에서의 체험능력과 일자리 연계 및 관계망 형성을 도와줌으로써 교회가 이들의 생존문제에 관심 가지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은퇴 후 무엇을 할 것인가?’는 목회자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연금이나 보험, 은퇴 후 사역 등 퇴직 후의 삶을 다루는 목회자 의미경영학교도 이런 점에서 필요하다고 본다.

조화를 추구하다 보면 인생의 가치관은 바뀐다. 자신도 의미 있고 사회에도 기여하는 제2의 전성기를 열어가고 싶지 않은가? 그렇다면 시도하라. 준비하는 인생에게 결코 후회란 없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 9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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