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감사예배… “한국교회, 철저한 회개 통해 모든 것 던져야”

교회의 연합과 일치가 힘을 잃은 시대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20주년을 맞았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이하 한목협)는 고 옥한흠 목사를 중심으로 1998년 11월 26일 15개 교단 1000여 명의 목회자들이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출범했다. 20년이 지나 13개 교단 100여 명의 목회자들이 11월 20일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감사예배를 드렸다. 출범 당시보다 더욱 분열한 한국교회를 보며, 5대 대표회장 이성구 목사(예장고신)는 “20주년 기념행사를 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말했다.

한목협은 ‘한국 교회와 사회의 미래를 위한 거룩한 도전’을 주제로 기념행사를 열었다. 감사예배와 기념식에 이어, 교육부총리 한완상 총재 초청 특강과 교계 4대 연합기관 대표자 초청 포럼 등을 진행했다.

▲ ‘교회연합 목회갱신 이웃섬김’을 목적으로 1998년 설립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20주년을 맞아 20일 사랑의교회에서 감사예배와 포럼을 진행했다. 한목협 설립을 주도한 옥한흠 목사는 소천했지만, 그 뜻을 이어가는 손인웅 전병금 김경원 목사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감사예배에서 설교한 전병금 목사(기장)는 통곡하는 심정으로 한국교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한목협이 출범할 때부터 옥한흠 목사와 함께 교회의 하나 됨을 위해 노력했다. 전 목사는 “지금 한국교회 상황은 연합이나 일치를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고래 뱃속의 요나처럼 회개해야 할 때”라고 외쳤다. 그는 “20주년을 맞은 한목협이 요나처럼 통곡하고 회개해야 한다. 그러면 고래 뱃속에서 나와 하나님의 놀라운 일을 한 요나처럼,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시고 놀라운 사역을 하도록 인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목협은 창립 당시 예장합동 교회갱신협의회, 예장통합의 생명목회실천협의회, 기감의 새로운감리교운동협의회 등 15개 교단 산하 개혁적인 목회자협의체를 중심으로 출범했다. 교회의 하나 됨(Unity) 목회현장의 갱신(Renewal) 청빈한 삶과 사회적 약자 돌봄(Diakonia)을 목표로 했다.

한목협은 현대교회사에 중요한 사역을 많이 했다. 2009~2010년 한기총과 교회협의 통합을 성공 직전까지 추진했고, 보수와 진보 교회를 대표해서 옥한흠 목사와 강원용 목사의 대담, 20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맞아 목회자 참회선언문 발표와 상암월드컵경기장을 흔든 옥 목사의 통회하는 설교, 그리고 열린마당 사회복지엑스포 성탄나눔행사 등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현재 한목협은 각 교단의 협의체들이 사라지거나 침체하며 크게 약해진 상태다. 20주년 기념행사 참석자가 100여 명에 불과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자체 역량은 감소했지만 한목협을 통해 태동한 교단장협의회는 현재 한국교회교단장회의로 명맥을 이어가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교단장회의는 한국교회의 주요 8개 교파, 30개 교단, 5만4000교회의 연합체인 한국교회총연합을 출범시켰고, 계속 교회연합기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한목협 20주년 기념행사에 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 교회협 이홍정 총무, 한교총 전계헌 공동대표회장 한기연 권태진 차기 대표회장을 초청해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연합기관 대표들은 11월 16일 한국복음주의협의회 발표회 때처럼, 교회연합의 원칙론만 말하고 연합의 실패를 다른 기관에 돌리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성구 대표회장은 인사말을 하며 20년 전 처음으로 기장 목회자와 함께 예배를 드린 감격적인 경험과 2010년 한기총과 교회협의 통합 불발의 아쉬움 등을 회상했다. 이 대표회장은 “내년에 한국교회가 주도했던 3.1운동 100주년을 맞는다. 당시 인구 1.3%에 불과했던 기독교인이 3.1운동을 이끌었다”며, “그 때처럼 하나님 앞에 온전히 모든 것을 던져야 한다. 새로운 하나님 나라를 상상하고 그 꿈을 이뤄가는 데 모든 것을 던지자”고 말했다.

한편, 한목협 20주년을 맞아 한완상 위원장이 특강을 했다. 한 위원장은 현재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맡고 있다. 오정현 목사도 옥 목사가 토대를 놓은 한목협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축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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