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환기의 50플러스 세대와 교회의 사역 ⑥

▲ 오창섭 교수
(서라벌대ㆍ대구동도교회 장로)

은행 빚을 겨우 갚았다. 지긋지긋한 빚 독촉과 스트레스, 옥죄던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던 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50플러스 세대는 피곤하다. 생계와 가족부양 등 늘 쫒기며 지내왔다. 어느 날 문득 ‘내 인생은 순항하고 있는가’ 고민에 빠졌다.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하면서도 그 길을 가고 있을 뿐이다. 과연 돌파구는 없는 것인가? 50년 후 원상이 회복되는 성경의 희년(year of jubilee)과 같이 50플러스 세대도 희년의 나팔을 불어야 한다. 인생의 희년은 곧 회복이며 재정렬이다.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문을 여는 것이다.  

몇 년 전 퇴직을 심각하게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50줄에 접어든 나에게 히든카드는 있는가? 인생 2막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그러던 차에 ‘의미경영’이라는 비전을 생각하게 되었다.

힘들어하는 청년들과 베이비부머, 시니어들이 사명을 발견해서 힘차게 살아가는 모습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인생 희년을 열어가기 위한 체계화 과정이 바로 ‘의미경영’이다. 소명 발견과 인생의 키워드, 그리고 자기 경영을 통하여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새로운 출발을 돕는 일, 그것이 나의 사명이구나,’ 마침 2015년은 필자가 태어난 지 만 50년이 되는 희년(禧年)을 맞는 해였다.

의미경영은 개인차원의 ‘제2의 인생설계’에 머물지 않고 공동체를 이루어 손잡고 나아간다. 현장지향성과 스토리두잉(Story-doing)이 특징이다. 이런 정신에 입각하여 인생후반전을 꿈꾸며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해 발족된 ‘의미경영 인간도서관’들이 현재 활동 중이다. 의미경영콘서트를 통하여 하나님 안에서 변화된 삶, 히스토리(History)를 나누며 청년들의 꿈을 찾기 위한 멘토링 사역과 비전여행도 진행하고 있다.

얼마 전 이 모임의 멘티 청년 한명이 멘토링을 통해 대구광역시가 지원하는 청년공모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취업이 되었다. 이 모임의 특징은 50플러스 세대들의 인생 2막을 열어가는 대안 준비와 실천방식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독공동체 프로보노(Probono), 또는 분야별 전문가로서 다음세대를 위한 롤(Role) 모델이자, 학원복음화를 위한 멘토로서 활동하고 있다. 멘티들에게는 진로 설계와 고민상담 및 취업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인생 희년을 선포하기를 원하는 50플러스세대 성도들을 위하여 교회공동체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첫째, 50플러스 세대나 시니어 성도들이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도록 돕는 일이 가능하다. 자신의 인생키워드를 발견하여 히스토리(History)나 자서전을 작성하도록 코칭할 수 있다.

둘째, 지역별로 의미경영콘서트를 계획하고 교회 내 관심자들을 이 사역에 참여시킬 수 있다.

셋째, 청년멘토단 연계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교회 내 청년들과 50플러스 세대를 연결하는 멘토링 사역을 진행할 수가 있고 자유학기제와 같이 중·고등학교의 전문직업인 초청 행사에 교회 내 전문가를 파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역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원리 습득과 사례 공유를 위한 세미나를 시찰이나 노회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다.

인생 1막을 정신없이 달려온 50플러스 세대들, 힘들다고 주저앉을 것이 아니라 인생후반을 꿈꾸며 함께 달려 나가면 어떨까. 65세의 나이에 단돈 105달러를 가지고, 1008번의 거절을 딛고 KFC의 눈부신 결과를 이룩한 할랜드 샌더스(Harland Sanders)처럼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어쩌면 눈부신 2막 인생은 사명 발견자의 몫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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