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현교회, 금요일 ‘나무들예배’ 서 신앙뿌리 내려

▲ 서울은현교회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영어예배에서 찬양과 율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소요리문답 통해 바른 복음 전수, 교회 기둥으로 성장

매주 금요일 저녁 8시가 좀 넘으면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 2동에 위치한 서울은현교회(최은성 교회)에 아이들 손을 잡거나 품에 안은 교인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함께 교회를 찾은 가족들은 교회에 들어서면 어른들은 금요 성령집회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나무들예배로 각각 흩어진다. 엄마 아빠와 헤어지는 것이 섭섭할 법도 한데, 아이들은 얼른 예배를 드리러 가고 싶어 발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8시 50분에 시작해 2시간 넘게 진행되는 나무들예배는 특이하게도 기독교 교리교육의 핵심인 ‘소요리 문답’ 107문을 한 주에 하나씩 노래와 율동으로 따라 부르고 춤추는 흥겨운 시간으로 시작한다. 요즘 아이들의 음악 취향을 고려해 ‘랩’ 형식에 소요리 문답의 내용을 담아 만든 노래를 귀여운 상어 의상을 입은 인도자가 신나게 춤추며 노래하면 아이들이 따라하며 꺌꺌 웃어댄다. 9살 심예빈 양은 “보기만 해도 웃긴 랩상어와 함께 소요리 문답을 배우는 게 너무 재밌고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놀이를 하며 뛰어노는 것도 신나요. 매주 예배가 기대돼요”라고 말했다.

▲ 조부모-부모-자녀 3대가 함께하는 예배에서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찬양팀과 함께 노래하고 있다.

소요리 문답 암송이 끝나면, 하나님의 자녀로 이 땅에서 신실하고 진실하게 살았던 성경 속 인물을 배우는 ‘위대한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시간을 가진다. 그런 후에는 십계명, 사도신경, 주기도문의 참 뜻을 배우고 어떻게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지를 함께 배우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기도가 필요한 친구와 가족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함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들을 하며 보낸다.

나무들예배는 6세~13세 어린이들을 위한 예배이지만, 나무들예배를 사모하는 중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세움이’라는 이름으로 동생들이 예배를 잘 드릴 수 있도록 찬양과 율동, 악기 연주, 놀이 보조 등으로 돕는 역할을 하며 참여하고 있다. 교역자들 또한 금요 성령집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인들이 선생님으로 자원해 어린이와 세움이들을 지도한다. 그 교인들 또한 다시 예배에 집중할 수 있도록 6개월 단위로 새로 선생님을 세우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렇듯 아이들이 선생님과 언니 오빠들과 함께 신나게 예배를 드리는 동안, 어른들은 마음 놓고 예배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김미라 집사는 “아이들이 태어난 후에는 금요일 저녁 예배 등 평일 예배에 참석 자체가 어렵고 참석해도 예배에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아이들을 나무들예배에 맡기고 예배에 집중할 수 있어 안심이 되고 아이들도 예배와 말씀, 기도를 사모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 ‘좋은 씨앗’ 유아부 아이들이 부모와 교사들과 함께 놀이하며 교제하고 있다.

박미선 집사는 “아이들이 나무들예배에서 배운 소요리 문답 이야기, 친구와 가족을 위해 기도한 이야기를 집에 와서 함께 나눈다”며 “뒤늦게 신앙생활을 해서 신앙이 깊지 못했는데, 금요예배로 신앙생활이 깊어지고 집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라고 고백했다.

나무들예배가 금요일마다 진행된 지도 7년째. 매주 하나씩 소요리 문답 107문 전체를 2번 공부한 학생이 60명에 달한다. 처음 낯선 소요리 문답을 접했던 자그마한 나뭇가지들이 서울은현교회를 지탱해 갈 건강하고 튼튼한 기둥이 되고 있다. 교육디렉터를 맡고 있는 양우영 목사는 “나무들예배는 주일예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적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그에 더해 나무들예배를 졸업한 후에도 중고등부 아이들이 신앙의 후배들과 함께 예배드리며 교사로, 찬양팀과 워십팀으로 그들을 지도하면서 자연스럽게 평신도 지도자로 성장하는 아름다운 결실까지 맺고 있어 놀라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 교회학교 수료식에서 믿음의 단계가 성장하는 것을 서로 축하하고 있는 교사와 부모, 아이들.

남들이 다 어렵다고 엄두조차 내지 않는 교리교육을 금요 저녁 예배와 결합해 교회의 뿌리부터 건강하게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담임목사인 최은성 목사의 비전과 강한 의지,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은성 목사는 “어린아이 때부터 소요리 문답을 통해 복음을 바르고 재미있게 배워온 아이들이 신앙에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잔뼈가 굵어져 교회의 기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복음이라는 본질을 다음세대에 잘 전하기 위해서는 그 세대에 맞는 언어와 문화 등 끊임없이 변화하는 비본질적인 부분을 예배에 반영해 가르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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