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목사(주필)

러시아를 몽골로부터 완전 자유화로 이끈 주인공이 무려 43년간을 러시아의 대공으로 군림했던 이반 3세(Ivan The great 1440~1505)였다. 이반 3세는 조공을 요구하는 몽골 칸의 편지를 찢어버리며 독립을 선언했던 것이다. 이반 3세의 치세로 러시아는 다시 발트해로부터 우랄산맥까지 통치하는 대제국을 이룬다. 이반 3세에게는 대제(The great)라는 칭호가 주어졌는데 이반은 헬라어의 요한을 슬라브어로 부르는 이름이다.

이반 3세는 비잔틴 황제의 조카 소피아 공주와 결혼한다. 그 후 1453년 5월 29일 비잔틴 로마제국이 오스만 제국의 메메트 2세에게 멸망당하자, 이반 3세는 러시아가 새로운 계승자임을 천명하였고 모스크바를 제국의 로마로 부르게 한다. 이반 3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비잔틴 제국의 쌍 독수리 문장을 사용했고 황제라는 칭호를 처음 사용했는데 그것이 차르(Tsar)였다.

이반 대제 이후 러시아는 그의 아들 바실리 3세가 통치하면서 부친의 정복사업을 이어나간다. 그 후 이반왕조에서 가장 논란이 된 인물이 이반 뇌제(Ivan the terrible, 1530~1584)이다. 그는 바실리 3세가 세상을 떠나고 세 살 때 제위에 오른다. 8세때 그의 모후가 암살당했고 권력을 장악한 귀족 보야르의 손아귀에서 희롱을 당하며 자란 그는 정서적 불안 속에서 모든 이들에 대한 의심과 적의를 갖게 되었다. 이반 왕조에서 이 사람만큼 무서운 군주는 없었다. 이 사람이 통치한 50년은 공포의 시대였기에 뇌제(the terrible)로 불린 것이다.

이반은 어린 시절 자신을 무시했던 귀족을 개에게 물려 죽게 했고 맘에 안드는 귀족은 혀를 잘라 버린다. 이반 4세는 강력한 중앙집권제를 정착시키면서 정복사업에 앞장서 몽골족의 잔재가 남아있던 카잔과 아스트라한의 두 나라를 복속시켰고 시베리아까지 수중에 넣는다. 이런 이반 뇌제를 도운 이가 왕비 아나스타시아였다. 그는 온화한 여인으로 자애로운 황후였는데 1560년 갑작스런 죽음을 당한다. 이것이 이반 4세에게는 큰 불행으로 다가온다. 그동안 숨겨져 있던 내면의 성격이 표출되면서 이반 4세는 뇌제로 변하였다.

오프리치니키라는 비밀경찰대를 조직해 무제한적 권력을 휘둘렀다. 자신에게 바른 말을 하는 모스크바 총대주교 필립마저 죽인 이반 뇌제는 아들마저도 강철 지팡이로 죽이는 미치광이가 되었다. 이반 뇌제는 자신이 처형한 모든 이들의 용서를 구하고 명복을 빈다. 참회를 위해 요나라는 이름을 받고 수도사의 옷을 입었던 그는 낮에는 황제 밤에는 수도사가 되어 살다가 1584년 세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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