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봉산희년교회, 공동체사역 의미있는 성과

전인치유 비전 바탕, 자립목회 모델로 ‘우뚝’

▲ 마을기업과 함께 재배하는 친환경 배추를 살펴보는 이박행 목사.

‘천봉산희년교회’는 태생부터가 독특한 공동체였다. 이름 자체가 독보적이었고, 정체성과 사역은 더욱 비범했다. 전남 보성군 복내면 일봉리의 산골짜기에 자리잡으며 이박행 목사는 동역자들과 치유공동체를 꿈꾸었다.

그래서 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www.boknae.org)를 중심으로 기독교전인치유사역이 이루어졌고, 천봉산희년교회를 찾는 이들도 대부분 암을 비롯한 난치병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교회가 할 일은 절망과 슬픔의 언저리에 서성거리는 이들을 끌어안고 위로하며, 새롭게 하는 것이었다.

그 가운데서 깊은 영성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과 인간에 대한 이해, 그리고 참된 건강을 누리는 세상을 향한 비전이 자라갔다. 신학자 의사 농부 음식전문가 예술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대외적으로 탄탄한 인맥이 쌓였다. 자연스럽게 교계와 의료계 학계 등의 주목도 받았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지역교회로서 천봉산희년교회의 존재감은 그리 뚜렷하게 나타나지 못했던 것이다. 일종의 ‘특수목회’ 내지는 ‘기관목회’의 성격이 강하다보니 마을과 교회의 거리를 좁히는 작업이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 작업 또한 느리지만 꾸준히 진척됐다.

▲ 최금옥김치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주민들이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치유사역에 마을의 이웃들을 조금씩 동참시키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신뢰를 쌓았다. 치유사역을 통해 얻은 건강 환경 농업 예술 등 여러 분야의 노하우들도 아낌없이 나누었다. 대규모 치유축제를 지역사회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과정에서 둘 사이의 거리는 더욱 좁혀졌다.

마침내 그 노력의 결실은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세상에 나타났다. 일봉리 일대에 숲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친환경펜션을 운영하면서 정부로부터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받는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더욱 의미 있는 또 하나의 결실은 ‘복내마을영농조합’라는 이름으로 마을기업을 탄생시킨 일이었다. 이박행 목사와 마을주민들이 의기투합해 친환경 유황배추 재배에 돌입한 것을 계기로 판로가 점점 커지더니, 나중에는 김치공장 운영으로 이어진 것이다.

▲ 천봉산희년교회는 마을교회 기능을 점점 키워가고 있다. 예배당 전경.

이박행 목사의 아내 이름을 딴 ‘최금옥 김치’를 브랜드로 김치생산과 판매, 김장 대행, 체험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사업이 교회와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사업에 진주 사천교회(정계규 목사) 부산 부전교회(박성규 목사) 운화교회(이현국 목사)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등 여러 도시교회들이 절임배추 공동구매나 체험투어 등으로 적극 협력하고 있다.

여기서 얻은 자신감을 가지고 이박행 목사는 전국 교회를 상대로 한 김장김치 납품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납품사업은 절임배추만 제공하거나, 김치 공장을 교회에서 단체로 방문해 김치를 담그거나, 김치 완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수익금의 일부는 지역인재 양성사업에 사용된다. (061)853-7350.

도시교회와 농촌교회의 협력을 통해 상생의 문화를 만들고,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확산시키며, 일자리 창출과 농촌경제 활성화라는 효과를 한꺼번에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이 목사의 설명이다. 더욱 중요한 소득은 이를 통해 교회와 마을이 한 공동체로 묶였다는 점이다.

총회교회자립개발원은 이 사례에 주목하여 도농상생의 모델로 적극 제시하는 한편, 전국의 농어촌 목회자들을 복내로 불러 모아 자립목회의 해법을 제시하는 목회자수련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 총회자립개발원 주최로 복내마을을 찾아와 수련회를 갖는 전국의 농어촌교회 목회자들.

이박행 목사 개인적으로도 그간의 전인치유사역과 마을공동체사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스 후’에 이름이 등재되는 영예를 누리게 됐다. 목회자 신분을 가진 인물로서는 이례적으로 이룬 성과이기에 주변의 지인들까지 큰 경사로 받아들인다.
천봉산희년교회의 무게 중심은 이제 마을교회 쪽으로 조금 더 많이 옮겨졌다. 그렇다고 치유사역의 비전을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개개인의 생명을 치유하는 꿈을 넘어서 세상과 시대를 치유하는 거대한 꿈으로 비전은 더욱 자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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