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1주년 기념 일제 산물 <성경목록가> 우리 곡조로 개작...한국교회 공유 의미 더해

▲ 수영로교회가 종교개혁 501주년을 맞아 일제 산물인 기존 <성경목록가>를 우리의 곡조로 개작해 한국교회와 공유하는 의미 있는 사업을 시작했다. 새로 탄생한 <성경목록가>를 수영로교회 주일학교에서 발표하고 있다.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가 종교개혁 501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를 대상으로 의미 있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영로교회는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종교개혁의 핵심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성경을 가까이 하는 다채로운 사역들을 진행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성경목록가> 제작 및 공유사업이다. 수영로교회가 새로운 <성경목록가>를 제작한 데는 합리적인 명분이 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는 <성경목록가>는 세대를 막론하고 많이 불리는 노래로, 66권의 신구약 성경을 순서대로 익히기 위해 배워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 <성경목록가>는 일본 제국주의 산물이라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실제 성경목록가는 일본 메이지 33년인 1990년에 오노 우메와카가 작곡한 <철도창가-도카이편>이 원곡으로, 일제가 도쿄 신바시에서 요코하마로 철도를 개통했을 당시 부른 4행 66절의 노래이다. 일본 제국주의를 선전하고 미화시키기 위해 제작한 곡임에도, 그동안 <성경목록가>는 물론 <요일가> <학도가> 등에도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수영로교회가 <성경목록가> 제작에 나선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성경을 친숙하게 하는 교육 도구로 유용한 <성경목록가>를 일제의 선전도구로 계속 활용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유산이란 것, 그래서 새로운 <성경목록가>를 제작해 한국교회가 성경으로 돌아가는 작은 개혁에 도움을 목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성경목록가> 특성상 어린아이나 새신자들이 성경을 알아가는 좋은 연결고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영로교회가 종교개혁을 기념해 일본 곡조가 아닌 우리의 곡으로 재탄생시킨 것은 의미가 크다.

새로운 <성경목록가> 제작은 예수전도단 화요모임 찬양인도자 출신 윤주형 목사(수영로교회 찬양담당)가 전담했다. 윤 목사는 “새로운 곡으로 탄생한 <성경목록가>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부르며 성경목록을 외울 수 있도록 고려하며 작곡했다”고 했다. 윤 목사의 말처럼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몇 번 접하면 입에 맴돌 정도로 중독성이 있어 충분히 대중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영로교회가 제작한 <성경목록가 501>은 종교개혁기념일인 10월 31일 한국교회에 무상으로 공유한다. 새로운 <성경목록가>는 수영로교회 홈페이지(www.sooyoungro.org)에서 음원과 악보, 뮤직비디오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수영로교회는 이와 더불어 성경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사업으로 종교개혁을 기념하고 있다. 우선 성도를 대상으로 선착순으로 모집한 26명의 성경필사와 박형만 작가의 나무에 쓴 성경필사 작품을 별도의 공간에 마련해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종교개혁기념 주일 전날인 27일에는 영화 <루터>를 상영해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도 마련했다. 또한 한주간 새벽기도회와 수요예배, 주일오후예배에서 성경의 정경성 계시성 권위성 충분성 명백성 영감성 완전성 등을 주제로 성경을 이해하는 기회도 가졌다.

▲ 종교개혁 501주년을 맞아 성경필사 전시회에서 수영로교회 성도들이 관람을 하며 성경의 중요성을 마음에 담고 있다.

이외에도 성도들이 좋아하는 성경구절을 캘리그라피로 적어 선물했고, 향후 성경을 가까이 하기 위한 성경책 들고 다니기 캠페인도 전개할 예정이다.

이규현 목사는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하는데, 개혁의 기준은 하나님의 말씀이어야 한다”면서 “종교개혁 501주년을 맞아 위대한 유산인 성경을 가까이 하면서 개혁의 실천을 함께 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