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교육·복지실천학회 학술대회

한 세대 만에 교회학교 무기력한 쇠락 … 신앙과 삶 통합교육으로 혁신해야

쇠퇴하고 있는 주일학교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교회와 가정, 학교를 분리했던 과거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빛과 소금으로 양육할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신앙과 생활을 분리하고, 학년별로 분리했던 교회교육은 소망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한국교회교육·복지실천학회 학술대회에서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허계형 교수(총신대학교)는 다음세대의 붕괴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예장통합의 유치부 주일학생 변동 현황을 살펴보면 2006년에 7만5000여 명이었던 학생이 2015년에는 5만5000여 명으로 주저앉았다”고 지적했다.
통계에 의하면, 불과 10년 만에 유치부 학생 26.66%가 교회에서 사라졌다. 이러한 추세라면 한 세대 만에 한국 교회는 유럽 교회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허계형 교수는 교회교육의 문제점을 네 가지로 요약했다. 교회교육의 위기는 첫째 학생 숫자라는 양적 감소뿐만 아니라 ‘교회교육의 무기력’이라는 질적인 하락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인구감소와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주일학교는 더 이상 부흥할 수 없다” “주일학교 쇠퇴는 어쩔 수 없는 사회 전반적 현상이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실패한다”는 패배감이 위기를 가속시켰다는 뜻이다.

▲ 한국교회교육·복지실천학회가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발제자들은 붕괴 위기에 놓인 교회교육을 회복하려면 통합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이 다음세대 교회교육 부흥을 다짐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교회교육의 위기는 둘째 ‘신앙과 삶의 분리’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진정한 교육은 책상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서 적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거 교회교육은 교회 안에서의 신앙만 강조해왔다는 것이다. 분리된 교육은 소금과 빛의 삶을 살지 못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교회 내부의 위기를 불러왔다.

셋째 학부모에게 교회교육보다 ‘외부교육’이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에 교회교육이 위기를 맞았다. 성공지상주의와 학벌주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교육은 주일학교가 아니라 외부교육이라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주일학교의 양적 감소에 기여했다.

넷째 ‘증거기반(Evidence Based)’ 즉 그동안 축적해온 교회교육의 전략과 방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실수도 주일학교를 위기로 내몰았다. 특히 유아부와 유치부는 가정과 함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교회는 이를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다. 신앙과 더불어 사회성을 교육하고, 성경지식보다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교회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인정하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않았다.

허계형 교수는 “위기의 교회교육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우선 다음세대 인재상을 적립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교회교육 인재상이란 경건, 인성, 지성이 균형적으로 발달해 세상에 빛이 되는 다음세대다. 주일학교 시기는 인격형성과 더불어 신앙형성의 토대를 구축하는 시기이자, 관계를 통한 사회성과 기독교세계관이 정립되는 때다. 따라서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를 바르게 정립하고, 사회적 관계도 함께 세워가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일학교는 단순히 아이들을 보호하는 기관도 아니고, 성경지식을 가르치는 교습소도 아니다. 삶의 전반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 바로 교회교육 현장이다. 따라서 “주일학교 목표를 경건에만 맞추지 말고 인성과 지성 영역도 포함된 균형 있는 교회교육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계형 교수는 끝으로 교회-가정-사회를 잇는 통합을 강조했다. 교회에서의 신앙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정예배로 신앙이 단단해지고, 사회정서 인성교육을 통해 기독교세계관을 갖춘 다음세대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일학생이 전교인 중 40%를 차지하는 대구대흥교회(정명철 목사)는 주일학교 사역 중심에 ‘교사제자훈련’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정명철 목사는 “철저한 제자훈련을 통해 키워진 교사들은 가르치는 선교사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대흥교회의 주일학교는 ‘연계교육’과 ‘가정통합’으로 부흥을 맛보고 있다. 주일학교와 제자비전 아카데미, 유아학교, 지역사회 연계교육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특히 영수학원, 토요학교, 아트스쿨, 방과후교실, 섬머스쿨 등 다양한 지역사회 연계교육은 교회-가정-학교를 융합하고 통합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정명철 목사는 “대흥교회의 특징은 교사들이 담임목사와 제자훈련을 통해 키워진 작은 예수”라면서 “교사들은 가르치는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가지고 기독교적 교육방법으로 다음세대를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흥교회 제자비전 아카데미는 세례요한처럼 심령이 강한 사람을 키우고 있다. 강력하게 복음으로 훈련된 다음세대는 땅끝까지 증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영주 교수(총신대학교)는 청소년부 교육혁신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가 주장한 혁신방안은 △장년중심목회에서 교육목회철학으로 전환 △청소년 친화적 교육환경으로 전환 △스마트러닝 활용 △성경적세계관 및 교리교육 강화 △관계중심 소그룹 강화 △신앙교육생태계 강화 등이다.

이밖에 대길사회복지재단 사무국장 박종남 목사가 ‘한국교회 교회복지 실천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발제자들은 “교회교육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주일학교가 혁신되어야 다음세대에 소망이 있다. 혁신의 첫 번째 주자는 담임목사와 교역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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