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 김영식(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대학 입시를 위한 수능 시험일이 다가왔다. 부모들은 대부분 자녀들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를 바란다. 교회에서는 한 두 달 전부터 성도들에게 수능 시험을 준비하는 자녀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요청하고, 또 상당수 교회에서는 별도로 수능 기도회를 열어 자녀들을 위한 기도회를 이어가고 있다.

자녀의 삶의 중요한 시점에서 자녀를 위해 기도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기도는 꼭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가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루어지는 사찰과 산 속의 무속 신앙과 다르지 않다면 그 기도가 진정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인지 의문이 든다. 자신의 자녀만을 위해 기도하는 이기적인 기도, 성공과 복만을 바라는 기복적인 기도, 자녀의 학업과 성적에만 관심을 갖는 편향적인 기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자녀를 위한 기도의 내용을 이렇게 바꾸어 보자.

첫째, 두려움에 지지 말고 하나님의 평안을 구하는 기도를 하자. 시험을 준비하고 치르는 모든 과정 가운데 주께서 그 마음을 평안 가운데 붙드시고, 시험의 결과를 주께 맡기며, 정직한 마음을 허락하사 요행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지혜와 평안 속에 머물기를 위해 기도하자.

둘째, 내 자녀가 자신의 삶을 주관하고 인도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믿는 믿음을 달라고 기도하자. 시험을 잘 보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시켜 주실 것을 구하는 기도는 다른 사람은 떨어뜨려 주기를 구하는 것과 같다. 능력의 한계를 갖고 있는 우리가 지금 당장은 그 대학에 가면 우리 삶이 성공할 것 같으나 하나님의 관점은 다를 수 있다. 다른 길이 더 좋은 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대학에 합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며 살아가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잠 3:5~6) 는 말씀이 자녀의 삶에서 이루지기를 위해 기도하자. 수능점수와 대학을 넘어서 하나님이 내 삶에 심어주신 은사와 가능성, 그리고 하나님이 나를 통해 펼치시기를 원하는 소명과 비전을 끊임없이 묻고, 이를 붙들고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이 나를 위해 예비해놓으신 길로 담대히 나아갈 수 있는 믿음을 주시기를 구하는 기도를 드리자.

셋째, 이 땅의 다음 세대들에게 신앙의 전승이 이루어지기를 위해 기도하자. 호세아 선지자가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 네가 지식을 버렸으니 나도 너를 버려 내 제사장이 되지 못하게 할 것이요 네가 네 하나님의 율법을 잊었으니 나도 네 자녀들을 잊어버리리라’(호 4:6)했던 것처럼 다음세대가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관심도 없는 현실이다. 먼저는 기도하는 우리가 하나님을 알기를 위해 힘써, 자녀들에게 신앙을 온전히 물려줄 수 있기를 위해 기도해야 할 때이다.

넷째, 한국의 교육을 위해 기도하자. 우리 교육은 대입에 너무 많은 중점을 두어 한 사람의 몸과 마음과 지식이 고루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육이라 말할 수 없다. 모든 아이들이 각자의 재능과 시간에 따라 성공을 경험하는 교육, 한 번의 실패가 영원한 실패로 연결되지 않고 오히려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많은 사람을 유익하게 하는 삶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을 꿈꾸는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위해 기도하자. 이를 위해 복음의 정신 위에 세워진 기독교학교들과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기독교적 원리에 따라 교육할 수 있는 정신과 능력을 주기를 위해 기도하고, 교육 현장에 부름 받은 기독교사들이 삶의 모범과 탁월한 가르침을 통해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며, 수업과 교육을 진리 가운데서 회복시키는 운동을 잘 감당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자. 한국 교육이 앓고 있는 입시, 사교육 문제에 대한 기독교적 대안을 만들어가는 운동이 한국교회로부터 시작하여 이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역사를 일으켜 주시기를 위해 기도하자.

수능을 앞두고 일어나는 기도회들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기를 희망한다.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푸른 의의 나무가 되기를 구하고, 좋은 신앙을 유산으로 물려주기를 구하는 기도는 매일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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