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기획/변화, ‘인人제制 혁신’으로 완성된다] ③대담:개혁, 관성의 벽을 넘어라

절박한 변화 열망 확인한 103회 총회, 교단개혁 주춧돌 놓아야
전문성보다 정치 우선하는 상비부 통폐합 로드맵 실행 시급
교단 컨트롤타워 구축, 교회적 도전에 분명한 대안 제시해야

제103회 총회의 화두는 단연코 ‘변화’였다. 처음으로 내건 슬로건이 ‘변화’였고,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는 공유된 가치가 3일 만에 모든 회의를 마치는 파격을 이끌어 냈으며, 변화를 뒷받침할 유의미한 결의들도 쏟아냈다. 많은 부분에서 변화의 모습을 보여준 제103회 총회는 파회했다. 어느새 40여 일이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변화된 총회를 기대하는 교단 구성원들이 많다.

변화되는 교단의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사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진정한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인적·제도적 혁신이라는 동력이 가동돼야 하기 때문이다. 변화는 변화를 이끌 변화된 사람이 필요하며, 지속가능한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제도가 뒷받침해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변화는 구호처럼 쉽지 않다. 어느 조직이건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다. 바로 ‘관성’이다. 이번만큼은 변화되는 교단을 기대하는 구성원들의 열망은 아랑곳 않고 벌써부터 기득권 유지를 위한 정치적 술수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극도의 정치성, 자신의 자리와 역할에만 관심 갖는 소아적 발상, 창의성 없이 전례대로 일하려는 안일주의가 벌써부터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야말로 변화와 개혁을 가로막는 ‘관성’이다. 개혁을 가로막는 관성을 극복하지 못하면 변화를 기대했던 이들의 상실감은 더 커질 것이며, 지난 총회에서 극적으로 얻은 변화의 동력마저도 식는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변화를 추구기 위해서는 어떠한 혁신이 필요할까? 그 길을 찾기 위한 이번 기획의 마지막 순서로 김장교 목사(서성로교회), 윤희원 목사(효성교회), 류명렬 목사(대전남부교회) 3자 대담을 진행했다. 세 명의 대담자로부터 제103회 총회가 갖는 의미, 인적 제도적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한 변화 모색 방안, 과거와 전례로 끌어당기는 관성을 타파하기 위한 길을 모색한다.

변화를 위한 제103회 총회가 남긴 의미

▲ 김장교 목사(서성로교회)

▲103회 총회는 대체로 변화의 당위성을 제대로 부여했다고 평가한다. 이번 총회에 나타난 공동체적 변화의 요소는 무엇이며, 왜 이러한 변화의 열망이 나타났는가.

=김장교 목사(이하 김):곪을대로 곪은 납골당 문제, 총신 사태, 교단의 불합리성에 대한 염증이 표출된 것이다. 이번을 계기로 총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열망이 담겼다고 평가할 수 있다.

=윤희원 목사(이하 윤):그동안 생산적이지도 않고, 불필요하게 갑론을박하는 하는 모습에 지쳐있었다. 이제는 우리도 생산적일 수 있다는 의식이 공유됐다고 본다. 총회 현안보다는 변화 자체를 그대로 수용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류명렬 목사(이하 류):회무처리나 결의방식의 변화도 있었지만, 그보다 앞서 소모적인 총회로는 시대를 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절박함과 절심함이 변화로 나타났다. 좋은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직과 단체의 변화와 혁신은 사람과 제도개혁이 뒷받침해야 가능하며, 지속성을 갖는다. 그렇다면 제103회 총회가 변화와 혁신을 위해 놓은 주춧돌은 무엇인가.

=윤:제도개선 열망이 전반적으로 내재해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사람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의식까지 이어진 것 같다. 그러나 아직은 미미하다. 의식개혁을 지속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류:소수 인사에 편중된 총회 행정으로 불신이 높았다. 이번에 교단을 구성하는 총대들의 고른 인사등용 토대를 마련한 것이 의미 있다.

=김:이번에 나타난 변화의식은 시대에 대한 위기감이 컸다. 그리고 한국교회를 향한 제도권의 도전이 크게 작용했다. 정치를 업으로 삼는 총회가 아니라, 변화를 이끌 사람을 세워야 한다는 인식이 작동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그만큼 총대들이 젊어졌다는 진단도 가능하다.

 

‘인(人)’, ‘제(制)’ 혁신 정착 방안

▲ 류명렬 목사(대전남부교회)

▲인사 개혁을 꾀하기 위해 회전문인사 차단, 1인1위원직도 규칙화했다. 이는 고른 인재등용을 하겠다는 것이며, 정치꾼 양성을 막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남은 과제는 고른 인재등용 못잖게 전문성과 효율적 인사배치가 과제다. 교단 운영과 사역에 지속가능한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선 어떤 인적 쇄신과 제도가 뒷받침이 필요할까.

=김:이번에 처음 공천위원회에 들어갔다. 공천 자료로는 누가 인재인지 모른다. 인재풀이 없을뿐더러, 제도적으로 인재를 활용할 구조가 전무하다. 이로 인해 사업의 연계성과 전문성이 사라졌다. 1년 단위이지만 상비부 등에 러닝메이트 제도를 도입해 주요가치를 세워가면서, 사업을 다각화시키는 방법이 필요하다.
=윤:“공천위를 장악하면 총회를 장악한다”는 말이 있다. 고른 인재등용을 하려면 총회임원이나 상비부를 3구도로 한정하는 현재로선 한계다. 숫자도 너무 많다. 상비부 조직에 관해 부장에 자율권을 줘야 한다.

=류:공천부터 생산성과 전문성 떨어지는 것이 명확하다. 반면 정치성은 발달해 있다. 노회에서 보고서를 올릴 때 간략하게나마 총대들의 경력, 학력 등 전문성을 명기하는 1차적인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상비부 임원들은 사업을 가동하는 엔진 역할을 하고, 상비부원들에게 주어진 아젠더를 연구할 기능을 주고, 장외로 전문가를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김:고른 인재등용을 위해서는 낙하산 인사를 막아야 한다. 전문성은 재교육을 통해 끌어올려야한다.

=윤:상비부도 인수인계가 잘 이뤄져야 한다. 문제점을 인지하고 개선해야 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현재는 사람이 바뀌니 원점으로 돌아가 버린다. 자연히 전문성과 연속성은 떨어진다.

=김:동감한다. 버전업 구조를 하루 속히 만들어야 한다.

=류:상비부 고유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이를 연계할 노력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그렇다면 현행 전문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인사배치를 막는 요소(한계)는 무엇인가.

=김:현행 3구도에서 지역마다 인재 규모와 균형이 맞지 않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전문성 강화 목적으로 3구도 인식 타파와 인재풀이 선행돼야 한다.

=윤:지역마다 총대수가 다르다. 상비부 배정에서 지역불균형이 발생한다. 그런 점에서 3구도는 고려돼야 할 사안이다. 더불어 상비부 역할이 떨어지니 참여할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는다. 일할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류:상비부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개혁의 토대가 일부에 의해 총회 전체로 확대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상비부가 건설적인 일들로 개혁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비부 임원 중심 구조를 타파하고, 상비부원을 십분 활용하는 운영이 필요하다.

 

▲ 윤희원 목사(효성교회)

▲제도 및 기구개혁은 실패한 전례가 있다. 어느 조직이든 만드는 것은 쉬워도 없애거나 통합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조직 혁신을 위해서는 제도와 기구의 획기적 변화는 필수다. 그런 측면에서 교단의 유사 상비부 및 특별위의 통폐합 실현을 위한 해법은.

=김: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그 안에 말할 수 없는 부끄러운 구조들이 있다. 내면에는 이권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와 연계돼야 가능한 사업들이 많다. 교회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는 필요에 의해 사람을 쓰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기구개혁에 대한 방향성이 없는 것이 문제다.

=류:생산적 구조개선을 위한 통폐합에 원론적으로는 동의하지만, 자신의 문제가 걸릴 때는 말이 달라진다. 실제 유사한 부서가 너무 많다. 유사기구를 통폐합하고, 교단에 필요한 부서를 신설하는 기능을 가진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김:맞는 말이다. 문제를 풀 수 있는 인재들이 모여 통폐합의 로드맵을 만들고 실행해야 가능하다.

=류:타교단의 경우 당면과제에 대한 선제적으로 대응할 구조를 많이 두고 있다. 교단이 시대 대응과 나아가 대안을 제시하는 의식구조를 갖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윤:사람과 제도 개혁은 물과 기름의 관계다. 자신은 변하지 않고 제도만 개선하려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득권 포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을 개혁하고 개선할 지를 선별하고, 이를 추진하는 주체가 동력을 갖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기가 바뀌어도 점진적으로 고쳐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김:개혁하려면 필드를 알아야 한다. 다음세대가 사라지는 농어촌, 교회 개척의 황폐화 등 교회현장은 심각하다. 미래의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비대해진 교단의 슬림화 정책이 시급하다. 그러나 정작 이를 대비할 구조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총회본부도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제103회 총회는 특별위 대폭 축소를 통해 상비부 강화를 내세웠다. 그렇다면 상비부의 기능 강화가 과제인데, 상비부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은.

=김:상비부 통폐합이 선행돼야 하며, 전문성 강화를 위해 연구와 훈련이 이뤄지는 연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상비부 강화를 위한 교단 차원의 TF를 구성해 솔루션을 세워야 한다.

=윤:상비부 업무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사업에 대한 매뉴얼도 필요하다. 그래야 연속성, 발전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이것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비생산 구조로 역행하지 않고, 청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류: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하며, 생산적 구조를 위한 매뉴얼화에 적극 동감한다. 여기에 더해 상비부마다 분명한 아젠더를 줘야 한다. 살아있는 상비부가 되기 위해서는 상비부 내에 실행조직 또는 TF를 두고 지속가능한 연구와 사업개발을 해야 한다. 사업 추진은 임원들 중심으로 하면 된다.

 

‘정치성’ 차단으로 변화의 연속성 구축

▲비생산적인 교단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내놓을 해법은 없는가.

=김:정책과 대안을 내놓는 미래정보부와 같은 상비부가 필요하다. 계속적인 연구를 통해 자료를 내고, 이 자료를 토대로 해당 상비부마다 실행방안을 개발하면 된다.

=윤:교단의 신학과 입장을 총괄할 구조가 타교단에는 있지만 우리에게는 없다. 이것이 없으니 이념적으로 부딪힌다. 우리도 사회윤리적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류:상비부 신설도 필요하다. 하지만 통폐합을 한 후에 이뤄져야 한다. 교회적 도전이 큰 상황에서 대안을 제시할 부서가 필요하다. 목회 지원 부서도 필요하다. 각자도생이 아니라 공존공생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책과 비전을 상실하고 또다시 정치화되면 변화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하지만 교단은 정치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희망을 말할 수 있는 교단이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김:인간은 정치적인 동물이다. 그러므로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정치꾼이 양성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척결해야 한다. 순기능으로 나가야 한다. 정치가 아니라 상비부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우겠다는 정체성을 갖는다면 변화가 된다. 삶과 신학이 이원화되니 어지러워지는 것이다. 쉽게 말해 총회를 교회처럼 섬기면 된다.

=윤:총회가 살기 위해서는 인적·제도적 개혁도 중요하지만, 총대 모두가 신앙양심을 회복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거짓을 너무 일삼는다. 책임의식도 없다. 정치적 판단이 앞서기 때문이다. 정치는 좋은 말이다. 바르게 가지 않기 때문에 문제다. 정치꾼을 키워서는 안 된다. 정치꾼들이 크면 나중에 정치깡패가 된다. 그러면 교단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노회와 지역에서 감시를 해야 한다.

=류:올해가 가장 중요하다. 변화를 위한 첫 단추는 잘 꿰었는데, 대부분이 임원회에 위임된 상황이다. 총회장이 의지를 갖고 상비부 강화, 필요한 특별위원회를 잘 세워가야 한다. 변화를 체감하고 가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구조가 2~3년 정착하면 총회는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 교단에 인재는 많다. 이를 네트워크화 하고, 일할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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