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통연대와 교계단체 종전촉구 선언 "반북대결서 벗어나 평화적 통일 이뤄야"

▲ 평통연대 뉴코리아 남북나눔운동 성서한국 등 교계 평화통일 및 대북지원 단체 대표들이 16일 한반도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평화통일 및 대북지원 단체들이 국제사회에 한반도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특히 교계 단체들은 종전선언의 핵심 당사자인 미국을 향해 “한반도 문제를 자국의 이익과 정치에 이용하지 말고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위해서 비핵화와 종전선언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평화와통일을위한연대(이하 평통연대) 남북나눔운동 성서한국 미래나눔재단 하나누리 뉴코리아 등 교계 54개 단체들은 10월 16일 서울시 청파동 평통연대 사무실에서 <한반도 종전을 촉구하는 한국 그리스도인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강경민(남북나눔운동 이사) 방인성(하나누리 대표) 윤환철(미래나눔재단 사무총장) 최은상(뉴코리아 운영이사) 윤은주(평통연대 사무총장)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번 선언문은 현재 한반도가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재의 중요한 변곡점에 서있다는 절박함에서 나왔다. 남북한은 3차례 정상회담을 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조치까지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은 성공적인 6.12 정상회담 후에도 ‘정치적 의미의 종전선언’마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방인성 목사는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들이 세계 평화를 위해서 책임 있는 자세로 나와야 하는데, 한반도 문제를 자국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라며 우려했다. 

절박함 속에서도 선언문은 50여 단체들의 검토를 거치면서 정제된 언어로 작성됐다. 핵심 내용은 정전선언 당사국인 한국과 미국 중국 북한이 진정성과 책임감을 갖고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까지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계 단체들은 미국을 향해서 “한반도 종전선언과 북한 비핵화의 초기 조치를 맞교환하려는 노력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거에 사로잡혀 ”북한을 과도하게 적대하거나 북한 핵위협을 구실로 동북아 냉전질서를 유지하려는 위험성을 우려한다“며, 미국이 전쟁을 치렀던 중국 베트남과 관계를 개선해서 수교를 했던 것처럼 북한과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그리고 수교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언문 내용을 보완 설명한 윤환철 사무총장은 “한국전쟁에서 실제 전투의 2/3는 미국과 중국이 했다. 이렇게 전쟁을 하고 25년 후 미국은 중국과 수교했다. 베트남과 9년 동안 치열한 전쟁을 하고 22년 후에 수교를 맺었다”고 역사적 사실을 제시했다. 윤 사무총장은 “여전히 중국은 핵을 가지고 있고,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다. 북한과 68년 동안 전쟁을 끝내지 않고, 수교하지 않는 것이 기이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환철 사무총장은 한국 근현대사 100년 동안 미국이 미친 영향을 지목하며, 미국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일본의 조선식민지 지배를 가져온 가쓰라-태프트 조약을 시작으로 한국전쟁과 냉전 등에 깊이 관여했다. 책임이 있다. 지금도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북미 수교는 너무 늦었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이해관계와 패권경쟁에 집착해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왜곡시키지 말 것’을 요구했다. 선언문 초안을 작성한 최은상 이사는 “북한은 비핵화와 개혁개방을 결정한 것 같다”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유일체재가 위협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교계 단체들은 이런 문제 때문에 북한이 “냉전대결로 회귀하거나 평화정착 과정을 지연시키는 위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한국과 한국교회를 향해서도 경종을 울렸다. 지금도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반대하는 목소리와 ‘반북대결주의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교계 단체들은 “안보를 유지하면서도 평화와 교류를 진척해 평화롭고 정의로운 통일된 한반도를 이뤄가는 데 역량과 지혜를  결집할 것”을 촉구했다. 

최은상 이사는 “지금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하면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한반도는 적화통일 될 것이라는 말을 한다. 한국과 미국은 분명하게 별개라고 밝혔다. 심지어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최 이사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하면 북한은 유일체재를 위협받는 위험을 감당해야 한다. 그럼에도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평화를 통해서 경제발전으로 나가길 결정한 것 같다. 한국도 반북대결주의를 극복하고 이 역사적 고비를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언문은 결론으로 100년 전 세계 평화와 상생을 외쳤던 ‘3.1독립선언’을 상기시켰다. 교계 단체들은 “우리는 종전선언 뿐만 아니라 군비축소를 동반하는 실제적인 종전을 희망한다. 내년 봄에 한반도가 냉전의 굴레를 벗어난 평화의 상태에서 벅찬 감격으로 3.1운동 100주년을 맞을 것”이라고 희망을 다짐했다.

한편, <한반도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한국 그리스도인의 선언문>은 국문과 영문으로 작성해 미국과 중국에 전달했다. 윤은주 사무총장은 “미국은 백악관과 주한 미국대사관에 모두 전달했다. 중국도 대사관으로 전달했다. 중대한 시기에 한국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경민 목사도 “지금 한반도에서 벌어진 사건을 보면 하나님의 섭리를 확인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는 남북화해만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한 하나님의 섭리이다. 한국교회가 민족과 함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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