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 목사의 포토에세이] (22)

물은 생명의 근원이요, 강은 삶의 모태요 젖줄이다. 거의 모든 인간들은 강가에 모여 산다. 사막에서도 삶의 터전을 이루는 곳은 물이 있는 오이시스다. 그러기에 도시는 어머니 젖가슴에 안긴 아가처럼 강을 끼고 발전해왔다.

물은 인간에게는 스승과도 같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진리는 물론이며, 막히면 돌아가고, 기다렸다가 넘쳐 나가는 성질까지도 교훈이 된다. 둥근 그릇에 담기면 둥글게, 각진 그릇에선 각이 지게 그릇 모양대로 적응한다.

무엇보다 귀중한 것은 물끼리 서로 만나면 거스름 없이 하나로 합쳐서 흐른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창조섭리대로 순종한다. 집채보다 더 큰 노도광풍이 되어 인간의 왜소함을 깨닫고 떨게 하지만, 해변의 모래는 한 알갱이도 쟁취하지 않고 그대로 놔둔 채 겸손히 빠져나갈 뿐이다.

춘천 쪽에서 도도히 흘러내리는 북한강과, 충주 쪽에서 유유히 흘러드는 남한강 두 물줄기가 합쳐 하나의 한강을 이루는 두물머리(양수리).

서울의 감자·채소 보급창 같은 용진리, 석장리와 벌리, 괘미, 임진왜란 때 위장하여 왜적을 물리쳤다는 노적골, 돌담이 있는 두물머리 북쪽 돌댐이 등 기름진 마을들을 아우르면서, 온통 어둠을 헤치고 여명을 밝히는 찬란한 태양을 안고 오늘도 강물은 아름답게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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