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임원회는 10월 4일 제4차 회의를 열고 제103회 총회회의록을 채택했다. 이와 함께 총회임원회에 맡긴 특별위원 선정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예상은 했지만 예년과 다르게 움직이는 총회임원회의 행보를 보면서 변화의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통상적으로 총회가 끝나면 총회임원회는 11월 말쯤 총회회의록을 채택하고, 각종 특별위원 선정은 연말이나 혹은 새해 1월 중순을 넘어서 발표하곤 했다. 이러한 절차는 신중을 기해 조심스럽게 진행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특별위원 선정을 놓고 보이지 않게 총회임원회의 우월적 특권의식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예년에 비추어 볼 때, 총회임원회 내부에서 특별위원을 선정하는 기준을 보면 서울서북, 호남중부, 영남 등 지역별로 나누어 총회임원들이 먼저 지역인사를 추천하여 전체회의에서 조율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리고 지역 추천자는 타 지역 총회임원들이 거론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이러한 천거는 전문성은커녕 정치적 안배에 의해 이뤄지는 전형적인 논공행상의 모본이었다. 이번 회기에는 이와 같은 지리멸렬한 특별위원 선정은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 이러한 방식으로 특별위원을 선정하니 회전문 인사 혹은 정치꾼의 인사라는 혹평들이 잇따랐다는 사실을 총회임원회는 꼭 기억하고, 사람의 면면을 보고 진중하게 특별위원을 선정해 주기를 부탁한다.

과거와 달리 제103회 총회는 변화의 바람이 거셌다. 물론 변화는 총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의지가 강했고, 총대들의 의식도 개혁에 대한 열망이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다시 말해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총회를 이끌면 안 된다. 헌법이나 규칙 등 우리가 지켜야 할 법규는 전례를 따라야 하지만 구습마저 그대로 방치하고 좇다가는 달라질 것이 없다. 거기다 이번 회기에는 총신대, 은급재단 납골당 등 총회 내 골치 아팠던 문제들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신선하게 한 회기가 진행될 것이란 얘기다.

그러기에 이제는 총회 내부에 스며든 악습들을 개선해 나가면서 변화를 도모해야 교단에 희망이 있다. 우선은 특별위원을 잘 선정하고, 재판국이나 선거관리위원회 등의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 잡아가야 한다. 지금까지 총회임원회나 각종 상비부의 출발은 좋다. 총회 지도자들은 구태를 답습하지 말고 내 교회를 섬기듯 총회도 진정성을 갖고 바르게 섬겨주길 바란다. 희망을 주는 총회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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