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하나됨 대토론회’서 4개 교단 총무 ‘의도적 연합기관 통합 재고’ 지적

“연합 가치 잃어버린 교회, 큰 지붕 아래 사회와 이단 공동대응 강화해야” 강조

“고 옥한흠 목사님께서 한목협을 조직해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시작할 때보다 지금 교회는 더욱 분열했다. 이제 한국교회는 연합을 이야기할 가치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한국사회발전연구원(이사장:조일래 목사)은 10월 11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제5차 세미나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위한 방법론 대토론회’를 열었다. 대토론회는 조일래 이사장을 비롯해 이억주 공동대표(한국교회언론회) 김동원 공동대표(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이성구 대표회장(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이 발제자로 나섰다. 주목할 점은 예장합동 최우식 총무, 예장통합 변창배 사무총장, 기장 이재천 총무와 기성 김진호 총무 등 4개 교단 총무들이 패널로 참여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교회연합을 주제로 한 행사에서 핵심 인사는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교회연합기관 대표들이었다. 이번 대토론회는 연합기관 대표가 아니라 연합기관들에 영향력을 가진 4대 교단에 집중하며 다른 방식으로 교회연합의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다.

이억주 목사와 김동원 목사는 신사참배와 신학사상, 정치와 이념, 목회자의 교권주의 등 한국교회 분열의 역사와 원인을 분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한국그리스도교회’라는 큰 지붕 아래 각 교단들이 사회와 이단에 공동대응하며, 온전한 연합을 위해 신학교와 신학커리큘럼을 교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지도자들이 명예욕 권력욕 금권욕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사회발전연구원이 개최한 대토론회에서 예장합동 최우식 총무(맨 오른쪽)를 비롯한 4개 교단 총무와 발제자들이 한국교회 연합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교회분열상을 가장 탄식한 발제자는 이성구 목사였다. 이 목사는 고 옥한흠 목사가 1998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를 설립하고, 2001년부터 6년 동안 한기총과 교회협의 하나됨을 위해서 쏟았던 열정을 토로했다. 이 목사는 “20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기념행사에서 연합기관의 통합을 발표할 문서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막판에 교회협의 거부로 무산됐고 완전히 절망했다. 한목협 설립 20주년을 맞은 올해, 교회연합기관은 4개로 더욱 분열했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여한 교단 총무들은 이제 ‘한국교회의 연합=교회연합기구의 통합’이란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장통합 변창배 총무는 “교회의 연합을 4개 기관의 통합으로 접근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중요한 것은 연합기관을 통해서 교회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문화체육부에 등록된 교회연합기관이 40개가 넘는 상황에서, 의도적인 연합기관 통합은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장 이재천 총무는 “빅텐트(연합기관의 통합)가 한국교회의 하나됨인가?”라고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이 총무는 “우리는 지금도 센터와 파워를 지향하고 있다. 교회의 힘은 하나로 뭉쳐서 큰 힘을 갖는 것에서 비롯하지 않는다. 진정한 하나됨은 모자이크처럼 복음 안에서 다양성을 갖고, 누구든 품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예장합동 최우식 총무도 “우리는 복음과 사명을 말하지만 행동은 복음이 아니라 욕심을 따르고 있다. 하나되자고 하면서 서로 싸우고 있다. 교회연합의 핵심은 성경과 복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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