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책자 직접 만들어 1500명 “예수님 앞으로”

‘어린이 전도’ 열정, 꽃동산·수영로교회서 ‘담금질’ …
<전도 미니 팝업북> 복음의 기적 만들어

▲ 부산 창신초등학교 성준현 교사는 어린이 선교를 위해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그는 어린이 선교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전도 미니 팝업북>을 손수 제작했다. 이 책자로 1500명을 영접기도 시켰으며, 1만5000부를 판매해 어린이 전도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는 현재 수영로교회에서 초등부 새친구반을 맡고 있다.

담임목사가 전도차량를 내줬다. “이 버스에 아이들을 다 채우세요.”

승합차인줄 알았는데, 45인승 관광버스다. 우리 같으면 비명을 지르고 도망갈 것이다. 하지만 그는 기쁜 마음으로 하나 둘 채워나갔다.

버스는 기차급으로 커졌다. 20년 동안 구원열차에 탑승시킨 아이들이 1500명이다.

모두가 “전도는 불가능한 시대”라고 말한다. 기독교에 대한 깊은 불신과 저출산으로 어린이 전도는 더욱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부산 창신초등학교 성준현 교사는 “어린이 전도는 여전히 가능성”이라고 강조한다.

성준현 교사에게 꼭 맞는 성경구절이 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단 12:3)

불신자 공대생, 예수를 만나다

성준현 교사는 불신자였다. 물론 어렸을 때 교회는 몇 번 갔었다. 입이 궁했던 시절, 성탄절이 되면 교회에서 백설기를 줬다. 그 떡을 얻어 먹을 셈으로 한두 번 갔지만, 교회는 그의 체질이 아니었다.

“좋은 직장에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공대에 입학했다. 이후 대학원을 졸업하고 군대에 갔다. 그런데 기적은 군대에서 벌어졌다. 그곳에서 예수를 만난 것이다.

“예수님을 만나니 삶의 기준이 완전히 바뀌더군요. 구원의 기쁨과 주체할 수 없는 감격이 날마다 샘솟았습니다. 그 기쁨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고 싶은 열망이 타올랐죠.”

성준현 교사는 예수를 만나고 나서 ‘어린이 선교’라는 새로운 비전을 갖게 됐다. “이렇게 복된 예수를 어렸을 때부터 만났어야 했는데…”라는 아쉬움과 후회가 그를 어린이 전도자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

제대 후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육대학에 입학했다. 당시 그의 나이 29세. 늦깎이여서 힘들었지만 어린이 선교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학교 선생님’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학교 선생님이 되면 매일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황금어장에서 어부가 되는 셈이죠. 그래서 공대를 포기하고 교육대학에 입학했습니다.”

▲ 초등2부 새친구반 선생님들과 성준현 교사.

꽃동산에서 전도의 날개를 달다

4년 동안 부산에서 교편을 잡았던 성준현 교사는 2000년대 초반 서울로 임지를 옮겼다. 서울 생활을 새롭게 시작한 성준현 교사는 교회를 정할 때에도 어린이 선교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그래서 어린이 선교에 가장 열심인 꽃동산교회(김종준 목사)에 등록했다.

성준현 교사는 서울로 부임하자마자 어린이 전도에 올인했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예수님을 소개하고, 복음을 제시했다. 점심식사 때에는 반 학생들이 보는 가운데에서도 기도를 했다. 그는 특히 꽃동산교회에서 매년 5월에 실시하는 ‘복음축제’에 집중했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복음축제를 알리고, 학교 게시판에 포스터도 붙였다.

성 교사의 열심을 알게 된 꽃동산교회는 그에게 45인승 관광버스를 내줬다. 불신자 아이들을 가득 채워서 복음축제 때 데려오라는 뜻이었다.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선교에 대한 열정이 그를 움직였다.

“부임한 첫해부터 전도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교회와 학교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접근해야 하지만 복음을 하루라도 빨리 전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영적전쟁이기에 마귀의 저항도 적잖았다. 우선 학교 내에서 선생님들의 반대가 있었다. 수업시간에 기독교를 전한다고 우려를 하고, 불신자들은 학년부장이나 교감에게 항의를 했다. 불신 학생들도 거부감을 드러냈다.

학교 밖에서도 저항이 끊이질 않았다. 학부모들 중에는 교육청에 민원을 넣는 사례도 발생했다. 그래서 교육감이 학교로 조사를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하나님은 돕는 손길을 보내주셨다. 때로는 학년부장이, 때로는 교감이, 어떤 때에는 교장이 나서서 성준현 교사의 사역을 보호해줬다. 이처럼 하나님 나라에 대한 그의 열심을 주님께서 귀하게 보셨나 보다.

1000원의 기적 <전도 미니 팝업북>

▲ 부산 창신초등학교 성준현 교사.

성준현 교사는 교회에 발을 내딛은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분명하게 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교회에 다니지만 예수가 누구인지, 어떻게 하면 구원을 얻는지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래서 <전도 미니 팝업북>을 손수 제작했다. 천지창조를 시작으로 범죄로 인한 죽음,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 천국과 영원한 삶, 영접과 구원을 어린이의 시각에 맞게 구성했다. 또한 아이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입체적인 책자로 만들었다.

성준현 교사는 <전도 미니 팝업북>을 활용해 1500명의 어린이에게 복음을 제시하고 영접기도를 시켰다. 단돈 1000원의 작은 책자가 1500명의 영혼을 살린 것이다.

<전도 미니 팝업북>의 기적은 금세 소문이 났다. 전국적으로 1만5000부가 판매되어 어린이 선교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몽골어로 번역되어 선교지에서도 사용되고 있으며, 영어와 스페인어 등 12개국 언어로도 번역 중이다.

뿐만 아니라 <새 친구 정착전도 세트북>도 직접 제작했다. 총 4회에 걸쳐 하나님 나라, 교회생활, 구원의 새출발 등을 담았다. 반 전체가 활용할 수 있는 <전도정착 세트북>도 있다.

“장년용 전도책자나 제자훈련과 같은 교재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용 전도책자는 불모지와 같습니다. 그래서 직접 전도책자를 만들게 됐습니다. 원색적인 복음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예수님을 믿어 구원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였습니다. 감사하게 하나님께서는 꽃동산교회와 수영로교회 등 돕는 손길들을 붙여주셔서 문서선교 사역을 감당하게 하셨습니다.”

3중고에 시달리는 어린이 선교

어린이 선교 최전방에서 영적전쟁을 치르고 있는 성준현 교사는 최근 복음의 문이 닫히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

첫째는 교육관련 법과 사회적 분위기다. 이는 크리스천 교육자라면 누구든지 느끼는 상황이다. 공교육 현장에서 특정 종교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장치가 마련됐다. 또한 반기독교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대도 심해졌다.

두 번째는 패배의식이다. 저출산에 사회적 분위기까지 조성되다보니 “어린이 선교는 불가능하다”라는 인식이 교회 안에 팽배하다. 그래서 어린이 전도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는 아이들의 영적 상황이다.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야 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수업 중에 계속 춤추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정신과 상담과 치료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원인은 가정에 있었습니다. 깨어진 가정에서 정서가 파괴된 것이죠. 가정의 파괴는 사단이 쓰는 가장 효과적인 수법입니다. 여기에서 패하면 평생 마귀의 종노릇을 하는 것이고, 이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고 복음의 씨앗을 뿌리면 영원토록 하나님의 자녀가 됩니다.”

성준현 교사는 4년 전 부산으로 컴백해 모교회인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에 등록했다. 영적전쟁이 가장 심한 곳에서 진검승부를 내기 위해서다. “서울보다 몇 배 힘이 든다”고 말한 성준현 교사는 “하지만 복음은 언제 어디서나 승리한다는 것을 믿는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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