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총신 정년 은퇴한 신국원 교수

▲ 2018년 1학기 수업을 끝으로 은퇴한 총신대학교 신국원 교수.

총신대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을 가르쳤던 신국원 교수가 2018년 1학기를 마치고 정년은퇴했다.

신 교수는 1994년부터 총신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그의 강의는 학생들에게 늘 가장 인기 있는 과목 가운데 하나였다. 대개 수강신청이 시작되자마자 ‘정원초과’ 문구가 떴기에 많은 학생들이 아쉬움의 한숨을 지었다. 신 교수는 수업에 앞서서 시편 92편을 가사로 지어진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이’라는 찬양을 함께 불렀으며 깊이있는 내용으로 수업분위기를 주도했다.

“기독교세계관을 훈련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철학 콘텐츠를 가르치기 보다 그것을 통해서 서양의 지성사나 세계의 지적 리더십이 어떻게 형성되어서 흘러가는지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동시에 기독교적 안목에서 이를 비판하는 능력을 길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신 교수는 “내 사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의라고 생각했다”면서 “개인적인 이유로 휴강을 하지 않았고 늘 성실히 준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의와 더불어 기독교섬김리더훈련원(구 영적 지도자훈련원) 사역에도 큰 애정을 기울였다. 기독교섬김리더훈련원은 1학년생 전원이 매주 금요일 한 자리에 모여 강의를 듣고 조별 토론을 하는 공동체훈련과정이다.

신 교수는 “신입생 전원이 모여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은 국내 어느 대학에도 없다”면서 “총신대학교의 자랑인 기독교섬김리더훈련을 잘 발전시켜 나가 주기를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조용한 성품으로 강의와 집필에 힘썼던 신국원 교수가 총신대 사태 해결에 앞장섰던 이유도 학생들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많은 이들은 두 번째 용역이 교내에 들어왔을 때 이들을 대동했던 총신이사들에게 다가가 “이사님들은 총신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라고 항의했던 신 교수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학생들이 옳은 일을 하면 지켜봐주고, 어려운 일을 당하면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날 학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차가운 콘크리트바닥에 한없이 앉아 있던 학생들을 두고 볼 수 없어서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신 교수의 제안에 따라 학생들은 아직도 칼바람이 불던 2월의 어느날부터 7주간 매일 기도회를 진행했다. 때론 20여명이 모인 적도 있었고 600여명이 참석한 적도 있었지만 총신구성원들은 시위와 더불어 기도를 하면서 학내 사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았다.

“기도회를 하면서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러나 130년 역사를 통해 하나님께서 일해오신 총신이 지난 10년의 왜곡된 일로 망가질 수 없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신 교수는 “일부에서는 학생들이 과격했다고 비판했던 것과 달리 학생들이 교내에 장기간 머물렀지만 불미스런 사고 하나 생기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이 기물을 손상시킨 일이 없었고 시위가 끝나면 늘 청소해서 이를 지켜보던 경찰관들도 놀랄 정도였습니다.”

신 교수는 “학내 사태로 인해 외상후증후군을 겪거나 휴학 또는 자퇴한 학생들이 적지 않다”면서 “상처받은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회복을 위해 교단이 많은 관심과 협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대부분 교수들이 은퇴에 앞서서 식을 가지지만 신 교수는 주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강력하게 고사했다. 학내 상황이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교수로서 염치가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그의 수업은 6월에 종강했지만 8월 31일이 되어서야 교수실을 정리했다.

신 교수는 “현재 삼일교회에서 하는 목회자재교육프로그램에 나가서 강의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삼일교회 강의에서 변증학 강의를 하고 관련 서적도 쓰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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