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탐구센터, 성경의 과학적 사실 개신교인 인식조사

44% “진화론과 신앙 양립 가능”… “깊이 생각하는 신앙 필요”

기독교인들은 지구의 나이를 6000년에서 1만년으로 보는 ‘젊은지구론’(15.1%)보다 약 45억년으로 보는 ‘오랜 지구론’(55.3%)을 더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송인규 목사)는 여론조사전문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서, 지난 2월 14일부터 3월 2일까지 1000명의 기독인들을 대상으로 ‘성경의 과학적 사실들에 대해 개신교인들의 인식’을 조사했다.

창조기록에 대한 질문에는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과학적으로 틀림없는 사실이다‘(42.0%)고 생각하는 이들이 ‘신학적 교훈이 핵심이므로 과학적으로 따지는 것은 부적절하다’(41.2%)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아담’의 실재에 대해서는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다’(63.5%)가 ‘실제 존재하지 않은 상징적 인물이다’(25.3%)를 크게 앞섰다. 노아의 홍수 사건에 대해서는 ‘실제 일어난 사건이다’(72.7)가 압도적이었고 ‘고대 세계의 설화/신화이다’(19.2%)가 뒤를 이었다. ‘실제 일어난 사건이다’고 응답한 이들에게 노아홍수 발생범위를 다시 물었을 때 ‘전 세계를 뒤덮은 홍수 사건’(68.8%)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일부 지역에만 나타난 홍수사건’(27.0%)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노아의 홍수 사건과 관련된 두 질문을 종합하면 전체의 50.0%가 “노아의 홍수가 전 세계를 뒤덮은 실제 사건”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진화론과 창조론에 대한 의견에는 ‘하나님이 모든 생물을 각기 그 종류대로 창조하셨다’(64.5%), ‘하나님의 섭리 하에 현재의 생물 종류로 진화되었다’(16.9%), ‘하나님 없이 현재의 생물 종류대로 진화되었다’(11.5%) 순으로 파악됐다.

진화론과 기독교 신앙에 대해 ‘진화론과 기독교 신앙은 양립할 수 없다’(48.1%)가 가장 많았지만, ‘진화론과 기독교 신앙은 양립할 수 있다’(40.3%)는 의견도 상당했다.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이해도를 물어보았다. 5점 평균으로 환산할 때 창조론 이해도는 3.72로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때 74.4이고, 진화론 이해도는 3.42로 68.4로 나와 전체적으로 창조론이나 진화론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독교인들은 우주와 지구의 연대, 생명의 기원 등에 대해 ‘교회 설교/강의’(61.9%)와 ‘학교수업’(58.2%), 책(40.9%) 순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성경  내용을 과학적으로 의심해 본 경험은 ‘의심한 내용이 있다’(59.0%)가 ‘의심한 내용이 없다’(41.0%)보다 많았다.

그러나 성경의 내용과 과학의 주장이 엇갈릴 때 기독교인들은 응답자의 절반(50.0%)이 ‘성경의 기록을 믿는다’고 응답했다. 이어서 ‘어려운 문제이므로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24.9%)는 입장을 보였다.

설문을 분석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무오설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성경에 뭔가 과학적으로 틀린 내용이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성경은 과학책이 아니기 때문에 성경의 내용을 일일이 과학적으로 입증하려고 하기보다 성경의 구속사적 메시지를 중시한다고 해서 성경 오류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신앙은 의심이 아니라 믿음에서 출발하는 것이지만, ‘덮어놓고’ 믿기보다는 이성으로 따지며 ‘깊이 상고’하는 태도로 신앙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것이 결코 신앙에 반하는 것이 아님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영 교수의 설문결과 분석은 신간 <지질학과 기독교 신앙> (한국교회탐구센터, IVP)에 수록되어 있다. 또 <지질학과 기독교 신앙>에는 송인규의 ‘노아 홍수 사전의 지질학적 인류학적 영향’, 박희주의 ‘근대 지질학의 역사와 기독교’, 이문원의 ‘지구는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나’, 조석주의 ‘현대 과학이 생각하는 시간의 깊이와 지구의 나이’ 등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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