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우리교회, 행복한 지역사회 섬김사역 진력

복지법인 기반 아래 다양한 사업 실천, 신망 얻어

▲ 역경을 이기고 든든한 공동체로 자라난 삼호우리교회 예배당 전경.

보잘 것 없는 시골마을의 작은 교회였다. 예배당 지붕에서는 빗물이 샜다. 인근에 커다란 조선소가 세워지고, 대규모 공단이 조성되는데도 교회는 아무런 대비를 할 수 없었다. 가진 게 없어도 너무 없는 교회였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커다란 예배당과 여러 곳의 사역터전을 지닌 공동체로 자라났지만, 23년 전 영암 삼호우리교회(정병인 목사)의 형편은 딱 그 수준에 머물러있었다. 새로 담임목사가 부임하며 4년 만에 장년 150여 명, 주일학교 100여 명이 모이는 괄목상대할 교세확장을 이루었지만 경제적 사정까지 크게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변화의 계기는 아주 뜻밖의 상황에서 비롯됐다. 정병인 목사에게 대장암이 발병한 것이다. 목회에 모든 것을 걸었던 그에게 찾아온 잔인한 시련이었지만, 젊은 목사는 이를 기회로 삼았다. 암 판정 후 받은 보험금을 종자돈 삼아 교회당 건축을 시작한 것이다.

▲ 지역아동센터의 가족어울림한마당 행사.

헌신은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계절이 세 번 바뀌기도 전에 근사한 예배당이 완공됐고,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교세는 무럭무럭 성장했다. 그런데 그 과실을 제대로 맛본 것은 또 다른 사람들이었다.

처음부터 우리끼리만 잘 해보자고 출발한 공동체가 아니었다. 제자의 삶을 제대로 실천해보자는 마음이 모여, 교회 재정에 여유가 생기자 동네에서 반찬배달 봉사부터 시작했다. 교회도 함께 어려웠던 시절, 나란히 동고동락했던 이웃들에게 망설임 없이 내민 사랑의 손길이었다.

그게 신호탄이었다. 50여 가구에 도시락을 배달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의 처지를 하나둘씩 알게 됐고, 교회가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도 하나둘씩 늘어났다.

▲ 삼호우리교회를 통해 전개되는 다양한 복지사역 모습들. 집수리원정대의 봉사.

2004년 가정봉사원파견센터와 지역아동센터가 먼저 만들어졌고, 이후 15년에 걸쳐 농어촌종합재가복지시설 노인복지센터 장기요양기관 집수리원정대 청소년공부방 장애인주간보호센터 등이 잇달아 설립됐다. 이들은 현재 ‘우리재가복지’라는 하나의 사단법인 아래에서, 삼호우리교회의 손과 발 역할을 감당하는 중이다. 유급직원만 77명에, 연 예산은 29억에 이른다.

이들을 통해서 굶주리던 독거노인들과 결식아동들이 일용할 양식을 얻게 됐고, 가난한 집 청소년들이 미래를 꿈꾸며 좋은 공부방과 선생님들을 만나게 됐으며, 혼자서 운신이 어려웠던 어르신들과 장애인들이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게 됐다.

복지기관들을 설립한 후 정부나 외부후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교회가 가진 역량들을 온통 투입하며 정성을 쏟은 결과, 각종 평가에서 여러 차례 최우수기관 평가를 받는 등 삼호우리교회의 사역들은 대내외적으로 큰 신망을 누리고 있다.

또한 공부방과 지역아동센터를 통해서는 성경에 기반을 둔 교육방식을 적용해 아이들을 인성과 지성 그리고 영성까지 갖춘 훌륭한 인재들로 키워내면서, 여느 교육기관들에서 부러워할 만큼 두터운 지역 학부모들의 신망을 받는다. 특히 지역아동센터는 두 군데로 나누어 운영 중인데도, 신청자들을 다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예순 줄을 넘기고서도 정병인 목사는 여전히 의욕에 차있다. 앞으로의 꿈은 현재 여기저기 흩어져 운영되는 복지시설들을 한군데로 모아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사업을 펼쳐나가는 것이다. 동시에 다음세대 교육에 집중하는 사역을 위한 생활관 건립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 어린이공부방 물놀이캠프,

“이웃사랑을 실천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자는 것이 모든 교우들과 직원들의 공통된 소망이자 기도제목입니다. 어르신들의 쇠잔한 기력이 회복되고, 아이들은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 그로 인해 행복한 지역사회를 이루어갈 수 있다면 우리 교회에 주신 사명을 어느 정도는 감당해낸 것이 아닐까요.”

꿈이 있기에 정 목사는 여전히 목회가 즐겁고 재미있다. 힘들었던 시간들의 기억마저도 소중하다. 삼호우리교회 안에는 아직 나누어줄 사랑이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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