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칠곡중앙교회, 군복무 교인 찾아 소통 강화

‘심방(尋訪)’은 원어적 의미로 ‘보살피다’ ‘돌보다’는 뜻으로, 통상 목회자가 성도들을 직접 찾아가서 신앙적으로 돌보는 목회활동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심방은 이처럼 목회에 있어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부분이다. 많은 목회 행위 중에도 심방은 목회자가 대중 앞이 아닌 성도들 개개인과 대면하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성도들에게 신앙적 독려 외에도 공동체성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해 심방의 기능과 규모가 축소 내지 형식화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심방은 여전하게 목양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사역이다. 성도들의 삶의 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심방이 자리를 잡고 있는 추세인데, 대구시 북구 읍내동에 위치한 대구칠곡중앙교회(김동식 목사)가 딱 그런 사례이다.

▲ 대구칠곡중앙교회는 MMT사역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군심방을 전개해 눈길을 끈다. 보통 20개월마다 이뤄지는 MMT사역은 군에 간 청년들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고, 궁극적으로 신앙을 돈독히 만드는 역할을 한다. MMT기간이면 김동식 담임목사와 성도들이 길게는 5일 정도 전국을 누비며 군 복무 중인 청년들을 심방한다. 사진은 대구칠곡중앙교회 MMT 사역 모습.

대구칠곡중앙교회는 추석을 한 주 앞둔 9월 17일부터 ‘MMT2018’이라는 심방사역을 전개했다. MMT란, ‘밀리터리(Military) 미션(Mission) 트립(Trip)’의 약자로, 군에 복무 중인 대구칠곡중앙교회 청년들을 일일이 찾아가 심방하는 것을 뜻한다. 대구칠곡중앙교회 MMT는 2004년부터 시작한 사역이다. 이것은 김동식 목사가 오래 전부터 염두에 둔 사역으로, 대구칠곡중앙교회에 부임하면서 실행에 옮긴 것이다.

“MMT는 군에 있는 청년들을 대심방하는 사역으로, 과거 농촌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하면서 생각해 왔던 것입니다. 보통 가정심방 사업체심방, 병원심방 등 다양한 심방이 이뤄지면서도 군에 간 청년들을 생각하며 기도는 하는데 정작 군심방은 없었습니다. 다른 뜻은 없고, 그저 군에서 고생하는 청년들을 직접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MMT사역을 구상하게 된 것입니다.”

김동식 목사는 대구칠곡중앙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면서 마음에 두었던 MMT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MMT사역은 통상 20개월에 한 번씩 진행한다. 군에 입대해 전역하기까지 2년 정도의 기간을 감안한 것이다. MMT는 군에 복무하는 청년들을 심방하는 것이 우선이며, 지역을 막론한다. 하지만 이 기간 군인들만 심방하는 것이 아니다. MMT 동선에 맞춰 수도권에서 입원 중인 교인, 교회에 적을 뒀다가 타지에서 유학하는 청년이나 이사 간 가정들을 만나 심방한다.
 

총신신대원에서 수학 중인 전도사가 있을 경우도 심방 대상이다. 심지어 교회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들도 대상으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믿지 않는 청년이라도 부모가 대구칠곡중앙교회에 출석하는 경우와 교회 인근의 목회자 자식이 복무한다는 정보가 들어오면 이들 역시 심방을 한다.

MMT 기간에는 김동식 담임목사를 필두로 자원하는 동역자들이 동행한다. 특히 갓 전역한 청년들이 동행하면 금상첨화이다. 군 선배로서 최고의 상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MMT는 통상 4박5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강행군임에도 교회적인 관심과 지원이 상당하다. 심방을 받는 청년들 개개인에게 10만원 상당의 선물을 제공하고, 내무반에서 나눌 선물도 지원한다. 부정청탁금지법이 생기기 전에는 지휘관들에게 지휘봉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다. MMT 기간 동행자들이 식사비 또는 주유비를 마음껏 쓰라며 신용카드를 제공하기도 한다.

군심방은 예고하지 않고 찾아가기 때문에 돌발상황이 많다. 평일 면회가 원칙적으로 불가하고, 주말 면회 역시 가족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윗선을 활용한 청탁이나 반칙을 하지 않는다. 면회 목적을 진솔하게 설명해 허락을 받거나, 불가한 상황에 기적적으로 면회가 이뤄지는 은혜가 있어 왔기 때문이다.

여기서 김동식 목사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저는 방위병 출신이라 군 생리를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용기있게 MMT를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언제나 현장에서 양해를 구해야 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검문소나 위병소 앞에서 서면 두렵습니다. 진정성으로 다가가야 하기에 힘들지만 목양의 마음이 크기에 지금껏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정성이 있기에 복무 중인 청년들에게 MMT는 최고의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MMT사역 덕분에 대구칠곡중앙교회 청년들은 담임목사와 소통이 잘 이뤄진다. 군심방을 가면 청년들이 담임목사를 얼싸안거나 사진을 찍기도 하고, 휴가를 오면 목양실에 들러 큰소리로 경례도 한다. 전역 후에는 반드시 교회로 돌아와 신앙생활을 하며 교회사역에 도움을 준다.

흔히 군선교를 두고 ‘청년이 살아야 교회와 나라와 민족이 산다’는 구호를 외친다. 이를 보면 대구칠곡중앙교회는 살가운 사역으로 청년과 교회와 민족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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