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취임식 후 총신대 찾아 아픔 보듬고 학교 정상화 위한 교단의 결연한 의지 전해

주기철 목사 묘비 방문, 애국신앙 계승도 밝혀

103회기 총회임원들의 첫 공식행보는 돌아봄과 희망의 다짐이었다.

9월 20일 오전 총회장 이·취임식을 마친 총회임원들은 임시이사 체제를 앞둔 총신대학교 사당캠퍼스에 이어 애국지사 주기철 목사 묘비가 있는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했다.

총회임원들의 총신대 및 주기철 목사 묘비 방문은 그 자체로 메시지를 주기에 충분했다. 이날 총회임원들의 행보는 수년간 아픔을 겪고 있는 직영신학교의 아픔과 일사각오로 신앙의 절개를 지킨 주기철 목사의 정신을 ‘돌아봄’이었고, 창구일원화로 임시이사 체제 학교의 빠른 극복과 바른 정치로 교단과 한국교회에 ‘희망’을 선사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 103회기 총회임원들이 첫 공식방문지는 총신대학교였다. 총신대 사당캠퍼스 종합관 입구에서 이승희 총회장과 임원들이 학교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고 있다.

우선 총신 방문은 교단 신학교인 총신의 아픈 현장을 목도하면서 오랜 기간 상처받은 학생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총신을 향한 교단의 변함없는 애정과 학교정상화를 위한 교단 차원의 결연한 의지를 천명하기 위함이었다. 운영이사회 관계자 및 교수와 학생 대표의 영접을 받은 총회임원들은 종합관 2층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 간담회에 앞서 종합관 로비에 설치된 천막을 둘러보고 있는 이승희 총회장. 이 총회장은 이어진 간담회에서 천막을 거론하며 슬픈 총신 현실에 대해 울먹이기도 했다.

총회임원들을 맞이한 총신운영이사장 송귀옥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총회장의 취임 첫 방문지로 총신대로 선택한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총회장 이승희 목사는 “총회장의 첫 공식 방문지가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기에 총회와 전국교회가 아픔 중에 있는 총신을 생각하고 기도해달라는 마음으로 방문했다”고 운을 떼면서, “임원들을 먼저 맞이한 것이 교수가 아니라 천막이었다”는 말을 하면서 울먹였다.

이 총회장은 “학교의 아픔은 학생이 아닌 어른의 잘못”이라 지적하며, “학생의 아픔을 함께하고 격려하기 위해 임원들이 방문했다. 무엇보다 총회 입장을 총신 현장에서 천명하기 위해서 왔다. 분명하게 말하지만 총회 입장은 총회에 해를 끼지는 자는 용서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정관을 돌려놓고 파견될 임시이사와 잘 협의해 학교가 빨리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신은 정치가 발을 붙이지 못하는 정치무풍지대가 되어야 함을 피력했다. 이승희 총회장은 “그간 저를 향한 음해가 많았다. 그러나 총회결의는 누구도 바꿀 수 없다. 총신에 욕심을 내는 자들이 학교를 어지럽게 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총신은 정치의 무풍지대가 되어야 함을 천명하기 위해 왔다. 총회 현장에서 변화의 의지를 구습으로 흔들지 말라고 이미 선언했다.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무엇을 불안해하고 염려하는지 잘 안다. 다시 말하지만 해총회자는 용서할 수 없고, 총장 선임 문제도 지혜롭게 잘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적어도 제가 재임하는 시절에는 어떤 세력도 총신에 개입할 수 없게 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선언했다.

▲ 총회임원들과 총신운영이사,교수, 학생들이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이승희 총회장이 방문 목적과 총신을 향한 교단의 단호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교수들과 학생들은 총회장과 총회임원들의 학교 방문을 일제히 환영하면서 ▲임시이사 체제에 들어서는 총신이 118년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세계적 개혁신학교로 하루속히 설 수 있도록 기도와 협력해 달라 ▲총회가 총신 정책을 세울 때 학교 내부 목소리를 듣고 반영한다면 좋겠다 ▲학교와 학생 끝까지 보호해 달라 ▲분열되어 있는 학교상황을 잘 살피어 학업분위기가 조성되고 학교발전에 기여해 주기를 바란다 ▲총장과 부역자에 대한 처벌도 뒤따라야 재발되지 않는다 ▲강도사고시와 목사고시에 학생들의 불이익이 없게 해주며, 교단직영 신학교라는 정체성 체감하도록 교단적으로 뒷받침하기를 바란다 등의 의견을 건의했다.

건의를 받은 총회장은 “임시이사 파견 이후에도 여러 곳에서 임시이사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키려하면 총신이 파국을 맞는다. 나는 이것이 두렵다. 총신 문제만큼은 창구일원화로 이 난국을 잘 돌파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총회임원들은 총신대에 이어 국립현충원의 주기철 목사 묘비를 찾았다. 주기철 목사 묘비 앞에 선 총회임원들은 주 목사가 생전에 보여준 일사각오의 신앙과 삶의 정신을 상기했다.

이 자리에서 이승희 총회장은 “지금 우리는 80년 전 교단이 신사참배를 결의했던 것에 대한 속죄하는 마음으로 방문했다”면서 “교단은 신사참배 결의했지만 주기철 목사님은 반대하며 신앙을 지켰던 것처럼 교단을 섬기는 우리 임원들이 주 목사님의 정신으로 바르게 잘 섬기자”고 권면했다.

▲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주기철 목사 묘지를 찾은 총회임원들.
▲ 주기철 목사 묘지 앞에 선 총회임원들이 생전에 주 목사가 보여준 일사각오의 정신처럼 교단과 한국교회를 바르게 잘 섬길 것을 다짐하며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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