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대들이 회의진행 순서책자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 총대들은 그동안 총회석상에서 간간히 발생했던 고성과 비방, 볼썽사나운 몸싸움이 없는 총회를 만드는 데 협력했다.

‘112 원칙’ 파격적 결의 통해 발언 독점권 차단, 총대 의견 개진 기회 제공
고성·몸싸움 없는 소통하는 총회 실현 … 아침경건회 진행, 참석률 높여

 

파격적 회의 진행과 수요일 파회

공동체의 성숙함은 ‘회의 진행’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제103회 총회는 성숙한 변화를 보여준 공동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제103회 총회의 가장 큰 특징은 회무 진행 방식이다. 일명 ‘112원칙’이라는 파격적인 결의를 통해 발언 독점권을 차단하고, 모든 총대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승희 총회장은 9월 11일 총회 둘째 날 오후 회무 때 112원칙을 제시했다. 1사람이 1안건에 2번만 발언, 1사람이 1일에 2번만 발언, 1노회가 1일에 2사람만 발언해 언권을 골고루 주자는 뜻이다.

이러한 주장은 총대들의 갈망이기도 했다. 총회에 앞서 진행된 총회준비위원회의 소통 투어에서 소수가 주도하는 발언 독점 개선 요청이 봇물을 이뤘다.

이승희 총회장은 “이제는 성숙한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112원칙을 제안했고, 총대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지지했다. 단 총회장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예외로 하기로 했다.

이어진 회무에서는 112원칙 결의가 바로 시행됐다. 특히 분쟁과 같이 민감한 안건일수록 이 원칙이 구체적으로 적용됐다. 사안이 민감해질수록 이승희 총회장은 112원칙을 상기시키면서 발언권 독점을 제지했다. 그 결과 회무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으며, “총회가 일찍 파회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소문은 현실이 됐다. 총회는 당초 9월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승희 총회장의 지도력과 1592명 총대들의 성숙한 참여로 3일 만에 모든 안건이 처리됐다. 반면 과거에 보여줬던 용역동원이나 폭력사태, 고성비방 등 불건전한 행태는 보이질 않았다. 제103회 총회가 제시한 ‘품격있는 총회’ ‘꿈이 있는 총회’ ‘소통하는 총회’가 회무 기간 내내 구체적으로 실현된 것이다.

이승희 총회장은 9월 12일 수요일 파회예배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고 협조해 줘서 잘 마치게 된 것 감사하다. 하나님이 우리 총회를 사랑하고 은혜를 주셨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우리 총회의 성숙한 품격을 한국교회에 보여줬다”고 전했다.

 

새벽예배 대신 아침경건회로 진행

 사라졌고 아침 경건회가 진행된 것도 변화와 파격이었다. 교단은 총회가 예배의 연장이며 특별히 회무 처리에 하나님의 은혜가 임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총회 기간 중에도 예배를 중요시했다. 또 새벽예배는 오랜 교단의 전통으로 목회자들이 솔선을 보일 뿐만 아니라 성도들에게도 참여를 강조하는 일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교단의 분쟁이 많아지고 총회가 정치적 결정의 장이 되어감에 따라 총대들의 회무에 대한 애정이 약화됐고 새벽예배에 대한 참석률도 더불어 떨어졌다.

▲ 상비부 조직을 위해 총대들이 부서별로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회무진행을 최우선 가치로 놓고 기타 순서를 대폭 축소하거나 삭제해서 눈길을 끌었다.

전통적으로 계속돼왔던 새벽예배를 하루 아침에 없애고 아침 경건회로 대체한 것은 총회장 이승희 목사의 제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벽예배 참석률이 저조한데다가 새벽예배 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오전 회무 참석을 위해서 다시 회의장을 오는 것보다 새벽예배를 없애는 것이 회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승희 총회장은 총회기간 새벽기도회 참석률은 순서자와 참석자가 반반이었다면서 오전 9시에 모여 30분간 경건회를 갖자고 제안했고, 결국 효율적인 회무 진행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 제103회 총회의 가장 큰 특징은 ‘일명 112원칙’ 회무진행 방식이었다. 1사람이 1안건에 2번만 발언, 1사람이 1일에 2번만 발언 등의 원칙이 지켜져 발언의 독점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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