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등은 신사는 종교가 아니오 기독교 교리에 위반되지 않는 본의를 이해하고 신사참배 가 애국적 국가의식임을 자각하며 이에 신사참배를 솔선 여행하고 추히 국민정신총동원 에 참가하여 비상시국 하에서 총후(銃後) 황국신민으로서 적성(赤誠)을 다하기로 기(期)함”

1938년 9월 10일 평양 서문밖교회에서 열린 조선예수교장로회 제27회 총회가 결의한 신사참배 결의문이다. 한국 장로교 역사에서 가장 큰 오점을 남긴 이 사건이 오늘로부터 정확하게 80년 전의 일이었다.

이와 관련해 제103회 총회 둘째 날 오전회무에 앞서 2분 영상이 방영됐다. 방영된 영상은 80년 전 신사참배 결의 과정을 시작으로, 동방요배가 예배를 대신하고, 찬송가 대신 기미가요가 울려 퍼졌던 제28회 총회, 그리고 창씨개명과 ‘조선장로교’ 이름을 단 전투기 헌납을 결의한 제31회 총회의 모습을 스케치했다.

이 영상은 이어 “신사참배에 힘없이 무너진 한국교회, 타협과 불복 되풀이할 것인가? 하나님의 진리를 수호할 것인가? 제103회 총회 주제인 변화는 지난날의 우리 모습을 돌아보아 하나님 앞에 돌이키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가치”임을 주지시켰다.

영상이 끝난 이후 이승희 총회장은 “바쁘게 목회현장에 사느라 80년 전 오늘 우리 총회가 ‘부’를 묻지 않고 신사참배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어제 취임사에서 103회 총회장으로 역사 앞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 것은 바로 이 부분 때문이었다”면서 “지금의 한 발언, 한 생각을 쫓아 결의하는 것이 민족의 역사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역사에 오점 남기지 않고 다시 한 번 하나님과 300만 성도에게 영광과 힘이 되는 희망의 총회가 되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총대들은 이 총회장의 제안에 따라 80년 전 선배들의 실수를 회개하고, 앞으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다짐하며 통성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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