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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학기본역량진단이 아닌 근본적 대안이 필요하다김태훈 정책부위원장(사교육걱정없는세상)
▲ 김태훈 정책부위원장(사교육걱정없는세상)

지난 3일에 2018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가 최종 확정됐다. 8월 23일 가결과가 발표된 후 몇 건의 이의신청이 있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고 가결과 내용 그대로 확정되었다. 알려져 있듯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 입학 정원 감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수 년 내로 대학 입학 정원이 고등학교 졸업 인원보다 많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지난 정부 때부터 대학 입학 정원 감축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전체 대학 323개교 중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된 66개 대학과 진단 제외 대학 30개 대학은 입학 정원의 7~10%를 감축하고,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된 20개 대학은 10~35%의 입학정원 감축에 정부의 재정지원까지 제한된다. 재정지원제한대학의 경우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이 제한되어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역량강화대학 역시 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최악의 경우를 피하긴 했지만, 입학 정원의 감축으로 수업료 감소와 함께 부실대학이라는 낙인 효과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 입학 정원을 줄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하지만 그 방법으로 시행된 대학기본역량진단이 최선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문점을 남긴다.

우선, 이번 조치를 통해 수도권 중심의 대학서열화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이번 발표에서 지방대에 불리하지 않도록 권역별 균형을 고려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20개의 재정지원제한대학 중에서 수도권 대학은 4개교에 불과하고 나머지 16개교는 비수도권에 속해 있다. 국토 균형 발전의 필요성을 정부가 충분히 고려했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이다. 더욱이 적지 않은 지방소도시가 대학을 중심으로 삶의 기반이 유지되는 면을 생각할 때, 지방대학의 고사는 그 지역 주민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대학 운영의 잘못으로 인한 피해를 교원과 학생들이 감당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의문이다. 이번 진단에는 대학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운영이 평가 기준에 포함되어 있고, 특별히 대학 차원의 부정과 비리가 드러난 경우 감점 또는 등급 하향 조치를 하였다. 물론 이러한 조치를 통해 대학 행정의 책무성을 강조한 점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대학 기관 차원의 잘못이나 대학을 대표하는 인사들의 비리로 인해 해당 대학의 교원이나 학생이 불이익을 받는 것이 온당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진단 결과가 변화하는 시대에 필요한 대학 교육 발전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4차 산업혁명 등의 시대적 변화를 앞두고도 여전히 대학서열화의 고정된 틀 속에서 연구 역량을 기르기 위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학들은 퇴출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학기본역량진단에 대비해 적지 않은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

이번에 진행된 대학기본역량진단이 학령인구의 감소에 대한 대비나 대학체제에 대한 내실 있는 개선은 이루지 못한 채, 단순히 퇴출 대학의 순위를 매기는 데에 머무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에 선거 당시 거점 국립대 육성과 공영형 사립대 전환을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대학 서열화 완화와 대학 경쟁력 강화를 이루려는 구상이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학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다.

교육부는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대학기본역량진단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이 함께 상생하면서 대학 교육의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종합적인 대학정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기독신문 ekd@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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