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받는 개인, ‘공감의 공동체’로 감동주라
위협받는 개인, ‘공감의 공동체’로 감동주라
  • 노충헌 기자
  • 승인 2018.09.0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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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하자 ⑤교제

혼자서 모든 것이 가능하지만 더 커지는 공허함 … 교회, 깊이 있는 만남의 기회 제공해야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환경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4차산업혁명시대는 인간의 생활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이로 인해 인간의 정체성까지도 바꿔놓을 것이다.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현대인들은 직업이나 공식 활동에서보다는 네트워크로 형성된 비공식 모임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고, 일상의 소소한 만남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다”면서 “개인의 정체성과 자아 형성도 이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 제4차산업혁명시대에 사람들은 이전까지 누리지 못했던 편리를 얻게 된다. 가만히 있어도 인간이 필요한 모든 것을 미리 알아서 제공받게 되고,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한 네트워크를 갖게 된다. 그러나 그럴수록 공허감은 커지게 마련이어서 교회가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영적 필요를 채워줘야 한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슴.

흔히 요즘은 사람들이 잘 모이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전도초청잔치나 부흥회를 하면 성도들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까지 교회를 방문했던 풍경은 잊혀진지 오래다. 교회 성도들마저 시간을 내기 힘들어하기 때문에 대형집회 날짜와 시간을 줄이고 있다. 청소년 집회나 여름성경학교, 교사 강습회 같은 행사들도 당일치기로 진행하는 경우가 다반사가 됐다.

이런 현상은 세속화되었다거나 교회가 쇠약해졌기 때문이라고만 판단할 수 없고 정보화사회의 영향인 점도 고려해서 해석해야 한다. 과거에는 공식모임과 대규모 집회가 중요했으나 정보화 사회에서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한 소그룹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정재영 교수는 이러한 사회를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라고 부르며 “마이크로 소사이어티에서 개인은 전통사회의 강력한 결속력이 아닌, 느슨한 연결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자율적인 능력을 가지고 시민으로서 참여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4차산업혁명시대에서 개인은 과거 어느 시대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과거처럼 특정한 영적 또는 사회적 권위를 가진 사람이나 기관의 절대적 영향을 받기가 힘들다. 그러나 많은 만남을 갖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깊이있는 교제를 형성하기도 힘들어진다. 아직까지 절대적인 복종과 희생을 요구하는 이단사이비집단이 사람들을 현혹하는 것도 친밀한 결속을 원하는 인간의 심성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낙도선교회 대표 박원희 목사는 “혼밥, 혼술이라는 용어를 들어봤을 것”이라면서 “혼밥, 혼술이 가능한 것은 인간관계의 끈이 느슨해졌기 때문만이 아니라 현대가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그런데 홀로 모든 것이 가능해질수록 인간은 더 공허함을 느끼며 인격적인 만남을 원한다”면서 “이런 공허함과 만남의 자리에 불건전한 다른 것들이 들어가지 않도록 교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희 목사의 말처럼 4차산업혁명시대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다. 굳이 인공지능이 탑재된 물건들을 손대지 않더라도 음성 하나면 작동을 시킬 수 있다. 나아가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상호연결된 수백억개의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개인의 습성을 분석해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미리 알아서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시대를 앞두고 교회가 준비해야 할 일은 세상 안으로 파고들어가는 것이다. 세상으로 파고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는 세속적인 모임을 통해서 어울림을 가지라는 의미가 아니라 교회가 온라인을 활용한 만남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만남에서 그치지 말고 오프라인 모임을 병행하므로(플랫폼 형성) 깊은 교제의 세계로 이끌어야 한다.

웨신대 박병기 교수는 “이러한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서 교회론의 정립이 요청된다”면서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성도들의 모임이 교회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회가 공동체성 회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앞으로 교회가 승부해야 할 지점은 예배와 공동체성이라는 말이다. 수많은 만남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교회가 깊이있는 영성과 인격적인 만남, 참된 평안을 제공할 수 있을 때 희망이 있다. 많은 교회들이 ‘축제같은 예배’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그런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성도들에게 “예배에 성공자가 인생의 성공자”라면서 예배참여를 독려하기에 앞서서 “예배준비에 성공해야 교회가 성공할 수 있다”는 절박감을 가져야 한다.

예배를 통해 체험한 안정감은 교회 전반의 공동체적 분위기를 통해서 확인되어야 한다. 공동체성에는 구성원들의 소속감, 구성원들에 대한 서로의 감정적 공감, 공동체와 자신의 이익을 동일시하는 개념 등이 포함된다. 한국교회가 ‘하나된 교회’라는 공동체성을 드러내기 보다 개교회주의적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반성을 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한 교회 내에서 연령과 계층에 따라서 공동체성 균열이 일어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어서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을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겠지만 한마디로 “공동체를 위해서 희생당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인격적 존중을 받고 싶다”는 심리가 저변에 깔렸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우려를 극복하고자 한국교회에서는 소그룹, 셀, 가정교회운동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것이 4차산업혁명시대에 성도의 교제를 강화하고 공동체성을 탄탄히 하는 대안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천신대 조성돈 교수는 “현대인들은 온라인 상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지만 실제적인 대면 관계에서는 철저한 소외를 경험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이들은 결국 공동체를 염원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또 조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이 원하는 공동체는 개인화된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그래서 공동체의 로망만을 이뤄줄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 “이는 우리가 상상하는 신앙공동체로서의 교회와는 거리가 있어서 교회의 고민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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