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동 선교사촌의 상징적인 건물인 인돈학술원. 선교사들이 이루었던 오정동의 영광이 후예들에 의해 재현될 조짐이 보인다.

대전광역시 대덕구 오정동은 예로부터 ‘선교사촌’이라 불렸다. 1950년대에 이곳에는 윌리엄 린튼(한국명 인돈)을 비롯한 미국남장로교선교부 소속 선교사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며 교회와 학교 등을 세우면서, 충청 일대 장로교 선교의 중심기지가 됐다.

특히 선교사들의 사택들이 여러 채 들어서 색다른 풍광이 연출됐다. 기와지붕에 붉은 벽돌의 벽면을 이루는 집들은 한옥과 서양식 가옥이 교묘하게 조화를 이룬 형태를 띠었다. 자연히 이곳은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명소가 됐다.

특히 1955년 처음 건축된 북측의 건물 세 채는 대전광역시로부터 문화재자료 제44호로 지정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한남대학교 인돈학술원으로 사용되는 건물은 1999년 건축 문화의 해에 ‘좋은 건축물 40선’에 뽑히기도 했다.

한남대학교 대전신학대학 등 기독교학교들이 이 땅에 들어서고 어여쁜 캠퍼스가 조성되면서 ‘오정동 선교사촌’의 명맥은 더 오랫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강 건너 둔산동에 정부청사가 세워진 이후 여러 시설들이 이 주변에 옮겨가면서 구 도심권은 상대적으로 발전의 동력을 잃었다. 오정동 주변의 활기도 언제부턴가 예전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국토교통부가 9월 1일자로 전국 구 도심권의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2018년도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역 99곳 중 하나로 오정동 일대가 포함됐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한남대학교(총장:이덕훈)와 대덕구(구청장:박정현)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북적북적 오정&한남 청춘스트리트’ 사업계획안이 그 타당성과 효용성을 인정받은 결과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오정동 일대에는 앞으로 4년간 총 260억 원 규모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대표적으로 스타트업 스튜디오, 콘텐츠 팩토리 등의 청년 창업·인큐베이팅 공간 조성, 마을 기업 등 일자리 창출사업, 청년 주거지 및 지역커뮤니티 거점 공간 조성 등이 이루어진다. 또한 철도고가 하부공간의 문화 거점 및 야간경관 조성 사업, 스마트 주차시스템 구축 사업, 다양한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 주거환경 개선 사업, 공동체 역량강화 사업 등도 추진된다.

무엇보다도 이 사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오정동을 찾게 되면서 옛 선교사촌은 다시 친숙한 볼거리로 각광을 받고, 이는 복음과 기독교문화를 향한 대중들의 관심 증대로 이어질 것이 기대된다.

이덕훈 총장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는 교내 관련학과 교수·학생들이 대거 참여해 구체적인 프로젝트들을 추진하는 중”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지역혁신 및 발전에 앞장서며, 지역거점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선교사들이 처음 열었던 오정동 시대가 그 후예들의 손으로 이제 곧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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