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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의 전체 흐름 잃지 않고 성도들과 함께 승부하라[특별기고] 도르트신경 400주년 ⑧도르트신경의 목회적 활용

도르트신경, 오직 성경에 근거하여 대중적이고 보편적 방식으로 작성 … 교회의 덕과 유익 고려하며 가르쳐야

 

▲ 정요석 목사(세움교회)

1. 도르트신경과 함께 교회 질서도 활용한다.

1618년 11월 13일에 열린 도르트 회의는 5개월에 걸쳐 4월 23일에 도르트신경의 작성을 마쳤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교회 질서(church order)와 예전(liturgy)을 다루었다. 1643~47년에 있은 웨스트민스터 총회도 먼저 예배모범(1645년)과 정치규범(1645년)을 만들었고 그 이후에 신앙고백서(1646년 12월), 성경구절 주석 첨부(1647년 4월), 소요리문답(1647년 11월), 대요리문답(1648년 4월)을 만들었다. 1563년에 작성된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도 교회 질서와 함께 출간되었다. 종교회의는 신앙고백 그리고 예배모범, 정치규범, 권징조례를 똑같이 교회의 필수물로 여긴 것이다.

① 신구약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요 신앙과 본분에 대하여 정확무오한 유일의 법칙으로 믿느뇨?
② 본 장로회 신조와 웨스트민스터 신도 게요 및 대소요리 문답은 신구약 성경의 교훈한 도리를 총괄한 것으로 알고 성실한 마음으로 받아 신종하느뇨?
③ 본 장로회 정치와 권징조례와 예배모범을 정당한 것으로 승낙하느뇨?

한국의 장로교에 속한 보수적 교단들은 모두 목사와 장로와 집사로 임직을 할 때에 위에처럼 서약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그리고 장로회 정치, 권징조례, 예배모범을 따르는 것은 신구약 성경에 교훈한 교리들을 총괄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는 도르트신경을 가르칠 때 교회 질서도 같이 다루는 것이 좋다. 도르트 신경과 교회 질서가 모두 성경 전체의 내용을 따라 만들어졌음을 강조하면서 자연스럽게, 교단 헌법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그리고 장로회 정치, 권징조례, 예배모범과 연결시켜야 한다.

도르트신경의 제목은 “도르트에서 1618년과 1619년에 열렸던 화란 개혁 교회의 국가 총회가 영국, 독일, 프랑스의 개혁 교회의 많은 뛰어난 신학자들과 함께 화란 교회에서 논쟁이 된 다섯 가지 교리 조항들에 대하여 내린 결정”이다. 도르트신경은 성경에 근거하여 다섯 가지 교리를 다루었다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조직신학 전반의 각 주제를 다루고 있다. 도르트 신경의 상당한 부분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작성에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도르트신경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같은 점을 드러내며 궁극적으로는 교단이 채택하고 있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대한 관심과 이해로 이끌어야 한다.

그리고 도르트의 교회질서를 다루며, 헌법에 있는 정치와 권징조례와 예배모범도 가르칠 필요가 있다. 지교회에서 채택한 주일 예배의 순서가 의미 없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예배모범에 따른 것임을 알려주면서, 예배순서가 사사로이 개인의 경험과 소견에 따라 함부로 첨삭될 수 없음을 강조해야 한다. 아울러 주일성수, 찬송, 기도, 세례, 주일학교, 혼인 등에 대해서도 예배모범에 잘 기술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할 때에 개인 소견이 아니라, 헌법의 예배모범을 참고해야 함을 가르친다.

헌법의 교회정치에 있는 내용도 임직자들만 임직 시험 때 잠시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성도가 알아야 함을 가르친다. 교회정치는 세속 사회의 정치 원리와 효율이 아니라, 성경과 신학의 원리에 따른 것임을 잘 가르치면 직분자만이 아니라 일반 성도도 교회 정치에 보다 긍정적으로 관심을 갖고, 장로교 정치 원리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같은 성경의 원리라는 측면에서 권징조례도 성도들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 일반 형사소송법보다 더 인권과 신중한 절차에 신경 쓰고 있음을 보이며, 교단의 헌법이 얼마나 무게가 있는 것인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2. 도르트신경을 가르치는 방법

알미니안은 벨직 신앙고백의 일부를 거부하며 수정하고자 항의서를 제출하였다. 그렇다면 도르트 회의는 어떻게 이들의 논리가 틀렸음을 나타내었을까? 항론파는 벨직 신앙고백과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틀렸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반항론파는 이 신앙고백들이 성경적으로 옳음을 보여야 했지, 이것들에 의거하여 논리를 펴면 안 되었다. 중재자의 위치에 선 네덜란드 국가 의회는 도르트 회의가 기존 교리서가 아니라, 오직 성경을 믿음의 분명하고 의심할 수 없는 규범으로 여겨 심의해야 한다고 지침을 내렸다. 모든 총회 참석자들은 이 지침을 따르겠다는 공식적 서약을 1618년 12월 7일 회의에서 했다. 따라서 도르트신경은 기존의 신앙고백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아우구스티누스나 루터나 칼뱅과 같은 종교 개혁자들도 인용하지 않고, 오직 성경에 의거해서 논리를 진술한다.

이것은 도르트신경을 교회에서 성도들에게 가르칠 때 성경에 의거하여 가르칠 수 있는 장점이 된다. 도르트신경만이 아니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가르칠 때에도 최대한 성경에 근거하여 해당 교리를 가르쳐야 한다. 성경 구절에 근거하지 않고, 논리적 서술로만 가르치면 성도들이 교리를 머리로만 차갑게 이해하기 쉽다. 교리는 인간의 고안물이 아니라, 성경의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한 것임을 성경에 근거하여 교리를 가르침으로 각인시켜야 한다.

도르트신경은 칼빈주의 5대교리로 알려진 다섯 가지 교리를 다룬다. 첫째 교리가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이다. 도르트신경은 첫째 교리에서 성경의 많은 구절들을 인용하고 있다. 총 18항으로 이루어진 첫째 교리를 다룰 때 각 항이 인용하는 성경구절에 근거하여 각 항을 설명하면 성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둘째 교리부터 다섯째 교리는 성경구절을 거의 인용하고 있지 않다. 이것은 다른 교리들은 성경과 상관없이 논리를 전개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성경을 직접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성경의 전체 내용에 의거하여 논리를 전개했다는 의미이다. 캐나다 개혁 교회는 도르트신경을 영어로 번역하며 관련된 성경구절들을 각 항에 삽입하였으므로 이 성경구절들을 이용하면 크게 도움이 된다. 이 영역본을 한글로 번역한 책은 <도르트신경 해설>(클라렌스 바우만, 손정원 역, 솔로몬출판사)이고, 캐나다 개혁교회 홈페이지(canrc.org/?page=3)를 방문하면 원문을 볼 수 있다.

도르트신경은 첫째 교리에서 총 18항에 걸쳐서 신적 선택과 유기에 대하여 기술한 후에, 신적 선택과 유기에 대한 항론파의 주장을 총 9항목에 걸쳐서 기술하고 있다. 기술한 후에는 이 주장이 어떤 점에서 틀렸는지 답변하고 있다. 이때 다섯 개의 교리 모두 성경구절들을 많이 인용하여 항론파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항론파의 잘못을 지적할 때에 최대한 성경을 직접 인용하여 논박하였다는 것이고, 그만큼 항론파의 잘못이 성경의 특정 구절들을 통하여 쉽게 반박된다는 것이다. 수학에서 어떤 명제가 거짓임을 증명할 때에 틀린 예를 들어서 증명하는 법이 있는데, 도르트신경도 성경에 나오는 반례(反例)의 성경구절로 항론파의 잘못을 드러내고 있다.

도르트신경을 가르칠 때에 각 교리의 긍정적 서술 후에 나오는 항론파의 주장과 이에 대한 반항론파의 논박을 비교하여 가르치면 이해하기에 아주 좋다. 항론파와 반항론파의 주장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대조되고, 성경구절로 반항론파의 주장이 성경적임을 쉽게 보여줄 수 있다. 그런데 많은 목회자들이 각 교리 뒷부분에 있는 항론파의 주장의 존재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다.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를 다루는 첫째 교리는 선택과 유기에 대한 정의로 시작하지 않고, 사람의 죄와 저주로 시작한다. 이어서 그런 인류를 위해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통해 영생을 준비하셨고, 이 기쁜 소식을 전하도록 전파자를 보내셨고, 이 복음을 믿는 자에게 영생을 주신다고 4항에 걸쳐 말한다. 이런 식의 전개는 첫째 교리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교리들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교리가 사람이 죄를 인하여 타락하였다는 내용으로 시작하여, 이 죄를 해결하시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과 이 복음이 전파자를 통해 전파되었음을 말한다. 그 후에 각 교리의 내용을 다룬다. 그 후에는 큰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해야 한다고 마무리 짓는다.

도르트신경의 각 교리를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가르쳐야지, 이런 문맥을 벗어나 몇 문장으로 각 교리를 가르치면, 각 교리의 본 의미를 잃기 쉽다. 이래서 도르트신경의 다섯 개의 교리는 각각 반복되는 내용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독자들이 각 장을 읽을 때 전체적인 논리의 흐름을 잃지 않도록 목회적 차원에서 배려한 것이다. 따라서 교회에서 도르트신경을 가르칠 때에 이 논리의 흐름 속에서 각 교리를 가르쳐야 한다.

도르트신경은 각 교리의 마지막 항에서 하나님의 큰 뜻을 알지 못하는 자들은 각 교리를 불평과 의심과 공격으로 대하지만, 참된 신자들은 겸손과 감사와 찬양과 영광돌림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하나님은 불가해(不可解)하신 분으로, 유한은 무한을 다 받을 수 없음을 알고, 겸손하게 하나님을 찬양하고 영광을 돌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성경이 말하는 것은 그대로 받되, 그것을 유한한 이성으로 다 이해할 수 있는 냥 굴어서는 안 된다. 교리를 가르칠 때 항상 이러한 겸손의 자세를 성도들에게 강조해야 한다.

도르트신경은 A4 3장 분량의 결론 부분을 갖고 있다. 반이 넘게 예정 교리에 대한 오해들이 무엇인지 7가지로 말하고, 간곡하게 호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로, 학교와 교회에서 이 교리들을 다뤄줄 것을 부탁한다. 둘째로, 이 교리를 다룰 때에 하나님의 이름의 영광과 삶의 경건과 고통에 빠진 자들의 위로를 구할 것을 부탁한다. 셋째로, 성경과 함께 믿음의 유추를 따라 생각하고 말할 것을 부탁한다. 마지막으로, 뻔뻔스러운 궤변가들에게 개혁교회의 교리를 조롱하거나 중상할 수 있는 정당한 구실을 제공하는 모든 표현들을 자제할 것을 부탁한다. 이처럼 결론 부분은 교회 전체의 유익과 덕을 깊이 고려하므로, 결론 부분을 다루면 교인들이 진리와 전체 교회의 덕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게 된다.

도르트 회의에 참여한 총대들은 도르트 신경을 학문적인 방식이 아니라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으로 평이하게 작성하려고 노력하였다. 이것은 일반 성도가 도르트신경을 집중하여 읽으면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도르트신경은 어쩔 수 없이 신학적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독자들이 몇 단어들과 쟁점에 익숙하여지면 기본적으로 쉽다. 처음에는 어려워 보이지만, 짜임새 있는 체계와 반복되는 내용을 인해 생각보다 평이하다. 따라서 목회자는 처음부터 도르트신경 전문을 성도들과 같이 읽으며 가르치는 것도 좋다. 다만 이때 목회자는 성경의 구절을 통하여, 삶의 풍성한 예들을 통하여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목회자가 교리를 제대로 깊게 이해할수록, 그 설명은 쉽고 재미있고, 삶을 통하여 풍성하게 이해된다. 가장 신학적인 것이 가장 목회적이라는 말이 있듯이, 교리를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 승부하면 성도들의 참된 성장과 깨달음에 교리공부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시간이 지날수록 체험하게 된다.

노충헌 기자 missio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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