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가운데 충성하는 총회(딤후 2:1~2)

▲ 전계헌 목사(직전 총회장·동산교회)

내 아들아 그러므로 너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은혜 가운데서 강하고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 (딤후 2:1~2)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3회 총회를 개회하기까지 인도해주시고 복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우리는 제103회 총회 주제처럼 변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상에 평안과 미래와 희망을 제시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정신이 ‘변화’이고, ‘진보’입니다. 그러나 진보하고, 변화하고, 새로운 질서와 제도를 만들어도 세상은 우리를 구원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죄악된 본성을 가진 인간이 고안해낸 것으로는 세상을 구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자살하는 사람들이 무려 1만3092명이나 됩니다. 하루 36명꼴입니다.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입니다. 모든 것이 살기 힘들어서 입니다. 범죄도 계속 늘어만 갑니다. 빈부의 격차도 심각해집니다. 노인가구의 45%는 빈곤 가구로 분류됩니다. 지금 사는 세상은 모두를 대적하는 전쟁터가 되었습니다. 바로 범죄한 인간, 타락한 인간, 자신감에 충만한 인간이 만들어낸 좋은 세상입니다.

예수님이 세상에 오셨을 당시를 보면 사상적으로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로마의 무력이 지배한 시대입니다. 힘이 곧 정의입니다. 어떤 전쟁도 도덕적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전쟁의 승리가 곧 정의라고 생각했습니다. 군대의 힘이 곧 황제의 힘이었기 때문에, 황제를 높이고 추앙하는 황제숭배사상이 지배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돈이 힘입니다. 돈 앞에는 이념도, 신앙도, 체면도 없습니다. 오직 경제, 오직 돈을 버는 것이 정의가 되었습니다.

예수님 당시의 시대상을 보면 그리스와 로마가 신화의 나라였기 때문에 다신교 문화가 지배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헬라철학자들의 영향을 받아 인본주의 문화와 철학이 지배했습니다. 바로 헬라철학입니다. 헬라철학은 신이 없다고 전제하고 인간이 만물의 척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인간중심의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로마가 유대를 지배했지만, 정신적으로는 헬라정신이 지배했습니다. 언어 역시 코이네 헬라어를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인본주의 토대 위에 헬라철학이 성행했고, 제사장들까지 그 정신에 빠져 있었습니다. 당시 유대교의 대표적 종파는 사두개파입니다. 사두개파는 천국과 내세와 천사와 같은 영적인 것을 부인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두개파는 곧 제사장 지파입니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일입니까? 성전에서 일하고, 성소에서 제사를 드리는 제사장들이 하나님의 존재를 믿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으니 모든 제사는 그냥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방법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19세기 유럽을 강타한 내재신학이나, 사신신학, 세속주의 신학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의 오심이 곧 복음입니다. 왜 예수님의 오심이 복음일까요? 그리고 예수님은 무엇을 선언했을까요?

첫째는 임마누엘을 선언했습니다.

하나님이 없다, 천국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친히 세상에 오셔서 친히 임마누엘을 선언합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입니다. 지금도 세상은 하나님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계십니다. 살아서 지금도 일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의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하나님과 내밀하게 교제해야 합니다. 그래야 믿는 성도요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이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임마누엘로 오신 하나님을 믿습니다.

둘째는 천국복음을 전했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천국을 모르고, 세상의 것에만 집착하고 있는 이들에게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느니라”고 합니다. 천국이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을 못 살겠는데 영원한 천국을 설명합니다. 천국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라고 제자들을 사방으로 보낸 것입니다. 우리도 이 땅만 바라보고 사는 사람들에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천국이 있다고 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천국 갈 사람들처럼 살아야 합니다.

셋째로 인간은 죄인이라고 분명하게 정의합니다.

보통 인본주의의 시조를 프로타고라스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가 말한 명제가 바로 ‘인간이 만물의 척도’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인본주의의 특성은 인간이 생각하고, 계획하고, 의지를 가지면 그것이 곧 진리라고 가르칩니다. 지금 한국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가 동성애입니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취향을 옳다고 인정해줘야 하는 절대 인본주의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원하는 것은 모두 옳다고 생각하고, 인류의 미래는 인간이 열어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그들의 생각입니다.

로마서 12장 2절에서 말씀합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이 세대는 세상의 정신이요, 유행이요, 철학입니다. 이것을 본받지 말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고 합니다. 지금 우리 총회에 주신 하나님의 기뻐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해야 합니다. 총회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총회의 목표를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하나님의 기뻐하신 뜻이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은혜 가운데서 강한 총회가 되어야 합니다. 은혜 가운데 서 있는 총회여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들입니다. 은혜가 없으면 죽은 총회입니다. 은혜 받은 사람들처럼, 은혜 가운데서 행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부분에서 은혜는 없고, 재판관 노릇을 합니다. 주님의 교회를 섬기면서 권력을 부립니다. 하나님의 것을 가지고 자기 입신양명에 써먹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육신의 배를 위해 쓰는 사람입니다.

현재 우리 총회의 제도는 완전하지 않습니다. 전통적으로 갖고 있는 결의도 완전하지 않습니다. 이것들은 믿음의 사람들이 일하는 것을 전제하고 만들어놓은 것들입니다. 그래서 일을 담당한 사람이 믿음으로 하지 않으면 사방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하고, 은혜로 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너무 많은 일을 맡거나, 회전문식으로 하면 총회라는 공동체를 깨는 것입니다. 아무리 중요한 자리라도,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임기 동안만 충성하고 물러서야 합니다. 모두가 우리 주님을 섬기면서 주어진 임기 동안, 주어진 시간 동안 헌신하고 봉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세대에 우리의 일을 물려줘야 합니다.

바울은 “충성된 사람에게 부탁하라”고 합니다. 이 말은 충성된 사람을 찾아 넘겨주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총회를 하면서 ‘나도 틀리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내 생각, 내 계획, 내 주장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은혜 받은 성도다운 사람입니다. 그것이 다른 성도를 사랑하는 것이요, 그것이 교회와 민족의 희망이 되는 길입니다.

총회를 진행하면서 다른 총대들의 생각을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성 총회’의 모습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인정받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3회 총회와 총대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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