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2007년 한일기독의원연맹의 지도목사로서 ‘한일양국의 오랜 역사적 갈등과 미해결과제를 해결하고 진정한 화해와 평화공존의 길을 열어간 공로’를 인정받아 마틴 루터 킹 국제평화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나의 뇌리 속에는 마틴 루터 킹의 이름이 인각되어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 개인의 탄생일을 휴일로 제정한 사람은 미국을 건국한 조지 와싱턴과 마틴 루터 킹 뿐이다. 그 유명한 링컨이 태어난 날도 휴일이 아니다. 그 정도로 미국에서 마틴 루터 킹은 존재감이 크고 유명하다.

그런 그가 35세의 나이에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될 무렵 그의 인권운동을 가장 경멸하고 증오했던 에드거 후버 FBI(미연방수사국) 국장이 집요하게 괴롭혔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단점이 있다. 그는 성적 유혹에 약했다. 특별히 그는 미국 전역을 다니면서 연설을 했기에 언제 저격을 당하여 죽을지 모르는 죽음의 공포와 불안 증세 속에 살아야 했다. 그런데 흑인 여자들이 그에게 위안을 한다고 접근을 하니까 긴장과 불안의 해소책으로 함께 밤을 보낸 경우가 있었다. 이 사실을 알고 FBI에서 방에 도청장치를 해서 모든 증거를 수집해 놓은 것이다.

그래서 후버 국장은 마틴 루터 킹 부인과 비서들에게 증거자료와 녹음테이프를 보내면서 노벨평화상 수상을 거절하도록 협박하였다. 그러나 부인과 비서들은 굴하지 않고 오히려 그 자료들을 폐기처분해 버렸다. 급기야 후버는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녹음테이프를 보냈다. 그러나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신문에 단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 이유는 그의 위대한 평화적 인권운동의 정신 때문이었다.

당시 마틴 루터 킹과 함께 인권 운동에 쌍벽을 이룬 마르콤 엑스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얼마나 백인들을 증오하고 미워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조지아주를 비롯해서 몇몇 주에서 백인들을 쫓아버리고 흑인 공화국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일부 흑인들한테는 마르틴 루터 킹 보다 마르콤 엑스가 훨씬 더 지지를 받고 존경을 받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그는 전 미국시민들에게 폭넓은 존경을 받지 못했다. 왜냐면 과격한 폭력을 쓰며 백인들을 증오하고 백인과 흑인들을 편가르며 극단적인 분열을 조장했기 때문이다.

반면 마틴 루터 킹은 끝까지 비폭력 저항과 화합의 인권운동을 하였다. 절대로 흑인과 백인을 편가르고 분열을 조장하지 않고 함께 어우러져 사는 미국을 꿈꿨다. 어떤 경우도 폭력을 선동하지 않고 흑인과 백인이 더불어 평화를 누리며 사는 세상을 만들자고 했다. 그래서 그 유명한 연설 ‘I Have a Dream’에서 언젠가 조지아주의 붉은 언덕에서 노예의 후손과 노예 주인의 후손이 형제애라는 식탁 앞에 나란히 앉을 수 있는 날이 오게 하자고 호소하지 않았는가.

이런 화해와 평화의 정신 때문에 FBI가 공격할 때도 미국의 기자들이 침묵하고 모든 스텝들도 마틴 루터 킹을 지지한 것이다. 그래서 1968년 4월 4일 그가 죽은 날, 흑인 뿐만 아니라 백인과 온 미국인들이 함께 추모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다음해에 연방 상하원 의원에서 마틴 루터 킹 데이를 제정한 것이다. 그러나 마틴 루터 킹의 사생활에 대한 모든 내용이 먼 훗날 그의 둘도 없는 친구인 랄프 에베나티가 쓴 ‘그리고 벽은 무너졌네’라는 책과 시사잡지 뉴스위크(1998년 1월)에서 사실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와 시민들은 마틴 루터 킹 데이를 취소하지 않았다. 그가 흑백이 함께 손잡고 사는 화해와 평화의 정신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 간에 얼마나 갈등하며 편가르기를 하고 있는가.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편가르기를 조장한다. 한국교회와 교계는 더 그렇다. 서로 편가르고 사분오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우리 총회는 더 그렇지 않은가. 총신문제를 비롯해서 총회 현안을제를 놓고 서로 편가르기를 하며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이번 총회에 임원선거에 나온 후보들도 부디 편가르기를 해서 당선되려고 하지 말고 통합적인 지도력과 화해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선거에 임했으면 좋겠다. 제발 지나친 네거티브 전략이나 헤이트 스피치를 하지 말고 교단의 공익을 위해 정정당당한 경쟁력으로 임했으면 좋겠다. 자신의 사익을 위하여 일부러 파벌을 조장하고 헤이트 스피치를 일삼는 것은 공동체를 파괴하는 최고의 적이다. 아군끼리 비열한 총질을 하는 것은 적군보다 더 악한 짓이다.

우리 총대들도 어느 고향이나 정파, 혹은 어느 단체에 속했으니까 찍어주고 파벌적으로 찍어주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정말 총회의 난제를 잘 해결할 수 있고 화합의 리더십으로 하나를 만들 수 있는 인물 중심의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그리고 당선이 되면 당선자들이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성원해 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주여, 우리 총회를 하나로 만들고 미래를 이끌 수 있는 지도자를 세워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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