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교단 총회 앞두고 정책간담회 … 사례 나누며 대안 모색

점차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교회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해 각 교단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이하 교회협) 여성위원회(위원장:인금란 목사)가 8월 24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정책간담회를 열고, 각 교단들의 사례를 함께 나누며 대안을 모색했다.

이날 정책간담회는 예장통합 남윤희 목사, 기감 최소영 목사, 기장 이혜진 목사, 구세군 신기정 사관, 성공회 민숙희 사제, 기하성 온영숙 목사가 발제자로 나서 소속 교단의 상황을 공유했다. 최근 몇 년간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교단은 예장통합이었다. 예장통합은 지난 102회 총회에서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제도 마련 및 연구위원회 구성’을 결의한 이후 교회성폭력대책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바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 ‘교회 성폭력 근절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발제자들이 각 교단의 상황을 서로 나누며, 총회가 관련 내용에 관심을 가지길 촉구하고 있다.

남윤희 목사는 “지난 4월 교회 성폭력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전담 인력(인턴직원)을 배치해 업무를 시작했다”며 “이어 ‘교회 성폭력 예방 및 대응 매뉴얼’을 전국 67개 노회에 발송했으며, 제103회 총회에 관련 헌법 개정을 청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헌법 개정에는 성폭력 가해자의 범죄 수위에 따른 권징 수준과 복직 가능성 등에 대한 내용을 포함했다.

구세군의 경우는 전 세계가 함께 공유하는 법에 이미 세부적인 성폭력 예방법이 포함되어 있었다. 신기정 사관은 “구세군 교리에 ‘심방을 혼자 가면 위험하다’, ‘안수와 같은 신체적 접촉이 필요할 때는 동성이 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있다. 부부가 함께 사역하는 만큼 여성 사관의 역할도 크다”고 말했다. 또한 “전국 학생 캠프나 대회, 사관회 때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몇몇 교단들이 교회 내 성폭력에 문제를 느끼고 자정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 의식 수준이 한참 못 미치는 경우도 많았다. 신기정 사관은 “구세군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 성폭력 사건은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으며, 최소영 목사는 “여러 차례 성범죄 피의자로 지목된 인물이 감독 선거에 나가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혜진 목사는 “올해 기장에서 성윤리 의식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30%가 성적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성윤리 규범 제정과 같은 기본적인 안건들이 교단 내부에서 아직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으며 ‘적당히 하고 용서하라’고 피해자에게 강요하는 등 2차 3차 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각 교단들은 올해 총회에 △성윤리 규범 제정 △인권센터 설치 △헌법 개정 △성폭력 예방 교육 의무화 △성폭력 피해자 보호 매뉴얼 마련 등 다양한 안건들을 헌의할 예정이다. 이런 노력이 남성 위주의 고정관념을 개선하고, 목회자의 올바른 성의식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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