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 주일학교부터 살아나야 합니다”

뜻 함께 한 협력자들과 함께 미자립교회 주교 설립 운동 진력 … “원초적 복음 가르칠 때 부흥”

참된 그리스도인은 어디를 가든지 화평을 이룬다. 그리고 나뉘고 깨어진 마음들을 모아서 연합한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133편 1절에서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라고 했다.

한몸 프로젝트, 작은 교회를 살린다

해마다 수많은 목회자들이 배출되고 개척 교회들이 설립된다. 그러나 목회컨설팅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개척 교회가 성공적으로 세워질 확률은 0.4%에 지나지 않는다. 즉 개척 교회가 250개 세워지면 1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2년 안에 문을 닫는 게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작은 교회에서 주일학교를 운영한다는 것은 꿈에 불과하다. 용인제일교회(임병선 목사)가 소속된 용인노회도 상황은 비슷했다. 노회 산하 작은 교회들은 주일학교 공간에서부터 사역자, 교사, 학생 등 어느 것 하나 반듯한 게 없었다. 작은 교회 입장에서 아이들의 케어는 단순히 어른 예배를 방해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수준, 딱 그만큼이었다.

▲ 지화숙 권사(용인제일교회)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용인제일교회 지화숙 권사는 “작은 교회 주일학교 세우기 운동을 전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우선 용인노회 산하 교회를 전수조사 했다. 100개가 넘는 교회에 일일이 전화하고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롬 12:5)라는 말씀처럼 작은 교회든 큰 교회든 모두가 한 지체라는 믿음이 그를 지탱했다.

“교회는 주님의 몸입니다. 세포 하나하나가 죽기 시작하면 결국 몸 전체가 죽습니다. 작은 교회 주일학교가 무너지면 결국 총회 산하 모든 교회의 주일학교가 소멸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생명력 있게 살아가려면 작은 교회의 주일학교부터 살아나야 합니다.”

지화숙 권사는 용인노회 산하 지원 대상 13개 교회 중 한 곳을 선정했다. 그리고 올해 1월부터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처음에는 재정지원과 후원물품을 보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작은 교회 입장에서는 물질도 필요하지만 교사가 더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교사가 직접 작은 교회에 가서 주일학교를 세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용인제일교회의 허락이 필요했다. 지화숙 권사도 주일학교 교사이기 때문에 주일학교 사역자의 허락도 있어야 했다. 교회만 허락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교사지원이 제대로 되려면 용인노회의 허락도 요구됐다.

“교사가 섬기고 있던 교회를 떠나 작은 교회의 주일학교를 세우려면 많은 이들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파송하는 교회나 노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연합이 요구됩니다.”

뿐만 아니라 교사 1명 혼자 힘으로 주일학교를 세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역에 협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화숙 권사 뿐만 아니라 홍금자 집사, 이선호 집사, 유숙자 권사가 연합팀을 꾸렸다. 또한 시온교회(권병철 목사)에서도 김경임 집사를 율동교사로 파송했다. 용인노회 주일학교연합회 증경회장들은 영적 후원자가 되어 기도로 도왔다.

이렇게 연합의 힘으로 행복의교회(김종호 목사)가 올해 1월 주일학교를 정식으로 개교했다. 초창기에는 초등학생 3명에 중학생 1명이었지만 지금은 6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올해 연말에는 배가 부흥을 꿈꾸며 전도에 올인하고 있다.

“자립한 교회도 주일학교는 붕괴위기다, 장년 목회도 제대로 되지 않는데 주일학교는 무슨 수로 운영하냐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연합의 힘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꿉니다.”

▲ 용인제일교회가 소속된 용인노회는 주일학교 부흥을 위해 작은 교회에 ‘교사지원’을 하고 있다. 교사지원 최전선에 선 지화숙 권사는 “용인제일교회 교육부와 당회, 용인노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용인제일교회 주일학교 현장.

보고 배운대로 따라한다

지화숙 권사의 작은 교회 사랑과 주일학교 헌신은 외조모 최복분 권사로부터 전수받았다. 최 권사는 어린 손녀의 손을 꼭 잡고 교회를 다녔다. 최 권사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외손녀 지화숙에게 “교회를 섬겨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리고 그는 부산과 양산에 교회 5곳을 개척하며 교회 사랑을 몸으로 보여줬다.

“외가댁은 믿음의 집안이었습니다. 그래서 목회자들도 꽤 많이 배출한 가문입니다. 외조모님은 특히 저의 손을 잡고 교회를 다니셨습니다. 교회 개척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셨고, 나눔과 섬김에 대해서 강조를 많이 하셨습니다.”

한 번은 늦은 밤에 교인들이 외조모를 찾아왔다. “선생님, 저희와 빨리 교회로 가보시죠”라며 최복분 권사를 모시고 갔다. 교회 건축에서부터 대소사, 주일학교에 이르기까지 외조모의 손길이 안 미치는 곳이 없었다. 외조모는 그만큼 교회에 헌신했으며, 교회를 그만큼 아끼는 교사였다.

외손녀 지화숙 권사는 자신도 모르게 외조모의 성품을 그대로 전수받았다. 그래서 고등학생 때부터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했다. 외조모의 말씀처럼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한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줘라. 어린 아이를 섬기는 것이 천국 백성의 사명이다”라는 것이 몸에 자연스럽게 배었다.

“초등학생 1~2학년부서가 저의 첫 사역지였습니다. 1970년대 말, 당시에는 주일학교 자료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시절입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주기도문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기도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주기도문을 묵상하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입을 열어서 기도하는 것을 가르쳤습니다.”

이렇게 36년 동안 다음세대를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 헌신했다. 그리고 지화숙 권사를 통해서 신학도들이 배출되고, 후배 교사가 되어 또 다른 다음세대를 세우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하나님은 지화숙 권사의 헌신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자녀를 축복하셨다. 1남 1녀 자녀 모두 어머니의 신앙을 물려받아 주일학교 교사를 했다. 그리고 지금은 군대 장교로 사역의 장소를 옮겼다.

“중고등학생 때 공부가 중요하잖아요. 토요일과 주일에도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교인들을 보면서 ‘나도 주말에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야 하나?’하고 고민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오히려 ‘하나님이 알아서 하실 것인데 무슨 것이이냐? 걱정말라’고 담대히 말하는 것을 보면서 우려를 내려놓았습니다.”

지화숙 권사는 시대가 악할수록, 교회가 침체기일수록 “주일학교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믿음의 선배에게 부여하신 사명은 다음세대를 ‘다른’ 세대가 되지 않도록 교회교육에 전념하라는 것입니다. 세계선교와 구제사업, 제자훈련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교회에 다음세대가 없으면 교회의 내일도 없습니다.”

그는 주일학교 부흥 키워드로 ‘원초적 복음’을 꼽았다.

“현재 주일학교 상황을 보면 재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교회가 세상의 재미를 따라갈 수 있을까요? 교회는 오히려 말씀이라는 본질에 집중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원초적 복음을 가르치는 것이 주일학교를 살리는 길입니다.”

그는 끝으로 현재 건축 중인 용인제일교회 새성전이 주중에 교회를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어린이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배움과 나눔의 장소로 사용되길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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