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은 훈련이 3대 이은 ‘교사 가족’의 유산

‘말씀과 기도로 양육’ 교사인 부모의 등을 보며 자라 …
“진짜 교사는 배움을 그치치 않는다” 확신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 순자는 <권학편>에서 “청취지어람(靑取之於藍) 이청어람(而靑於藍)”이라고 했다. “푸른색은 쪽에서 취했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다”란 뜻으로,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인 ‘청출어람’이 여기에서 나왔다.

늘빛교회 황의권·박미숙 집사 가정은 청출어람의 가문이다. 황의권 집사의 어머니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북한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했다. 어머니의 신앙유산을 물려받은 그는 청년의 때부터 다음세대를 세우는 사역에 매진하고 있으며, 아내 박미숙 집사도 주일학교 사역 현장에서 만났다.

다음세대가 ‘다른’ 세대로 변질되고 있는 한국 기독교 상황에서, 황의권·박미숙 집사의 자녀들도 부모의 신앙을 따라 교사로 헌신하고 있다. 3대를 이어온 교사 사명, 부모를 능가한 자녀들의 믿음,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 늘빛교회 유치부를 섬기고 있는 박미숙 집사.

가족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

“하나님! 자녀들과 제가 가르치는 교회 아이들의 삶 속에 씨앗을 심고 기도로 물을 주어 기를 때 풍성한 수확을 거두게 하옵소서!”

박미숙 집사의 기도문이다. 그는 두 자녀 황혜연 자매(23) 황경연 형제(20)를 위해서 기도할 때마다 이렇게 기도한다. 육신의 부모이기에 두 자녀의 만남과 물질에 축복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박미숙 집사는 자녀를 위해서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간구한다.

“그리스도께로 이끄는 데 우리 자녀들과 우리 교회 아이들을 사용하여 주옵소서!”

황의권·박미숙 집사 부부는 두 자녀에겐 부모이자 교사였다. 자녀를 낳았을 때부터 “동역자를 붙여주셨다”고 믿었다. 그러기에 황혜연 황경연 두 자녀는 어린 나이 때부터 동역자였다.

“대학 1학년 때부터 교사를 시작해 28년 동안 다음세대를 섬기고 있습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이사하고, 자녀를 양육하고, 사업을 하다보면 사역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동역자인 혜연이와 경연이가 있었기에 한결같은 마음으로 교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섬선교와 해외 단기선교를 갈 때에도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다녔다. 때로는 거센 풍랑으로 전복 위기에 처해 있을 때에도 주님과 동역자들이 함께 하기에 두려움을 떨쳐 낼 수 있었다. 해외 선교지에서 고생이 많았지만 가족 사역자들이 동행하기에 참아낼 수 있었다. 섬사람들의 특유한 고집과 미신 앞에서도 담대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힘도 하나님의 동역자가 함께 했기 때문이었다.

“말씀은 자녀양육의 핵심”

대한민국의 특징 중 하나가 자녀양육에 남다른 열심일 것이다. 강남불패의 신화도 좋은 학군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자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원정출산도 마다하지 않고, 수백만원의 영어유치원도 아깝지 않다.

기독교인은 다를까? 아니다. 오히려 “자녀를 위해서 열심히 기도하면,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가서 성공적인 삶을 산다”는 ‘고지론’에 매몰되어 있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황의권·박미숙 집사는 생각이 달랐다. 청년 때부터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남다른 자녀양육 철학을 갖고 있었기에 자녀를 갖기 전부터 “말씀으로 키운다”라는 생각이 확고했다.

진정한 믿음은 삶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황의권·박미숙 집사는 자녀가 갓난아기 때부터 큐티로 양육했다. 매일 말씀을 가지고 자녀들을 축복했다.

“매일 말씀과 동행하는 자녀가 되길 바랐습니다. 가장 강력한 자녀교육은 말씀입니다. 그래서 어린 나이 때부터 말씀을 집중적으로 먹였습니다. 말씀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말씀으로 잠자리에 드는 훈련을 시켰습니다.”

황의권·박미숙 집사 가정의 또 다른 특징은 몸으로 보여주는 신앙, 즉 ‘생활신앙’이었다. 부모가 먼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고, 부모가 먼저 하나님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삶을 보여줬다.

부모의 자녀양육은 틀리지 않았다. 황혜연 자매는 “중학생 때 방황을 했었다”면서도 “하지만 부모님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을 느꼈다. 신앙교육과 예배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신 부모님의 생활믿음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모님께서 뿌리신 복음의 씨앗이 나도 모르게 자라났다. 하나님께서 양육하신 것 같다”면서 “이제는 부모님처럼 하나님만 바라보는 교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들 황경연 형제는 사춘기를 주님과 함께 보냈다. 이유 없는 반항과 방황을 할 청소년기였지만, 오히려 매주 길거리 전도를 나가고 찬양팀을 인도할 정도로 굳건한 신앙인으로 성장했다.기도하면서 하나님께 맡기고, 말씀으로 양육하는 부모의 신앙교육은 틀리지 않았음을 두 자녀가 입증했다.

박미숙 집사는 부모의 역할을 ‘안내자’로 요약했다. 부모가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맡기고, 말씀과 기도로 양육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또한 신앙의 조기교육을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어린 나이일 때 신앙조기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스펀지처럼 말씀을 빨아들입니다. 이때에 성경적 세계관을 심어줘야 합니다.”

▲ 전도서 기자는 “삼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황의권·박미숙 집사 가정은 가족 전체가 주일학교 교사로 헌신하면서 신앙의 대를 이어가고 있다.

“청출어람은 훈련의 결과다”

순자가 청출어람을 말한 이유는 “배움을 그쳐서는 안 된다”를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배움을 권하는 책’이란 뜻의 <권학편>이다. 그는 이 책의 첫 장에서 “배움을 그쳐서는 안 된다. 푸른색은 쪽에서 취했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다”고 했다. 그러기에 청출어람의 원래 뜻은 “제자가 배움과 훈련을 열심히 하다보면 스승보다 더 뛰어나게 된다”라는 의미다.

황의권·박미숙 집사 가정은 훈련이 몸에 뱄다. 청년의 때부터 “말씀을 더 잘 먹이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열망으로 기독교교육 관련 도서들을 탐독했다. 그 시절에 접하게 된 잡지가 늘빛교회 강정훈 목사가 발행하는 <교사의 벗>이다. 이들은 <교사의 벗>을 통해 주일학교 사역의 노하우를 익혔으며, 현재 늘빛교회를 섬기게 된 배경이 됐다.

“미션스쿨을 다니면서 기독교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다음세대에게 복음의 씨앗을 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복된 사역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열정은 있는데 방법을 몰라서 고민이 컸습니다.”

청년의 때에 주일학교 사역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동일한 마음이었다. “진짜 교사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아야겠다”고 다짐한 이들은 멘토링, 제자훈련, 전도폭발, GBS, 교회교육아카데미 등 각종 훈련을 받았다. 직장 생활로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에도 사이버대학을 통해서 선교학과 신학, 아동학을 전공했다.

“교사는 계속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훈련을 하지 않으면 영성과 지성이 떨어집니다. 훈련을 받지 않으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습니다.”

박미숙 집사는 “훈련을 받으면 언어가 바뀌고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다”면서 “내 안에서 하나님이 일하심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출어람이라고 했다. 딸 황혜연 자매 또한 주일학교 교사의 훈련을 강조했다. 안양대에서 기독교교육학과 유아교육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그는 “기독교교육으로 영혼을 세우고 싶다”면서 “배움이 없으면 줄 것도 없다. 현실에 안주해 있으면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고 말했다.

“부모님처럼 훈련된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특히 학교를 통한 신앙교육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매일 부어주시는 은혜가 필요하듯 매일 훈련되어야 가르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날마다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