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도교회 지역아동센터 시설보수 후원 필요

남해의 외딴 섬 노화도에 살아도 충도리 아이들은 악기랑 한자를 마음껏 배운다. 바이올린 실력들은 나름 수준급이어서 이 마을 저 마을 찾아다니며 작은 음악회를 열 정도이다. 교회가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꿈의 요람이 되어준 덕분이다.

충도교회(김태성 목사)는 12년 전부터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했다. IMF사태 이후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도시의 가정에서 시골에 사는 조부모들에게 어린 아이들을 맡기는 현상이 한창 늘어나던 시점이었다. 충도리에도 어느새 아이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마냥 방치된 채 아까운 시간을 허송하는 아이들을 두고 볼 수 없어서 김 목사 부부가 나섰다. 처음에는 나미자 사모가 사택으로 동네 아이들을 모아서 공부시키고 피아노를 가르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정부와 기업체에 지원받는 길이 열렸다. 교육관을 2층으로 증축하고, 주방과 다용도실을 확장하는 등의 공사를 거쳐 2006년 1월 정식으로 지역아동센터 인가를 받았다. 4년 전에는 신한카드사의 후원으로 도서관과 놀이방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충도지역아동센터는 인성교육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악기교육과 한자교육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매주 한 번씩 목포에서 배를 타고 찾아오는 바이올린 강사 덕분에 아이들의 연주 실력은 몇 년 새 크게 늘었다.

▲ 충도교회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마련한 작은 음악회의 모습. 아이들의 밝은 꿈이 이어지려면 당장 긴급한 후원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읍내 강당에서 다섯 차례나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고, 노화도 일대 모든 경로당과 인근의 작은 섬마을들까지 ‘찾아가는 음악회’ 형식으로 방문했다. 어르신들에게 멋진 음악과 함께, 정성스런 음식과 재롱잔치까지 선물해드리자, 무료하던 낙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70~80대 노인들 몇이 전부였던 교회에도 그 사이 변화가 일어났다. 주일학교가 다시 운영되고, 20여 명의 아이들이 예배마다 북적인다. 지역아동센터는 마을과 교회 모두의 보배였다.

그런데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았던 충도교회에 올해 들어 골치 아픈 일이 생겼다. 관련 정책이 바뀌어 주방공사를 새로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동안은 사택 주방을 지역아동센터 주방으로 겸하여 활용하는 데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내년까지는 반드시 이를 분리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에는 지역아동센터 인가가 취소된다는 통보가 왔다.

주방 하나를 새로 짓고 필수장비들을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대략 3000만원 정도. 요즘 세상에 많다고 할 수 없는 비용이지만, 낙도교회 처지에서는 천문학적인 숫자이다. 김태성 목사 내외는 더 이상 아이들을 돌볼 수 없다는 위기감에 마음이 급하다.

그 동안 외부 후원자들과 주변의 이웃 혹은 다른 낙도교회들을 연결하는 역할에 나서기는 했어도 충도교회 자체 문제로 도움을 호소하기는 이번이 김 목사에게 처음이다. 그만큼 조바심이 크다. 당장은 대학과 고교에 재학 중인 다섯 자녀들의 학자금 문제조차 뒷전이다.

“27년 전 충도교회에 부임해 뱀과 벌레들이 드나드는 사택에 기거할 때도, 비가 내렸다하면 예배당 출입문턱으로 물이 넘어 들어오던 상황에서도 이렇게 간절하지는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시급한 기도제목이 지역아동센터를 지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채우심을 기대합니다.”
문의: (02)532-8184 낙도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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