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하자 ③전도와 선교

4차 산업혁명시대 교회 플랫폼 구축과 신기술 활용, 성육신적 선교 조화 이뤄야 힘 발휘

선교사들과 동원가들은 다른 분야에 비해서 제4차산업혁명시대를 어떻게 대비할 지 비교적 많이 논의하고 있다. 선교사들은 대체적으로 4차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해도 기계가 선교사의 영역을 대체하기 힘들 것이라고 보며, 오히려 기술문명에 힘입어 선교의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한국선교연구원(원장:문상철 박사)은 2016년 11월 선교사 및 동원가 1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선교사들은 “4차산업혁명이 해외 선교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41.1%), ‘약간 영향을 미칠 것’(37.7%)이라고 답했다.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선교사의 노동력이 기계로 대체될 것으로 보느냐”는 문항에 대해서는 ‘별로 대체되지 않을 것’(38.2%), ‘전혀 대체되지 않을 것’(2.0%)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 전도와 선교는 기술문명 발달의 효과를 가장 많이 이용해 온 분야다. 기술의 발달로 이전에 갈 수 없었던 곳에서 사역할 수 있게 되었고, 공간과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4차산업혁명은 이를 더 활성화시킬 것이고 가상세계라는 신공간을 덧붙이므로 기존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없음.

한국선교연구원은 설문조사 외에 전문가 인터뷰, 선진국 현장 방문, 문헌 조사를 꼼꼼히 병행하여 <4차산업혁명과 선교혁신>(문상철 저, 한국선교연구원 간)이라는 책에 담아냈다. 설문조사를 종합하면 선교사들은 4차산업혁명이 선교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자신들의 사역은 타격을 적게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4차산업혁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관계자들의 전망은 조금 다르다. 긍정론과 부정론으로 의견이 나뉘지만 종합하면 4차산업혁명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지 못하면 미래 전도와 선교는 어둡다는 것이 중론이다.

긍정론은 기술 발달로 복음전도의 기회가 늘어난다고 보는 것이다. 성경번역선교가 대표적 사례다. 성경번역선교회(WBT)는 2150년까지 전세계 6909개의 언어를 번역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휴대 가능한 컴퓨터와 인공 안테나를 활용할 수 있게 된 오늘날 번역 완료 예상연도를 2025년으로 조정했다. 무려 125년이나 앞당겼다. 성경번역 분야 뿐만 아니라 타분야에서도 전도 기술은 진보할 것이다.

LMC(Last Mile Calling)은 ‘글로벌 교회 개척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선교단체다. 이들이 개발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면 선교지의 웹사이트를 현지 언어로 제작할 수 있고 지도 서비스를 통해 각각의 마을과 도시의 교회 개척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다. 또 여러 선교단체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무슬림 전도에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무슬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알려주면서 선교하고 있는 것이 주효해서 다수의 무슬림들이 오프라인 기독교 모임으로 연결되거나 온라인 예배와 교제에 참여하고 있다.

부정론은 깊이있는 인간관계의 기회가 축소될 것이라고 본다. 인터넷은 지속적인 관계형성을 하기에 역부족인 매체라는 것이다. GMF선교회 대표 김동화 선교사는 “오늘날의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한 가상의 공간에서 어디에든 순식간에 들어갈 수 있지만 그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은 영적, 정서적인 단절을 경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사람들간의 네트워크는 넓어지고 의사소통은 활발해진다. 그러나 직접적인 만남과 교제가 없다면 피상적인 상호이해에 그치고 만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이기를 이용할 수록 현대인들, 특히 다음세대들은 깊이있는 인간관계를 갈망할 것이지만 과연 얼마나 그 갈망을 교회로 와서 해결하려 할 것이냐는 의문이다.

탈권위적 경향의 확산이 예상되는 점도 전도와 선교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서동혁 교수(단국대)는 “우리나라 교회는 1998년 이후 초고속 인터넷이 공급되기 시작한 것과 비슷한 시기에 세계선교 동력의 쇠퇴를 경험했다”고 회고했다. 서 교수는 “이때 초고속 인터넷과 높은 성능의 컴퓨터가 공급되고 다양한 미디어가 출현했고 SNS가 일반화됐다”면서 “이로 인해 비기독교인들은 기독교 교회의 부분적인 약점과 허물을 기독교 전체의 모습으로 인식하고 적대감을 공유, 선교역량이 위축되고 선교자원이 감소됐다”고 지적했다. 긍 부정론을 종합해 보면 4차산업혁명시대에 전도와 선교가 성공하려면 신기술들을 잘 활용하는 동시에 세상이 줄 수 없는 복음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선교전략가 한정국 선교사는 “4차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전세계 복음화는 가속화를 이룰 것”이라면서 4차산업혁명을 이해하고 선교에 적용할 것을 권유했다. 지금까지 교회가 그래왔듯이 4차산업혁명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와 무관하게 기술은 발달할 것이고 언젠가는 사역에 응용할 것이다. 앞서 가느냐 뒤따라가느냐 하는 차이만 존재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4차산업혁명시대 전도와 선교를 위해서 교회 내에 전문팀을 두고 인재를 육성할 것과 교회 차원의 전도 및 선교 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플랫폼 구축과 관련해서 좋은 예가 있다. 낙도선교회(대표:박원희 목사)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플랫폼 구축을 선도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현재 오프라인에서 진행하고 있는 28개 병원을 통한 선교사 지원 사역, 문화사역(VAI), 성경연구 공유사역(바이블 플랫폼 스쿨)을 온라인상에서 하나로 묶고 관련 앱(app)을 개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의료, 문화, 성경연구라는 종합적 플랫폼을 마련해 두었을 때 이곳을 통해서 형성되는 관계자들의 숫자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아질 수 있다. 개교회 차원에서도 인터넷과 모바일을 활용해서 현재 하고 있는 다양한 사역들을 한 가상공간으로 모으고 소통의 장(온라인, 오프라인)으로 만드는 작업(플랫폼 형성)을 해 나가야 한다.

전도와 선교에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기술에 걸맞는 깊이있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담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더불어 기술은 변화하는 세대에 가장 효과적으로 다가가는 도구이지만 사람의 변화는 인격적인 만남으로 완성된다. 온라인과 가상공간에만 머물러서는 반쪽 짜리가 된다. 결론적으로 4차산업혁명시대의 전도와 선교는 피전도대상자에 대한 이해, 신기술의 적극적 활용, 교회 차원의 플랫폼 구축, 그리고 성육신적 선교가 한데 어우러질 때 힘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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