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하자 ②예배와 설교

인공지능 활용 ‘내게 맞는’ 설교 찾는 시대, 지·정·의 움직이게 하는 영적 설교 준비해야

한국에는 교회에 정규적으로 출석하지 않지만 신앙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가나안 성도’가 100만명 가량 된다고 한다. 이들은 주일이나 주중에 혼자 묵상을 하거나 뜻맞는 이들과 함께 모임을 갖는다. 이들이 신앙생활에 도움을 받는 주요한 통로 가운데 하나는 인터넷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듣고 싶은 목회자의 설교를 듣고, 신앙적 모임의 정보를 얻는다. 또 인터넷과 영상장비를 이용해서 여러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동시에 접속을 해서 드리는 예배에 참석할 수 있다.

기독교신앙을 가지고 있으면서 제도권 교회 밖에 머무르는 ‘가나안 성도’들은 이전에도 있었다. 인터넷으로 인해 ‘가나안성도’가 많아졌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인터넷은 ‘가나안성도’들과 같이 교회에 대해서 친근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굳이 교회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신앙을 유지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사실 ‘가나안성도’뿐만 아니라 제도권 교회에 속해 있는 이들도 인터넷을 통해서 다른 목회자들의 설교를 듣거나 성경공부 모임 등에 참여하고 있다. 또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과 같은 SNS 수단을 통해서 다양한 신앙적 자료를 얻고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것이 카카오톡을 통한 성경통독과 성경공부다. 한 사람이 그날에 읽을 성경통독을 위한 일정 분량의 음성 파일과 해설문(또는 음성이나 영상)을 올리면 그룹에 들어있는 회원들이 읽고 응답을 한다. 그 응답은 그날 분량의 성경을 다 읽었으며 어떤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는지 나누는 형태를 띠고 있다. 마치 피라미드 조직처럼 한 사람이 몇 사람의 지도자에게 파일과 해설내용을 보내주면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관리하는 또다른 제자들에게 파일과 해설내용을 나눠준다. 그런 식으로 해서 수천여명의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자들이 이미 다수 존재하고 있다.

대형교회인 O교회의 경우는 1만여개 교회에 모니터를 사주고 새벽예배 동영상 자료를 공유하는 사역을 해오고 있다. 미자립교회나 개척교회의 경우, 목회자들의 설교 부담을 덜고 대형교회 유명 목회자의 세련된 설교로 새벽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반기고 있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이런 정보 공유 형태들은 성도가 주체가 되어 원하는 신앙 콘텐츠를 수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성도들은 자신이 예배를 드리고 있는 교회의 설교나 프로그램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지 않다.

▲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3차산업혁명은 이처럼 성도들이 ‘내가 원하는’ 목회자의 설교나 강의를 언제 어디서든지 들을 수 있게 만들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성도들이 ‘내게 맞는’ 설교를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내가 원하는’ 목회자의 설교를 들으려면 인터넷을 검색하여 자기에게 은혜가 되는 사이트나 동영상을 찾아 가서 클릭하면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내게 맞는’ 설교는 내가 인터넷을 검색해서 어떤 목회자의 설교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듣고 싶은 주제를 제시하면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서 컴퓨터가 설교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내가 듣고 싶은 목소리로 그 설교를 들을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내가 평소 존경하는 소천한 목회자의 목소리로 내가 필요로 하는 설교 내용을 듣는다면 어떨까?

교제나 봉사, 교육, 전도와 선교도 마찬가지 경향을 보이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교회활동의 대부분은 교회건물을 찾아와야지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서 교회로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동영상을 보거나 문서를 전달받을 수 있다. 교제도 스마트폰을 통해서 상당부분 이뤄지고 있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상담을 할 수 있다. 전도활동에도 SNS는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굳이 외국으로 나가지 않아도 외국인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다.

제4차산업혁명 시대에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어야 할까? 우선 일방향식 주입식 설교나 대중집회를 통해 성도들의 문제를 한방에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이 목회자 개인이 평생 연구해도 찾을 수 없을만한 정보를 가지고 성도들이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뉴시티교회 오종향 목사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일방향적 주입식 전달을 벗어나야 한다. 소통의 목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회자들의 겸손함이 자연적으로 요구될 수 밖에 없다.

웨신대 박병기 교수는 “미래의 설교자는 더욱 성령을 의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성도들은 간단한 검색만으로 자신이 듣고 싶은 설교를, 듣고 싶은 목소리로 들을 수 있게 된다”면서 “그렇다면 지식 설교를 넘어서서 성도들의 지 정 의를 움직이게 하는 설교가 준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은 정답을 제공하는 설교를 할 수 있겠지만 영적인 설교를 할 수 없을 것이다. 목회자들이 설교의 본질로 돌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교회 안에 다양한 소그룹이나 성도들의 신앙성장을 도울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해 놓는 준비를 해야 한다. 교회 크기와 관계없이 성도들의 다양한 신앙성장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방법들을 준비할 수 있다. 인터넷과 가상공간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의 총아 가운데 하나인 증강세계를 목회에 활용하는 준비도 해야 한다. 과거 교회는 드럼이나 기타는 물론, 피아노를 치는 것도 금지했다. 그러나 지금은 예배시간에 영상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접목시키고 있다. 증강세계를 교육프로그램이나 설교에 도입할 날도 멀지 않았다.

이미 외국의 교회와 한국의 일부교회에서는 성도들의 요구를 반영해서 목회자가 설교를 준비하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 리더그룹들이 성도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다음 주에 목회자가 무슨 주제로 설교를 해주면 좋을지를 전달하고 있다. 성도 개개인에게 집중하여 각자의 형편과 필요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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